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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코가 만들면 시장이 된다… 뉴라이프 가전 개척 무선 욕실청소기 카테고리 만들어…소확행·가심비 공략

이경주 기자공개 2020-11-06 11:05:57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5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욕실청소는 귀찮은 일이다. 찌든 때를 빗자루나 솔로 힘껏 문질러도 잘 없어지지 않는다. 일하는 것만으로도 바쁜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는 사실상 방치하고 살게 된다.”

이른 바 앱코 신사업 뉴라이프 가전의 시작점이 된 고민이다. 생활방식이 변하면서 소비자가 필요로 제품도 달라지게 됐다. 앱코는 지난해 10월 무선 욕실청소기 네오스핀(Neospin)을 출시했다.

모양은 무선청소기인데 먼지흡입기 대신 강하게 회전하는 원형 솔을 달았다. 욕실 찌든 때를 힘들이지 않고 닦아 낼 수 있었다. 시장반응은 엄청났다. 현재 월 2만대가 팔리는 앱코 뉴라이프가전 최고 히트상품이 됐다.

◇생활패턴 읽고 시장 개척…뉴라이프가전 '트렌드세터'

무선 욕실청소기는 가전업계에서 개념조차 없던 제품이다. 누구도 전자기기로 욕실청소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네오스핀이 나오자 유통채널에선 무선 욕실청소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만들어 졌다. 현재 다수의 모방제품들이 나와있다. 바스웰, 라우쉬, 리홈즈 등 경쟁브랜드만 십여 곳이 됐다.
앱코 무선 욕실청소기 네오스핀
앱코가 소형가전에서 트렌드세터 역할을 했다. 네오스핀은 일례일 뿐이다. 최근 방문한 앱코 마곡 본사 쇼룸에는 수십 가지 히트작이 진열돼 있었다. 모두 발 빠른 시장분석과 제품출시를 통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은 제품이다.

LP플레이어 BLD10는 올해 9월에 출시한 이후 한 달 만에 재고 3000대 전량이 완판된 제품이다. 현재 추가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BLD10은 이른 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추구)과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추구)를 노린 제품이다.

디자인이 가방 모양이다. 가방을 열면 LP플레이어가 된다. 닫으면 들고 다닐 수 있다. 야외에서 LP를 듣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즐길 수 있다. 블루투스와 디지털 음원 재생은 기본이다. 가격도 8만원대로 저렴하다.

앱코 대표가 LP플레이어 BLD1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블루투스 스피커 BSA20는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손바닥만한 크기 라디오같은 디자인이다. 역시 복고적 감성을 소구한 제품이다. 최근 국내 최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에서 목표액의 8766%인 1억원에 가까운 펀딩을 달성했다.

덕분에 뉴라이프 가전사업 실적은 진출(2019년) 1년 만에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소형가전을 통칭하는 오엘라는 지난해 판매대수가 4393대였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22만403대로 5000%가까이 늘었다. 음향기기 브랜드 비토닉 역시 같은 기간 2만9534대에서 21만4972대로 628% 증가했다.

매출은 오엘라가 지난해 1억9000만원에서 올해는 상반기에만 67억원으로 증가했다. 비토닉도 같은기간 8억원에서 74억원이 됐다.

앱코 블루투스 스피커 BSA20

◇게이밍기어 1위 경쟁력, 가전도 통했다

트렌드를 읽는 ‘눈’과 빠른 ‘실행력’은 앱코 최대 경쟁력이다. 주력사업인 게임밍기어 시장에서 수년 만에 1위를 달성한 비결이다. 앱코는 조립PC의 메카 용산전자상가에서 판매사원부터 시작한 오광근 대표가 창업했다. 오 대표는 게이머들의 니즈를 현장에서부터 파악해왔고, 맞춤형 제품을 만들면서 지금의 앱코를 일궜다.

트렌드에 민감한 뉴라이프 가전은 앱코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였다. 앱코는 개발팀 소속 직원들이 20~30대로 젊다. 뉴라이프 가전 소비자이자 앱코에선 개발자다. 이들은 최신 트렌드를 읽고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한다.

다음은 속도전에 나선다. 제품을 만들기로 결정했으면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이 3~6개월 밖에 걸리지 않는다. 게이밍기업 사업을 통해 구축한 생산시스템 덕분이다. 앱코는 자체 생산시설을 보유하지 않는다.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 기업에 외주생산을 맡겨 비용을 절감한다.

뉴라이프 가전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비결이다. 특히 뉴라이프 가전은 대기업보다는 중소·중견기업에 특화된 시장이다. 대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보다는 소품종 대량생산에 특화돼 있는데다, 의사결정이 느려 트렌드에 즉각 대응하기 힘들다.

즉 중소·중견기업에 중에서 누가 트렌드를 가장 빨리 읽고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대한 싸움인데 앱코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경쟁이다.

오광근 대표는 “생활과 감성변화에 맞는 제품을 가장 빨리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최대 강점”이라며 “신사업에 진출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본궤도에 오르면 매출이 매섭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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