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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모빌리티 빅4 빅뱅]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드림 현실화 가능성은2010년 신수종 선언 1위 목표…배터리 회동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20-07-14 08: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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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국내 경제를 이끄는 4대그룹 총수가 자동차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연쇄 회동을 했다.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얼마나 뜨거운 관심을 두고 있는지 알수 있는 '바로미터' 이벤트였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산업 지형을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두고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3사 간 협업과 동맹이 '코리안 어벤저스'로 진화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까.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9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에서 그룹 총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미치는 파급 효과는 상당하다. 기업의 미래 방향성과 주안점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을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 사업장으로 초청했던 이벤트가 던지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자동차 전지를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포했던 아버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사실상의 선언이었다. 재계 라이벌 관계였던 현대차그룹의 정 부회장을 초대해 배터리 분야에서 사업적 협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내보였다.

삼성그룹은 모든 사업 분야에서 '1위'를 목표로 한다. 그것도 글로벌 1위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분야는 LG화학이 앞서나가고 있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드림은 실현될 수 있을까.

◇이건희 회장부터 이재용 부회장까지, 대 이은 신수종사업 '전기차 배터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3월24일 서울 이태원 승지원에서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5대 신수종 사업 계획을 밝혔다. 삼성그룹 최고경영진은 이 회의에서 2020년까지 23조300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LED(발광다이오드)·바이오 제약·의료기기 등 5대 신사업에서 매출 5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삼성 계열사 가운데 자동차용 전지 사업을 담당하는 곳은 삼성SDI다. 10년이 지나 이 부회장은 삼성SDI 사업장에 정 부회장을 초청하며 자동차용 전지가 삼성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미래 신사업임을 다시 한 번 대내외에 각인시켰다.

더욱이 올해는 삼성SDI 창립 50주년이다. 이달 1일 기흥 사업장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전영현 사장은 "차세대는 물론 차차세대 배터리까지 염두에 두고 초격차 기술 중심의 새로운 50년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재계 라이벌이었던 현대차그룹 정 부회장을 초청하는 이벤트를 벌이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실어줬던 이 부회장의 뜻을 이행하겠다는 메시지였다.

삼성SDI는 소형전지, 중·대형전지 등을 생산 판매하는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등을 생산 판매하는 전자재료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삼성SDI는 2014년 기존 배터리사업 중심에서 제일모직 소재사업을 흡수하면서 탄생했다. 당시 사업 시너지를 통해 2020년까지 매출 29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출 규모는 에너지솔루션 부문이 훨씬 크다. 2017년 기준 에너지솔루션 부문 매출은 4조3323억원, 전자재료는 2조142억원을 기록했다. 비중은 각각 68%, 32%였다. 전체 매출에서 에너지솔루션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에너지솔루션 부문 매출은 7조7193억원, 전자재료는 2조3780억원을 기록했다. 에너지솔루션 매출 비중이 76%로 커졌고, 전자재료는 24% 수준으로 낮아졌다.

◇소형전지 사업 비중 높아…대형전지 과감한 투자 이어질까

올해는 삼성SDI가 배터리 사업에 처음 진출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사업시작 10년 만인 2010년에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현재는 배터리사업을 확장해 삼성의 대표 신수종 사업인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사업과 ESS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SDI는 모바일 디바이스시장에서 글로벌 상위권에 위치한 삼성전자를 전방계열사로 두고 있다. 소형 2차전지사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단초가 됐다. 이는 중대형 2차전지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데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했다.

여전히 소형 2차전지 사업은 여러모로 중요도가 크다. 특히 수익성 측면에서 그렇다. 지난해 삼성SDI는 2차전지사업(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 7조719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쟁사인 LG화학은 8조3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만 보면 LG화학이 우위를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삼성SDI가 535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반면 LG화학은 45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SDI의 소형전지사업의 우수한 현금창출력이 중대형 전지사업(전기차 배터리)의 영업적자를 상당부분 상쇄했기에 가능한 숫자였다. 수익성 측면에서 소형전지사업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SDI는 그간 자동차 배터리 사업 투자에 경쟁사 대비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2 차전지사업의 주요 타깃 지역도 중국과 유럽으로 설정하여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2차전지사업 예상 자본적지출은 약 1조~1조5000억원으로 경쟁사 대비 투자규모가 가장 작다. 생산능력 확충 속도도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이루어질 예정이다.


보수적인 투자 기조는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삼성SDI의 발목을 잡는 변수가 됐다는 지적이다. 올 1분기 기준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삼성SDI는 4위, SK이노베이션은 7위에 랭크되는 등 배터리 3사 모두 글로벌 10위 안에 포진했다. '삼성'이란 브랜드를 감안하면 전기차 배터리 분야 성적은 아쉬움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 가운데 투자에는 가장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배터리 회동을 계기로 변화가 일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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