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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주주 또 찾는 케이뱅크, 헤게모니 잡을까 구심점 부재 불가피…주주간 의견조율 관건

노아름 기자공개 2020-10-13 10:02:35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2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4000억원대 자금수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번 투자유치 대상이 기존 주주가 아닌 해외 등 신규 투자자인 점에 대해 성사 가능성 및 향후 전망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주주 분산으로 인해 구심점이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케이뱅크가 경쟁 우위에 서며 순항할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 관심이 모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투자유치 주관사 선정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다. 앞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문의에 개별적으로 대응해왔으나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유상증자를 앞두고 적정 밸류에이션 산정 등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케이뱅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케이뱅크의 최근 행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설명을 내놓는다. 이미 카카오뱅크와 격차가 벌어진데다가 내년 시장진입을 앞둔 토스뱅크 또한 잠재적 경쟁 부담이 있다. 이에 케이뱅크는 예대마진 혹은 수수료수익 기반을 닦기 위해 자본금을 1조4000억원 이상의 규모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목표금액에 도달키 위해 4000억원 내외의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신규 투자자 유치가 야기할 결과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케이뱅크는 기존에도 주주간 의견조율이 어려운데다가 3대 주주(BC카드·우리은행·NH투자증권)를 제외하면 추가 출자여력 및 의지가 약하다는 게 고질적인 문제로 인식돼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을 신규로 받아들일 경우 지분율 한도(최대 34%)로 인해 단일 출자자가 경영 주도권을 가져가기도 어렵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와 달리 주도적인 대주주가 없고 20곳에 달하는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모두 다르다. 케이뱅크가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시도했지만 주주들이 참여하지 않아 실권주가 발생, 대출상품 판매 등 기존 계획을 수정했던 사례도 익히 알려져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구심점이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지분이 분산되면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표류할 우려가 있다”며 “외부 투자유치 자체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지만 자본금 확보 이후 케이뱅크 행보에 어려움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주주 현황(출처: 케이뱅크 홈페이지)
물론 이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로서는 현실적인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출범 이후 수차례 유상증자를 거치며 기존 주주들로부터 실탄확보에 도움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 7월 마무리된 보통주 2392억원·전환주 1574억원 규모의 자본확충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를 확인한 점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KT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본투입 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되며 카카오뱅크와 격차가 벌어진 점도 부담거리다. 지난 6월말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원화대출금 점유율은 1.1%로, 이중에서 카카오뱅크가 1%를 나머지 0.1%를 케이뱅크가 점유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자본 부족으로 신규대출을 중단했던 이후 개인 신용대출 점유율은 0.6%로, 카카오뱅크(5.8%)에 비해 5.2%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차이가 생겼다.

한편 케이뱅크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동안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로 비대면 신용대출이 일반화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업황은 밝아지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온라인뱅킹을 통한 대출 신청액은 2016년 일평균 220억원이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이후 2017년에는 103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일평균 대출신청 금액이 전년대비 31.7% 증가한 1925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여러 허들을 넘고 신용대출을 재개한 케이뱅크로서는 앞서 자본부족에 개점휴업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고삐를 바짝 죌 것”이라며 “복수의 신규 투자자를 받아들인 이후에 경쟁 사업자와 격차를 좁혀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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