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3상'에 베팅했던 블랙록, K-바이오 투자 성과는 신라젠·HLB·헬릭스미스 등 투자…임상 실패 후 평가손실 확대

민경문 기자공개 2020-07-20 08:16:48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7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국내 증시에서도 ‘큰손’이다. 삼성전자, 네이버, 포스코 등 보유 지분 규모만 20조원이 넘는다. 제약바이오 포트폴리오 중에서는 신라젠, 에이치엘비, 헬렉스미스 등이 눈에 띈다. 공교롭게도 작년 하반기 임상 3상 실패를 경험한 곳들이다. 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들 3사 지분을 매입한 블랙록이지만 현 상황에서 평가손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헬릭스미스의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블랙록(특수관계인 포함)은 지분 5.08%를 가지고 있다. 김선영 대표에 이은 2대주주다. 김 대표의 경우 장남 김홍근 씨에 대한 증여 결정 이후 지분율이 9.8%에서 6.1%까지 줄어든 상태다. 블랙록이 공시 주체인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BlackRock Fund Advisors)를 포함 전세계 13개의 투자법인을 통해 보유중인 헬릭스미스 지분 가치는 641억원(16일 종가 5만8900원 기준) 정도다.

최초 투자 시점은 알려져 있진 않지만 헬릭스미스는 임상 혼용 논란이 불거진 작년 9월 이전부터 지분을 보유해 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3월 5일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의 지분 공시 내용을 보면 올해 2월 27일까지 평균 취득단가는 18만1428원이다. 여타 투자법인도 20만원 이상의 취득단가를 보이고 있다. 임상 3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였던 시점에서 헬릭스미스 주식을 매입했다.


블랙록이 사들인 평균 단가를 대략 19만원으로 계산하면 당초 매입액은 2000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 공시상으로는 그 동안 헬릭스미스 지분을 거의 매각하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추가로 매입해 평균 단가를 낮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월 28일에는 4만1510주를 주당 6만2000원 가량에 추가 매수했다. 규모로는 26억원 정도다.

신라젠의 경우도 블랙록은 지난해 10월 4일 처음으로 5% 이상 지분 보유를 공시했다. 9월 30일 기준 지분율은 5.01%로 평가액은 290억원 정도였다. 당시 주가 8140원을 적용한 수치다. 과거 평균 매입 단가를 고려하면 당초 투자액 대비 손실액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최대 투자법인인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의 평균 취득단가는 6만9567원이다. 다른 법인들의 취득 단가는 9만원 안팎에서 형성돼 있다.

신라젠 주가는 2018년 9월 10만원대를 찍은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다. 작년 8월 임상 3상에 실패한 이후에는 1만원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헬릭스미스와 마찬가지로 3상 결과 발표 전에 투자했다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블랙록 측은 작년 11월 26일 신라젠 지분율이 3.61%로 줄었다는 점을 공시했는데 물량 대부분을 주당 1만7000원 안팎에서 손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록의 신라젠 지분율이 5% 이하로 내려간 이후 구체적인 보유 현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일정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신라젠 주식이 거래 정지인 만큼 자금 회수는 쉽지 않아 보인다. 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인 신라젠은 최근 경영 개선 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로 내달 초 상장 폐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에이치엘비 주식도 블랙록의 바이오 포트폴리오 중의 하나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엘리바테라퓨틱스에 이어 3대주주다. 2017년 이전부터 지분을 보유해 왔지만 지난달 5일 처음으로 5.07% 지분 공시가 이뤄졌다. 16일 종가 기준(9만300원)으로 1980억원 어치다.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를 필두로 블랙록의 14개 투자법인의 에이치엘비 보유지분을 합한 수치다.


에이치엘비가 작년 3상 실패 이후 주가를 상당 부분 회복했다는 점에서 신라젠, 헬릭스미스보다는 블랙록의 투자 현황이 나은 편이다. 다만 당초 기대 수익률은 달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가 90만주 가량을 평균 8만원 이하 단가로 사들였을 뿐 나머지 투자법인의 매입단가는 9만원 이상에서 형성돼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주당 11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87억원 어치를 추가매수하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블랙록의 경우 임상 3상 전 이들 3사의 시총이 컸던 만큼 펀더멘털 바잉(fundamental buying)이 아닌 지수 편입주로서 종목을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3사 입장에서는 블랙록과 같은 글로벌 운용사가 주요 주주인 부분을 내세워 투자 매력도를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