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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릭스미스, 고위험·고수익 상품 투자한 까닭 보유 상품 25개 중 6개 부실 논란·200억 손실 우려…재발 방지 약속

최은수 기자공개 2020-10-21 08:21:15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0일 09: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헬릭스미스가 286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 위한 증권보고서 신고 과정에서 그간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려온 사실을 공개했다.

지금까지의 투자 성과 자체는 나쁘지 않다. 올해까지 70억원 규모의 운용수익을 냈고 올 상반기부턴 장기채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현재 보유한 총 25개의 펀드 및 파생결합증권(DLS) 상품 중 6개에서 환매연기 및 부실 논란이 제기됐다. 최대 200억원 가량의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미한 매출 만회 전략으로 선택한 투자

헬릭스미스는 증권신고서에 5년 간 고위험, 고수익 중심 파생상품과 부동산 등 대체 투자내역을 공개했다. 2019년에만 203억원의 판관비, 21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반면 매출은 건강기능 식품부문에서 약 30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었다.

헬릭스미스 측은 "낮은 매출 현황에서 조달된 자금들을 바탕으로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가입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경기침체와 함께 그동안 수익률 높은 상품으로 주목받았던 사모펀드의 문제점들이 일시에 불거졌다"고 했다.

헬릭스미스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를 주로 했다. 헬릭스미스가 현재까지 보유한 금융상품은 총 25개다. 해당 포트폴리오에서 매우 높은 위험군(1등급)과 높은 위험군(2등급)으로 분류되는 상품은 3분의 2가 넘는 17개다. 1등급에 해당하는 상품만 전체의 28%에 달할 만큼 공격적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투자기간도 1년 내외로 짧다.

부실 논란이 발생한 금융상품은 총 6개다.

잔액 규모가 큰 금융상품은 코리아에셋스마트플랫폼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2호(운용사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잔액 83억3900만원)와 5호(운용사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잔액 89억5100만원), 옵티멈마켓브릿지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18호(운용사 옵티멈자산운용, 잔액 142억7000만원)이다.

이밖에 독일 헤리티지 DLS 2건(운용사 Banjaram Asset, 잔액 각각 15억원, 10억원), 아너스 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호(운용사 아너스자산운용 잔액 19억500만원) 등을 합쳐 총 부실 펀드 금액은 359억6500만원이다.

독일 DLS와 아너스 건의 경우 담보 및 잔액 등을 고려했을 때 원금 회수 가능성이 높다. 아너스자산운용건은 LTV 60%의 대출중계상품이고 담보로는 이커머스 동산과 매출채권이 있다. 전후 사정을 고려했을 때 총 6개 부실상품 잔액을 모두 손상처리를 할 경우 약 211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신규 유증 대금 '법무법인 에스크로' 확약에도 주가 급락

헬릭스미스의 고위험 상품 중심 투자는 여러모로 논란을 낳는다. 코로나19 등 대외 변수가 발생하기 전까진 양호한 투자수익을 거뒀다. 매출이 부족한 상황을 투자 수익으로 메울 수 있다면 일거양득 효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임상 실험에 주력해야 할 회사가 투자에 매진한 것은 모럴해저드 논란을 낳는다. 핵심 파이프라인 엔젠시스(VM202)임상 및 회사 경영을 위해 조달한 자금을 고위험군에 투자한 것은 성과 여부와 상관없이 무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19일 입장문을 통해 "잘못된 선택으로 위험도가 높은 상품에 투자해 손실이 발생했다"며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가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사실만으로 투심은 급속히 악화됐다. 헬릭스미스의 19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 하락한 2만1550원을 기록했다.

헬릭스미스는 이와 함께 9월 결정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납입금은 별도의 금융기관 계좌에 예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증권신고서에 기재한 사용 목적에 따라 사용될 수 있도록 법무법인 에스크로(중개)를 도입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감사위원회가 감독하고 승인해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자금 투자는 CFO 판단의 영역이긴 하나 고위험 또는 위험상품에 투자에 몰두하기보다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임상 실험에 매진하는 등 세심한 운용의 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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