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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 '자동화' 시장 두고 미쓰비시·지멘스와 경쟁 국내 하이엔드 자동화 솔루션 1, 2위 차지…소부장 중심 시장 확대 추진

윤필호 기자공개 2020-06-25 08:23:39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4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일렉트릭이 국내 자동화 시장의 주도권 쟁탈전을 예고했다. 오랜 기간 일본의 미쓰비시전기나 독일의 지멘스 등이 양분하던 시장을 새로 공략하기로 했다. 지난해 일본과의 외교적 갈등을 계기로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졌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을 타고 관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팩토리 도입으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최근 외부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자동화 설비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전신인 LG산전 시절부터 자동화 시장에 진출했으나 상대적으로 열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 미쓰비시과 독일 지멘스가 견고한 양분 체제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들은 한 발 앞선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산업화 과정에 다양하게 관여하며 자동화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보했다. 제조업 강국인 일본 기업의 경우 국내 기업들이 사업 초창기 사업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동화 설비를 제공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

일본 미쓰비시전기는 1996년 한국에 100% 자회사인 한능전기를 설립하며 진출했고 이듬해 공장 자동화(FA)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미쓰비시전기는 초창기 한국의 디스플레이와 자동차 제조업체에 자동화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경우 초창기 설비에 미쓰비시전기의 제품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자동화 설비도 연계하는 흐름을 탔다.

독일 지멘스는 이미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부터 종전재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인프라 확장에 관여하며 영향력을 행사했다. 1971년 한국에 지멘스 전기 주식회사(Siemens Electrical Engineering Co., Ltd.)를 설립했고 1991년 대구 지하철 프로젝트 참여해 추진·제어 시스템을 공급했다. 지멘스는 '디지털 엔터프라이즈'라는 자체 솔루션 플랫폼을 개발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이들은 통합 자동화(Totally Integrated Automation, TIA) 개념을 앞세워 자동화 요소의 효율적 상호 운용을 위한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생산설비 자동화 산업은 해외 업체들이 오랜 업력과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제조업체 입장에서 한번 생산라인을 깔고나면 이를 섣불리 교체하기 어려웠고 자동화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추세는 하이엔드(High-end) 시장으로 갈수록 더욱 강해졌다.

해외 업체들은 구체적인 수익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화 시장은 일본 미쓰비시전기가 전체 매출액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독일의 지멘스가 2위에 오르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으로 추정된다.


LS일렉트릭은 3위권에서 해외 업체를 추격하고 있다. 매출액 점유율은 30% 수준이지만 기술 경쟁력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종합 생산 자동화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엔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LS일렉트릭의 경우 PLC나 인버터 등 단품 공급 위주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하위 시장에 머물러 있다.

LS일렉트릭 내부에서는 오랜 기간 사업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기존의 단품 공급을 통한 사업으로도 충분히 일정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시장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는 정체기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S일렉트릭이 해외 기업들과 경쟁을 펼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번에 추진하는 자동화 사업 투자의 핵심은 스마트 팩토리 시장 공략이다.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대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생산설비에 도입하며 급격하게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 팩토리와 관련한 솔루션 개발을 진행하며 조금씩 변화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서보와 감속기 등의 종합적인 기술 개선이 요구된다. 또 수급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일정 수준의 생산능력(CAPA)도 갖춰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에 국내 대기업들이 자동화 기기의 외국 기업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며 "국내 기업들이 노력을 해서 자동화 부문에서 해외 기업들 만큼 소프트웨어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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