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 상장사 돋보기]엔케이, 오존 수처리 설비 국산화 도전선박평형수→육상수처리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추진
김형락 기자공개 2020-11-20 12:10:08
[편집자주]
그린뉴딜이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부는 그린에너지, 그린모빌리티 등 녹색산업을 선도할 중소기업 육성에 나섰다. 100여개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지원체계를 갖추는 등 본격적으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상장사들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더벨은 그린뉴딜을 계기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장사의 사업 현황과 지배구조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2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엔케이'가 오존(O₃) 수처리 설비 국산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정부가 선정한 그린뉴딜 유망기업에 올라 R&D(연구·개발) 자금도 확보했다. 선박 평형수 처리에 한정된 수처리 장치사업을 육상 수처리 장치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엔케이는 '대용량 단일 챔버 오존 발생기' R&D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오존 수처리 설비 모듈화 설계와 관련 생산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전량 해외(스위스, 독일 등)에 의존하고 있는 오존발생기를 국산화해 총유기탄소(TOC, 폐수 수질 측정 지표) 제어가 필요한 수처리 시스템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R&D 자금은 두둑하다. 엔케이는 지난 9월 환경부가 선정한 그린뉴딜 유망기업 명단에 올랐다. 스마트 물 분야 기술개발 업체 중 한 곳이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3년동안 최대 30억원가량 오존발생기 국산화 기술개발·사업화 자금을 지원받는다.
엔케이는 오존발생기 생산 기술을 갖춰 육상 수처리 장치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전략을 세웠다. 지금은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BWTS, Ballast Water Treatment System) 제조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1085억원, 이하 연결 기준) 중 15%(약 158억원)를 차지하는 사업분야다. BWTS는 선박 평형수를 국제기준에 맞게 여과·살균 처리하는 장치다.
엔케이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을 받아 대용량 오존발생기 제조 기술을 확보하겠다"며 "오존발생기 기술력을 가지고 공장 폐수 등 육상 수처리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엔케이는 2004년 BWTS 개발에 착수했다. 장차 BWTS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해 IMO(국제해사기구)가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협약은 국제해역을 항행하는 모든 상선에 BWTS 장착을 의무화했다. 평형수를 주입할 때 유입된 해양생물이 다른 나라 항구에서 배출되면서 발생하는 해양 생태계 교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세계 BWTS 시장규모는 약 9000억원(2015년 엔케이 집계자료 기준)이다. 2017년 협약이 발효돼 신조선은 즉시, 현존선은 유예기간(2024년) 안에 평형수 처리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엔케이는 오존을 이용한 BWTS를 개발했다. 공기 중 산소를 오존 가스로 전환해 밸러스트 탱크에 있는 미생물을 살균하는 방식이다. 2009년 IMO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BWTS 재료중 하나인 오존 발생기(OZONE GENERATOR)는 수입하고 있다.
엔케이가 개발한 오존 분사 방식 BWTS는 선박 메인 수처리 배관 변경 없이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설계를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 설치기간도 짧아 선박 운항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산소발생기, 오존발생기 등 별도 장치가 필요해 경쟁기술인 전기분해나 자외선 방식보다 기본 설비 규모가 크고, 전력소모량도 많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엔케이는 2011년 본격적인 BWTS 수주 활동을 펼쳐 2012년부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로 국내 조선소인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에 판매하고 있다. 해외는 홍콩 밍 와 쉬핑(Hong Kong Ming Wah Shipping), 그리스 마란 가스(MARAN GAS MARIRIME) 등 조선소, 선주사에 공급하고 있다.
사업 초기와 달리 최근 BWTS 매출은 부진하다. 2012년 394억원이었던 BWTS 사업부문 매출은 2015년 758억원까지 증가했다. 2016년 571억원으로 줄어든 뒤 매년 감소해 2019년 15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BWTS 개발 업체들 사이 치열한 경쟁과 전방산업인 조선업 업황 악화가 겹쳤다. 국내 전체 선박 평형수 관련 개발업체 13곳(2016년 10월 기준)이 IMO 기술승인을 받아 국제시장에 제품을 판매중이다.
엔케이 전체 매출액도 2015년 이후 뒷걸음질쳤다. 2015년 25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2019년 1100억원 규모로 줄었다. 조선업황 침체 장기화로 신조선 수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BWTS 사업을 포함한 전체 사업부문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엔케이 주력사업은 선박용 소화장치 제조다. 지난해 매출비중은 50%(약 530억원)다. 주로 신조선을 발주할 때 수주가 발생한다. BWTS 사업과 함께 조선업황 영향을 받는 사업 포트폴리오다.
수익성 지표도 되돌리지 못했다. 2015년부터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매출이 감소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5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면 조선산업 회복이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엔케이는 오존발생기 기술을 발판 삼아 조선업에 의존적인 사업구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엔케이 관계자는 "오존발생기 개발은 이제 시작단계로 구체적 R&D 일정은 밝히기 어렵다"며 "기술개발을 마치고 육상 수처리 장치 판로 확대에 초점을 둔 사업계획을 짜겠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롯데그룹 재무 점검]롯데케미칼, 불황 단기 대책은 자회사 지분 감소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휠라홀딩스, 중장기 현금흐름 유입처는 매그너스홀딩스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휠라홀딩스, 북미 법인 빅배스 노리나
- [조달 전략 분석]이수그룹, PCB 계열사가 전지 소재사 인수한 까닭은
- [2024 이사회 평가]CJ CGV, 충분한 안건 검토 기간…평가 체계는 미비
- [2024 이사회 평가]HD현대건설기계, 보상위 신설…대표이사·의장 분리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HD한국조선해양, 조선 3사 동반 차입금 상환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HD현대마린솔루션, 공모자금 덕에 순현금 전환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HD현대일렉트릭, 순현금 전환 목전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칠성음료, 내부 피드백 활발…외부 공개는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