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점검]CJ오쇼핑, 1년간 방송 제재 14건 "상생협력 최우선"②적극적 개선 의지 피력, 제재 수위 하향…판매수수료 인하 '고민'
김선호 기자공개 2020-06-29 11:14:44
[편집자주]
정체기를 지나던 TV홈쇼핑 업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소비에 힘입어 반등에 나서고 있다. 가뭄 속에서 단비를 만난 상황이지만 정부 허가 산업인 만큼 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정부의 방송 심의 제재 여부나 재승인 조건 등에 따라 사업 연속성에 발목이 잡힐 우려가 상존하는 탓이다. 더벨은 최근 1년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 횟수를 토대로 TV홈쇼핑 7개사의 방송 심의 준수 현황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4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의 오쇼핑부문(이하 CJ오쇼핑)이 최근 1년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로부터 경쟁사 대비 가장 많은 제재를 받았다. TV홈쇼핑 승인 유효기간이 2022년 3월까지로 아직 승인심사를 준비해야 되는 시기는 아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일반적으로 TV홈쇼핑의 사업 유효기간은 5년이다. 각 사업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로부터 5년마다 승인심사를 통과해야만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구조다. 국내 TV홈쇼핑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점하고 있는 CJ오쇼핑은 2017년 재승인을 받았으며 5년 후인 2022년에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평가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방통심의위의 제재다. 여기서 CJ오쇼핑은 최근 1년(2019년 5~2020년 4월) 동안 14건의 제재를 받았다. 자세히는 권고 8건, 주의 6건이다. 이는 전체 국내 TV홈쇼핑 사업자 중 가장 받은 제재를 받은 수치다.
◇재승인 후 총 36건 방통심의위 제재
2017년 재승인 당시 CJ오쇼핑은 중소기업 제품 신규 진입기회 확대, 판로 지원을 비롯해 판매수수료 등 거래조건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상품의 신뢰도를 향상하기 위해 상품군별 특성에 맞는 품질인증제 도입, 허위과장 광고의 감시·예방 활동을 위해 심의관련 제재사례교육, 고위험군 상품 심의 강화 및 사전심의 시 민간전문가를 참여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러한 운영실적 및 계획서를 바탕으로 CJ오쇼핑은 정부로부터 TV홈쇼핑 사업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까지 방심위로부터 받은 제재를 봤을 때 CJ오쇼핑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승인을 받은 2017년 3월부터 2020년 4월까지의 CJ오쇼핑이 받은 제재는 36건에 이른다. 그 중에서는 행정제재 중 가장 높은 수위인 과징금도 포함돼 있다.
2018년 4월 방심위는 CJ오쇼핑이 주방가전 ‘쿠쿠 메탈릭에코 밥솥’ 판매 방송을 진행하면서 실제 구매 영수증이 아닌 백화점 임의 발행 영수증을 근거로 제품가격을 비교해 소비자의 피해를 발생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발 방지를 위한 제재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3000만원의 과징금을 내렸다.
방심위의 제재 수위는 의견제시, 권고, 주의, 경고, 관계자징계, 과징금 순으로 높아진다. 그 중 주의 이상부터는 방송평가에서 감점되는 법정 제재에 속한다. 주의 1점, 경고 2점, 관계자징계와 과태료 4점, 시정명령 8점 등으로 감점된다. 5000만원 이하의 과징금을 받게 될 시 10점이 차감된다.
CJ오쇼핑은 1건의 과징금 외에도 주의 9건, 경고 3건을 받았다. 이를 합산할 시 이미 CJ오쇼핑은 25점 감점이 예고된 상태다. 2020년 재승인 심사 시까지 제재 조치를 최소화해야 순조롭게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CJ오쇼핑은 내부적으로 정도방송위원회·심의아카데미·방송심의자정위원회를 운영하며 심의 위반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자체적인 심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실시간 방송 모니터링을 전산화한 라이브 이력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방송 심의 관련 기술 투자도 이어나가고 있다.
◇판매수수료율 최고…정부 방침 따르나
지난해 말 과기부는 시장자율적 인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TV홈쇼핑 판매수수료율을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CJ오쇼핑의 중소기업 상품의 판매수수료율은 39.7%를 기록했다. 평균 30.5%에 비해 9.2%포인트 높은 수치다. 국내 TV홈쇼핑 사업자 중 중소기업 납품업체로부터 가장 높은 판매수수료를 받고 있는 셈이다.
과기부는 TV홈쇼핑 판매수수료율 통계를 공개하는 한편 재승인 시 판매수수료율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맞춰 판매수수료율 심사 배점을 상향조정하는 한편 2021년부터는 별도의 중분류 항목으로 분리·신설하기로 했다.
CJ오쇼핑으로서는 판매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물론 2022년 재승인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기간적인 여유는 있으나 그동안에 과기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운영을 해야만 심사 시 높은 점수를 기대해볼 수 있다.
판매수수료는 TV홈쇼핑의 실적과도 직결된다. 송출수수료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낮아질 수 있는 사업구조인 탓에 매출을 끌어올려 수익을 창출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판매수수료는 상품 판매에 따라 TV홈쇼핑이 얻을 수 있는 이익에 해당된다. 때문에 CJ오쇼핑으로서는 판매수수료율 인하 여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TV홈쇼핑 업체 중 CJ오쇼핑의 매출이 가장 높은 만큼 이에 따른 방통심의위의 제재도 많아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판매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압박도 받고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한 사업전략을 구상해야 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한편 CJ오쇼핑은 지난해 초 향후 3년 동안 834억원 규모의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에는 상품 아이디어를 지닌 스타트업의 육성을 지원하는 신규 CVS 프로그램 '챌린지! 스타트업'을 본격화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상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제품 개발, 마케팅, 판로 제공 등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평가점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판매수수료가 다소 높은 뷰티·패션 품목의 매출이 큰 탓에 판매수수료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 것"이라며 “자체 심의 기능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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