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손잡는 CJ대한통운, MS 50% 굳힌다 '24시간 내 배송' 풀필먼트 서비스 구축, 리딩 사업자 지위 '굳건'
유수진 기자공개 2020-10-19 14:57:39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5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와 CJ그룹이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지분 거래를 추진하면서 CJ대한통운의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네이버가 쇼핑사업 강화 차원에서 CJ대한통운의 배송망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특히 국내 택배사 중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는 풀필먼트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풀필먼트란 물류기업이 소비자의 주문을 수집해 제품을 선별하고 포장, 배송까지 일괄 담당하는 것으로 통상 24시간 내 모든 절차가 완료된다는 장점이 있다. 네이버가 쿠팡이나 롯데 등 경쟁사에 비해 약하다고 평가받는 물류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15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에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점점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 4월 LG생활건강과 풀필먼트 계약을 맺고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고객에게 배송하기 시작한 이래 현재는 고객사가 5개사로 늘었다. 조만간 네이버와의 협력이 본격화되면 거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네이버와 CJ그룹은 이커머스와 물류·콘텐츠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네이버가 주식교환 형태로 CJ대한통운과 CJ E&M, 스튜디오드레곤 등에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후 각사별 사업제휴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네이버가 이커머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CJ대한통운과는 물류협력을 추진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는 거래액 기준 1위 온라인 쇼핑몰이지만 자체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동안 네이버쇼핑 입점 업체들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택배사와 계약을 맺어 물량을 처리해왔다. 이 경우 보관센터와 서브터미널을 거쳐 허브터미널로 가기 때문에 소비자가 통상 오후 3시 이전에 주문해야 다음날 배송이 가능했다. 3시 이후 주문은 물건을 받기까지 이틀이 걸리는 셈이다. 물류 처리과정이 복잡해 상대적으로 상품 파손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으면 이 문제가 말끔히 해결된다. 곤지암 메가 허브에 허브터미널(지하 1층, 지상 1층)과 풀필먼트센터(지상 2~4층)가 함께 있어 물류과정이 두단계 축소되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이커머스 물량 증가세에 발맞춰 선제적인 투자로 대규모 풀필먼트 서비스를 구축해뒀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판매자가 제품을 센터에 입고해 놓기만 하면 CJ대한통운이 제품 선별부터 포장, 배송까지 나머지 전 과정을 처리하는 구조다. 밤 12시까지만 주문을 하면 대부분 다음달 배송이 완료된다. 빠르면 주문시점으로부터 12시간 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도 있다.
CJ대한통운 입장에서도 네이버와의 맞손은 호재다.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된 36만여개의 업체가 잠재적 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중개 역할을 맡으면 기존에 경쟁사들과 나눠먹던 물량을 오롯이 혼자 흡수할 수 있다. 특히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 성격의 고객 유치가 가능해 택배사업 확장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풀필먼트 계약은 제품 선별부터 포장, 택배 발송, 재고 관리(보관) 등을 모두 포함하는 형태로 택배부문 매출로 연결된다. 네이버 쇼핑이 강력한 검색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계약 체결과 동시에 택배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네이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CJ대한통운은 국내 택배업계의 리딩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이미 이커머스 시장 확대와 언택트 시대로의 빠른 전환에 힘입어 매 분기 택배부문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올 2분기 택배사업은 779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매출의 30%를 책임지는 주력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전년 동기 대비 28%나 증가했다.
특히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M/S)도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의 물량 증가 속도가 전체 시장이 커지는 속도보다 더 빠르다는 의미다. 작년까지만 해도 47%대로 유지되던 M/S가 올해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더니 2분기엔 매달 50%를 넘기고 있다. 지난 6월에는 1억5150만 상자를 처리하며 역대 최고치인 51.4%를 찍었다.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올해를 기점으로 시장 점유율 과반을 굳힐 걸로 보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네이버와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아무 것도 예단할 수 없는 단계로 앞으로 뭘 어떻게 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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