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구조조정]스카이레이크, 솔루스 인수대금 마련 방안은10·11호 펀드 활용, 컨소시엄 구성 여부 관심
김병윤 기자공개 2020-09-08 10:07:0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7일 11: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솔루스 경영권을 인수한 스카이레이크프라이빗에쿼티(이하 스카이레이크)의 자금 마련은 어떻게 이뤄질까. 스카이레이크는 현재 조성 중인 11호 블라인드펀드와 미소진물량(드라이파우더)이 있는 10호 블라인드펀드를 인수 재원의 중심으로 할 전망이다. 인수금융까지 더해질 경우 인수작업은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시장의 관심은 전략적투자자(SI)·재무적투자자(FI) 초대 여부로 모아지지만 의견은 갈리는 분위기다. 기존 고객사와의 관계를 고려해 스카이레이크의 단독 인수를 점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장기적 생산력 제고를 위한 투자자 유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두산솔루스의 최대주주인 ㈜두산는 지난 4일 스카이레이크에 보통주 18.05%(662만1220주)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 등 오너일가 8인의 보통주 34.88%(1066만9388)주 역시 스카이레이크에 팔린다.
㈜두산이 보유한 두산솔루스 보통주 18.05%의 처분가격은 2382억원으로 스카이레이크와의 총 거래가격(보통주 52.93%)은 약 6985억원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산출한 보통주 지분 100%의 가치는 약 1조3197억원이다. 두산그룹이 희망 기업가치(EV)로 제시한 1조5000억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레이크는 크게 두 개의 블라인드펀드를 중심으로 두산솔루스 인수작업을 진행할 전망이다. 하나는 클로징을 앞두고 있는 11호 블라인드펀드다. 11호 펀드는 당초 5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지난해 조성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최근 출자사업에서 연이어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덕에 결성규모를 계획보다 키울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11호 펀드의 규모는 7000억원 수준이다.
다른 인수 재원은 10호 블라인드펀드다. 2016년 약정총액 6277억원으로 결성된 10호 펀드의 미소진물량(드라이파우더)은 20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두산솔루스 거래를 끝으로 10호 펀드의 소진이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11호 블라인드펀드에 인수금융이 더해질 경우, 인수대금은 어렵지 않게 마련될 수 있다.
눈길이 가는 대목은 스카이레이크의 세대교체와 맞물린 거래라는 점이다. 세대교체 추진 후 조성한 첫 펀드의 첫 투자처가 두산솔루스인 셈이다. PE 업계 관계자는 "진대제 대표가 두산솔루스 인수에 상당한 열의를 보였고, 재차 협상에 나섰을 때도 적극적으로 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대교체 직전후의 펀드가 한 거래에 쓰이는 점에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전략적투자자(SI)나 다른 재무적투자자(FI)와의 컨소시엄 구성 여부로도 모아진다. 특히 2차전지·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관심이 있는 SI의 참여 가능성이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보유하고, SI가 소수지분에 투자해 두산솔루스와의 비지니스를 강화하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갈리는 분위기다. 먼저 SI 초대에 회의적인 곳은 기존 고객사와의 관계를 그 배경으로 꼽고 있다. 두산솔루스와 거래 중인 대기업 입장에서 다른 SI의 지분투자를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두산솔루스 동박 사업의 경우 LG화학·SK이노베이션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LG화학과 3만톤, SK이노베이션과는 6000톤의 배터리용 동박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OLED 사업부의 주요 고객은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두산솔루스의 기존 고객사와도 교감을 나누며 두산솔루스의 매각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대기업과의 현재 비지니스 관계를 감안했을 때, 스카이레이크가 다른 SI를 유치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장기적 생산력 제고 목적의 투자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솔루스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은 전지박 생산력이며, 이를 위한 증설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두산솔루스의 기존 고객사나 다른 SI가 자본적지출(capex)에 동참하는 방안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A에 앞서 두산솔루스는 향후 1∼2년 후 연간 1만50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추가 설비 구축과 연 생산량을 5만톤까지 끌어올리는 장기 플랜을 세워뒀다. 연 5만톤 생산을 위해서는 현재보다 4만톤 규모의 생산력을 추가해야 한다. 증권업계에서는 1만톤 당 투자액을 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산솔루스의 장기적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8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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