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KAL 기내식 인수 한앤코, 빅딜로 반사이익 얻나공급처 일원화 가능성 높아…기존 계약 변수
최익환 기자공개 2020-11-18 08:32:22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7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양대 민항사 통합이 현실화되며 대한항공의 기내식기판사업본부를 인수하는 한앤컴퍼니에게도 반사이익이 기대된다.이르면 올 연말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인 상황에서 대한항공과의 장기공급계약이 아시아나항공으로 확대될 경우 매출 증대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시설투자를 통한 생산용량 증설이 필요할 전망이지만 항공업황 개선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존에 맺은 기내식 계약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진칼 이사회는 대한항공을 통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방안을 공식화했다. 3자연합과의 소송전은 물론 국내외 경쟁당국의 승인 등 다양한 산이 남아있지만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항공산업과 유관산업 전반에 대한 대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정비부문(MRO)과 기내식의 경우도 양사의 통합이 유력하다. 실제 MRO 사업의 경우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사업을 합쳐 신설법인 설립이 점쳐진다.
◇아시아나 빅딜에 KAL 기내식 인수한 한앤코 재조명
지난 8월 대한항공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키로 한 기내식 및 기내판매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당초 대한항공이 총 9906억원에 기내식기판사업을 한앤컴퍼니가 설립하는 신설회사에 영업양도한 뒤, 대한항공이 신설회사 지분 20%를 취득하고 장기공급계약을 맺기로 했다. 연내 거래종결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대한항공과 기내식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한앤컴퍼니의 신설법인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한항공과 연관된 법인으로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전량을 공급받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라는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내식법인의 우선매수권을 대한항공이 쥘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공급 일원화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떨어져나간 기내식 법인에 출자까지 진행하는 상황에서 해당 법인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까지 맡는 것이 더욱 합리적인 방안”이라며 “대형화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더 안정적인 조건으로 기내식을 공급받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사를 옛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본부로 당장 변경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생산용량 증설을 미뤘던 대한항공의 기내식 생산용량이 아시아나항공까지 감당하기엔 어려운데다, 아시아나항공이 기존에 맺은 기내식 공급계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8년 기내식 공급부족 사태를 겪으면서도 게이트고메(Gate Gourmet)와 2048년까지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
◇HDC 인수추진 때도 기내식 변경 가능성 제기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관련 계약은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추진 당시에도 논란이 됐던 바 있어, 이번 거래와 이어지는 구조조정을 통해 계약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당초 금호그룹이 게이트고메코리아라는 합작법인을 세우며 금호홀딩스에 대한 지원을 유치했던 만큼, 기내식 공급비용에 이 지원비용이 산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7년 당시 게이트그룹은 금호홀딩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을 인수한 바 있다.
이처럼 금호그룹에 지원을 진행했던 게이트그룹의 주인은 지난해 중국 하이난항공그룹에서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RRJ캐피탈(RRJ Capital)로 바뀐 상황이다. 사업파트너인 하이난항공과의 연결고리가 사라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이 게이트고메를 사업파트너로 이어갈 유인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었다. 이젠 대한항공 산하에 들어오면서 더 이상 해외 항공그룹과의 제휴를 진행할 필요성도 사라졌다.
때문에 산업은행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 기내식 공급계약을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기내식공급단가가 기존 대한항공의 계약보다 비싸거나 더 이상 계약을 이행해야할 메리트가 없다는 판단에 다다를 경우 공급처를 일원화해 효율성을 높일 것이 유력하다.
◇증설 불가피, 게이트고메코리아 인수 등 방법도 거론
애초에 대한항공이 기획했던 기내식생산용량의 증설작업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대한항공은 김포 기내식센터를 인천으로 통합하려던 계획을 코로나19로 인해 잠정 보류했다. 현재 인천 중구 운서동에 위치한 인천 기내식센터 옆에 제2공장을 지어 생산용량을 늘리는 동시에, 부지 사용기한이 만료되고 시설이 노후화된 김포센터를 폐쇄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의 기존 기내식 계약이 해제될 경우 당초의 증설계획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기존 계약이 2048년까지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위약금 등을 고려해 계약 유지로 방향이 정해질 경우, 한앤컴퍼니가 얻을 수 있는 빅딜의 반사이익은 반감될 여지가 크다.
이 경우 볼트온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전략을 수행해온 한앤컴퍼니에게 남을 선택지는 게이트고메코리아 등 국내 기내식 업체의 인수가 될 전망이다. 기존 업체 인수를 통해 투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시장 재편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결국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기존 기내식 계약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국내 기내식 시장의 판도 역시 변화할 것”이라며 “어떤 방법이건 아시아나항공이라는 구매자의 힘이 줄어드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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