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판매위축 장기화, 증권사 지점-본사 ‘엇박’ [PB센터 풍향계]본사 보수적 심의 지속…일선 PB 영업실적·고객관리 불만 가중
이민호 기자공개 2020-08-24 08:08:05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사모펀드 판매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일선 PB센터에서의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에 사모펀드를 포함한 금융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던 PB들과 리테일 기업고객을 다수 확보한 PB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 PB 사이에서 불만이 가중되는 데는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사태를 겪으며 본사 상품부 투자심의위원회와 소비자보호 관련 부서의 역할이 크게 강화됐기 때문이다. 본사에서 리스크관리를 최우선에 두고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정작 영업활동을 해야하는 PB센터와 엇박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에도 PB센터에서 투자를 결정한 사안을 본사 투심위에서 최종 거절하는 경우는 존재했다. 하지만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 이후 PB센터의 영업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본사가 몸을 웅크린 기간이 지나치게 늘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A 증권사 PB는 “사모펀드 투자수요가 과거보다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여전히 포트폴리오 일부를 메자닌 펀드나 프리IPO 펀드 중심의 대체투자펀드로 가져가려는 기업고객이 다수 있다”며 “고객이 원하고 PB센터에서 펀드를 소개해주며 운용사에서 룸을 열어줘도 정작 본사에서 번번이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작 상품을 소개받고도 가입이 불가능해지자 거래하고 있는 다른 증권사 PB센터로 해당 상품에 대한 가입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기업고객도 더러 생기고 있다. 리테일 기업고객의 경우 특정 증권사가 아닌 복수 증권사와 거래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품을 먼저 추천하고도 본사의 반려 때문에 고객을 뺏길 위험에 처하는 셈이다.
운용사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 최근 대부분 수탁은행이 국내주식 외에 대체자산이나 심지어 해외주식의 수탁도 거부하며 사실상 신규펀드 설정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정 기간 트랙레코드를 확보한 기존펀드에 대한 추가 수익자 유입까지 막는 것은 가혹한 조치라는 것이다.
PB들로서는 당장 영업실적 하락도 문제지만 기업고객과의 중장기적인 관계형성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뚜렷한 활황을 보이며 직접투자나 랩(Wrap) 등을 통한 주식투자로 고객자금을 근근이 돌리고 있지만 사모펀드 등 금융상품 포트폴리오 없이는 고객의 수요에 맞출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강하다.
B 증권사 PB는 “사모펀드 등 금융상품에서는 영업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며 주식투자로 유입하더라도 실적 감소분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사모펀드 공급이 막힌 이후 영업실적을 내는 데 어려움을 토로하는 PB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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