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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운용을 움직이는 사람들]'혁신 DNA'를 입다…조홍래의 '집사광익'①캡티브 수요 없이 '굴지 운용사' 반열…'소통·추진' 조직문화 안착, 문무겸장 리더 표본

김시목 기자공개 2020-09-02 13:03:56

[편집자주]

1974년 국내 최초 투자신탁사(한국투자신탁)를 모태로 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50년 역사는 국내 투자신탁 및 자산운용 업계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한국투자금융그룹(구 동원그룹)에 인수된 이후 더욱 가파른 성장을 이어오며 국내 굴지의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했다. 캡티브 수요없이 일궈낸 고객자산 70조, 순이익 400억원은 국내 유일무이한 성과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중심에서 성장과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7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월 새로 둥지를 튼 전국경제인연합회 건물 11층 대회의실 벽면에는 ‘集思廣益(집사광익)'을 새긴 대형 액자가 걸려 있다. 중차대한 일을 논의하거나 결정하는 자리는 항상 이 공간이 책임진다. ‘여러 사람의 생각을 모아 더 큰 이익을 얻는다’ 란 뜻의 성어는 국내 굴지 운용사 반열에 오른 한국투자신탁운용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로 자리잡았다.

'집사광익'은 2015년 조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항상 강조해온 철학이다. 운용 및 영업 등과 관련된 실무는 물론 핵심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서도 유효하다. 과정의 정당성과 합리성을 기반으로 결론에 대해선 견고한 추진력을 갖춘 시스템이 구축됐다. 문무겸장형 리더의 상징인 조 사장이 직접 혁신을 위한 문화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섰다.

혁신 DNA는 꾸준한 결실로 이어졌다. 과거 조단위 대표 펀드, 베트남 펀드, 공적 및 민간 연기금풀 등에서 '최초’, ‘유일’ 등의 타이틀이 붙은 것은 부지기수였다. 이후에도 성과가 끊이질 않고 거듭된 근간이다. 조 사장 부임 후 수탁고와 실적에선 단 한 차례의 역성장도 없었다. 숱한 위기를 리스크 역량으로 내재화한 반백년 역사와도 시너지가 창출됐다.


◇ 운용·영업 전문가 전면, 5인 이사회 '안정·효율' 구축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0년 현재 조 사장을 중심으로 10본부, 5실, 3부문 등으로 진용을 갖추고 있다. 운용 및 영업 등 최일선은 주식채권운용총괄, 글로벌운용총괄부문, CMO(Chief Marketing Officer)가 중심이다. 각각 서정두 전무, 심재환 상무, 김병모 전무가 맡는다. 살림을 책임지는 COO(Chief Operating Officer)에는 이석로 부사장이 있다.

서 전무와 심 상무, 김 전무 등은 운용 및 영업 최일선에서 과거와 현재의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만든 핵심 임원들이다. 조 대표는 지난해 말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CIO(Chief Investment Officer) 직책 폐지 등 전문성을 높이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전문성이 높은 실무진에 힘을 싣기 위한 큰 그림이었다.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는 사장과 이석로 부사장 외 3명의 사외이사진으로 구성된다. 현봉오 전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부이사장, 남재현 국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정삼영 서울과학종합대학 교수 등이 사외이사진들이다. 2018년까지 규모도 작았고 면면도 바뀌었지만 그 해 4분기부터 현 5인체제가 자리잡았다.

정 교수와 남 교수는 2016년 4분기에 함께 이사진에 들어온 뒤 이 부사장이 2018년말에 합류했다. 이들은 3~4년 가량 한국투자신탁운용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현 전 부 이사장은 가장 마지막인 2018년말 합류했다. 현 전 부이사장은 학계에 몸담고 있는 정 교수, 남 교수와 달리 운용업계 트렌드에 밝은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현 전 부이사장은 과거 한국투자신탁에서 임원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아이타스를 거쳐 행정공제회에서 CIO를 역임했다. 포트폴리오를 20개 내외 우량주로 단순화하고 M&A와 부동산 비롯 대체투자에 나서는 등 투자처를 다변화하며 행정공제회의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당시 행정공제회 자산을 대거 늘린 CIO로도 유명하다.

조 사장을 포함한 이사진들은 내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보수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등 이사회 기구 전체의 의사결정을 도맡는다. 중요 의사결정 등에 관해 최고의 기구다. 특히 사외이사 세 명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감사위원회도 구성하고 있다. 정 교수는 한국대체투자연구원 원장, 남 교수는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등의 직함도 유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생명보험사란 배경없이 명실공히 국내 최정상 운용사로 자리잡았다”며 “국내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운용 및 영업 실무라인업이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는 2018년말 후 줄곧 운용업을 직접 경험한 인물이 3명, 학계 2명으로 구성된 셈”이라며 “안정과 효율을 구축한 이사진 구성”이라고 말했다.

◇ '확고한' 중심 조홍래 사장, ‘문무겸장’ 선후배 무한신뢰

국내 굴지 운용사로의 도약은 조 사장의 공이 절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출신으로 2002년 처음으로 한국투자금융그룹 멤버로 합류했다. 동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거치면서 리서치본부장으로 경력을 오래 쌓았다. 이후 증권 홀세일본부장, 법인본부장 등 영업 일선뿐만 아니라 지주에서 경영관리실장까지 역임하는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가 한국투자신탁운용 인사로 등장한 것은 2011년이다. 지주 본업(글로벌리서치실장, 경영관리2실장) 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상근감사위원을 겸직하기 시작했다. 약 5년 가량을 지주와 핵심 계열사 요직을 함께 맡았다. 2015년 대표이사(부사장)에 오른 뒤 이후 5년 연속 김남구 회장과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신임을 확인받은 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 사장 리더십은 대표적인 문무 겸장 스타일로 묘사된다. 유독 숫자에 밝고 스마트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예일대경제학 석박사(박사는 수료)까지 마친 이력으로 지력을 더한다. 여기에 직접 영업 현장에 뛰어들어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사장 명함과 완장을 떼고 직접 음료수 병따개를 따서 돌린 일화는 유명하다.

또 하나의 강점은 과정의 합리성과 결과에 대한 강력한 추진력이다. ‘집사광익’이란 운용사 내부 철학을 설정하고 실천해오고 있다.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실무진들과 개별 혹은 집단으로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마다하지 않는다. 보고만 듣고 결정만 하는 여느 사장과는 확연히 다르다. 결정한 사안에 대해서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밀어붙인다.

조 사장의 철학은 고스란히 숫자로 입증된다. 대표 이사 직을 맡은 해인 2015년 800억원대 영업수익과 200억원대 순이익은 꾸준히 신장해 1200억원대, 400억원대를 돌파했다. 더 놀라운 점은 고객 자산이다. 펀드 수탁고의 경우엔 같은 기간 27조원에서 56조원을 돌파했다. 일임재산 역시 7조원대에서 14조원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역성장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조 사장의 철학과 리더십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반백년 역사와 맞물리면서 제대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오랜 업력의 과실인 리스크 역량까지 더해지면서 운용사의 저력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IMF 금융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숱한 국내외 경제 이벤트를 거치면서 체력은 더욱 단련됐고 내공은 더 깊어졌다.

운용사 내부 관계자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오면서 누구보다 통찰과 혜안을 가진 스타일”이라며 “190cm에 달하는 신장에 우람한 덩치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 도출을 위한 과정에서 상당히 엄격한 측면도 있지만 결국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반석에 올린 일등공신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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