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9월 21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 검사받아 보셨어요?. 결과 나올 때까지 오만 생각이 다 납니다. 저 때문에 회사가 문을 닫을까 봐 밥 생각도 안 납니다."시절이 하 수상하니 환절기 감기에도 덜컥 겁부터 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받은 지인도 감기 기운이 있어 검사를 받으러 갔다고 했다.
검사 결과는 보통 오전에 받으면 오후 정도면 나왔는데 최근엔 검사자가 많아져 하루에서 이틀까지도 걸린다고 한다. 기다리는 초조함 때문에 괜스레 몸살 기운이 더 심해지는 기분까지 들었다고 했다.
고대하던 결과가 예상보다 늦게 나왔고 '음성'이란 두 글자가 그렇게 반갑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아픈 몸도 왠지 나아진 것 같아 기쁜 마음에 축배를 들었다고 한다.
검사 결과가 더디게 나오면서 초조함이 커지는 곳이 또 있다. 바로 전문사모운용업계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연기를 계기로 영업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판매사들은 금융당국 사모펀드 전수조사를 이유로 펀드 판매에 소극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식 시장으로 사상 최대 자금이 몰리면서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자금은 빠지는데 들어오는 자금이 없으니 돈 벌길이 요원하다.
사모운용사들은 판매사, 수탁사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만드는 일을 진행하면서 애타게 전수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전체 사모운용사는 230곳이 넘는다. 금융당국의 추산대로 한 회사당 2주씩만 잡아도 최소 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3년 넘게 걸린다는 사모펀드 전수조사를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솟아날 구멍'이라도 찾아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돈 벌 길이 없으니 고유자산을 직접 주식에 투자해 돈을 벌고 있는 곳도 생겨난다. 이렇게 번 돈으로 직원 월급을 충당하는 회사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기업, 부동산 컨설팅 등 부업으로 돈을 버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전수조사 순서를 궁금해하는 업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운 좋게 빨리 검사를 받으면 펀드 판매길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어느 회사가 검사를 받고 있는지가 최근 운용업계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소식 중 하나다.
검사를 나온다는 소문만 들려도 벌벌 떨던 운용업계가 이제는 애타게 검사를 나와주길 기다리고 있다. 운 좋게 간택된 회사를 부러워하며 정화수를 받아놓고 기도를 올릴 뿐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차라리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고 켕기는 게 없으니 빨리 검사 좀 나와줬으면 좋겠다"며 "검사를 받고 나면 판매사에 우리 회사는 '음성'이니 펀드 좀 팔아달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물론 속도를 신경 쓰느라 제대로 검사를 진행하지 못해 또 다른 부실펀드가 나와서는 안될 일이다. 어렵겠지만 '빠르고 정확한' 검사를 해달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운용사들의 간절함을 알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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