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日연결 계열사 지배력 변경에 속도낸다 日지분인수·자사주매입 '다양한 전략' 활용…글로벌로지스·케미칼·칠성 타깃
최은진 기자공개 2020-11-30 11:22:09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7일 12: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는 그룹 모기업 역할을 하지만 재무회계적으로 주요 계열사들은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묶여있다. 보유 지분율이 과반을 넘지 않더라도 사실상 지배력(De Facto Control)이라는 개념을 활용하면 충분히 종속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일본 롯데그룹 지분이 발목을 잡는다.올 들어 롯데지주가 일본과의 지분고리를 끊는 작업에 몰두하는 이유다. 롯데케미칼 지분을 장내매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호텔롯데가 보유하던 지분 전량을 매입키로 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엔 자사주까지 취득키로 했다. 일본 롯데그룹 지배력을 넘어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2017년 10월 출범한 롯데지주는 450여개의 계열사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한국 롯데그룹을 아우르는 모기업이 됐다. 그러나 재무회계기준으로 보면 굵직한 계열사 대부분이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핵심 계열사 중 종속기업으로 분류된 곳은 롯데제과·코리아세븐·롯데정보통신 정도 뿐이다. 롯데쇼핑·롯데케미칼·롯데칠성·롯데푸드·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은 관계기업이다.
일본 롯데그룹과의 연결고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법 및 회계기준 등을 적용할 때 한국 롯데그룹과 일본 롯데그룹은 다른 기업집단으로 구분한다. 더욱이 일본 롯데그룹은 여전히 지배력이 모호하기 때문에 아무리 신동빈 회장이 총괄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집단으로 선을 그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롯데지주가 일본 롯데그룹보다 계열사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더라도 일본 롯데그룹의 지배력을 완전히 무시하긴 어렵다고 판단한다. 일본 롯데그룹의 지분율을 완전히 배제하거나 롯데지주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종속기업으로 삼을 수 있다.
예를들어 롯데제과의 경우 일본 롯데그룹이 보유한 지분율이 16%에 달하지만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다. 롯데지주가 48.42%, 신 회장이 1.87%를 확보하고 있어 과반 이상 지분율 요건을 충족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관계기업인 롯데케미칼의 경우엔 롯데지주가 보유한 물량이 24.61%에 불과한 데 반해 일본 롯데그룹 지분율이 30%에 달한다. 롯데칠성음료도 지주 지분율이 26.54%고 일본 롯데그룹 지분율이 16.16%로 적지 않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엔 지주 지분율이 46%나 되지만 일본 롯데그룹 지분율도 25%나 된다. 모두 종속기업으로 삼기에 무리가 따른다.
롯데지주는 이를 순차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특히 올해 적극적으로 차입을 일으키는 동시에 지주사 출범 당시 인수했던 해외 자회사를 각 계열사에 매각하며 확보한 현금을 동원해 계열사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다.
첫 타깃이 롯데푸드였다. 6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푸드 지분을 시간외매매로 주당 36만9000원, 총 555억원에 전량매입했다. 롯데지주가 롯데푸드 지분율 36.37%를 확보하게 됐고 일본 롯데그룹은 L제2투자회사 보유분 4.34%만 남게 됐다. 롯데푸드의 회계분류는 곧바로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전환됐다.
다음 타깃은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엔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49만5732주 전량을 매입했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지분율이 44.59%에서 46.04%로 늘어났다.
롯데케미칼의 경우엔 우선 장내매입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분율을 늘리는 방식을 썼다. 그러나 늘어난 지분율은 1%포인트에 그쳤다. 장내 매수만으로 30%를 넘어서는 일본 롯데그룹의 지배력을 넘어서기 쉽지 않다는 판단으로 호텔롯데가 보유 중인 롯데케미칼 지분 전량인 24만5351주(0.72%)를 매입키로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자사주 42만110주(4.68%)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지주 지분은 기존 보유물량 34.58%에 더해 총 39.26%로 늘어난다. 향후 호텔롯데 등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롯데글로벌로지스나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의 지배력이 당장 종속기업으로 격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일본 롯데그룹이 확보하고 있는 지분율이 20% 안팎으로 적잖은 수준이다. 롯데푸드와 같이 일본 롯데그룹 지분율을 5% 미만으로 유의미하게 낮추지 않는 한 지배력 변경까진 갈 길이 멀다.
이를 고려해 내부적으로도 추가로 지분 매입 방안을 고심 중이다. 다만 자금사정을 감한해 이 작업은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롯데지주가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은 541억원에 불과하다. 호텔롯데가 보유 중인 롯데케미칼 지분 인수에 총 709억원, 롯데칠성음료의 자사주 매입에 414억원이 투입된다.
롯데지주 내부 관계자는 "사실상 지배력이라는 개념이 있지만 해석이 다소 미묘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케미칼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종속기업으로 변경된다는 통지를 받지 못했다"며 "아직 일본 롯데그룹 지분율이 상당하기 때문에 추가로 지분을 더 매입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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