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KT]주가 바닥인데…뒷걸음질 치는 보상체계⑥이사진 주가부양 동기부여 한계…'롤모델' GE, 주가연동 파격 성과급
최필우 기자공개 2020-12-08 07:14:43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2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이사회가 직면한 최대 고민은 주가다. 2000년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영광을 뒤로한 채 주가가 20년째 지지부진하다. 경영진이 주가 상승 의지를 밝히고는 있으나 여의치 않다. 더욱이 이사진에 주가 부양 동기를 부여할 만한 보상체계도 미흡하다. 오히려 주가와 연계된 보상체계가 후퇴하는 정책도 썼다.KT 이사회의 롤모델이라 할 수 있는 제너럴일렉트릭은 주가와 연동된 보상체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작년 CEO가 수령한 급여의 절반 이상이 주가와 연동된 성과급이다. 사외이사도 주식을 대량 보유해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유도한다. 이같은 구조가 지난해 주가를 54% 끌어 올린 원동력이다.
◇KT, 주가 연동된 사내이사 장기성과급 축소
KT가 이사진에 지급한 보수 총액은 10년 전보다 줄었다. 2010년 47억원이었던 보수총액은 지난해 36억9000만원이 됐다. 사외이사(감사위원 제외)와 감사위원 평균은 각각 9000만원, 1억원으로 2000만원 씩 늘었으나 등기이사 보수가 3억9000만원 줄어 9억8000만원이 됐다.
등기이사 보수가 감소한 건 대표이사 회장 급여가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구현모 KT 대표는 6억6000만원을 수령했다. 전임 대표인 황창규 전 KT 회장이 같은 기간 받은 22억5100만원에 비해 대폭 줄어든 금액이다.
과도한 대표이사 의전을 해소한 것과 별개로 성과에 연동된 보상도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근로소득은 △기준급 △직책급 △단기성과급 △장기성과급 △기타소득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단기성과급과 장기성과급이 성과에 연동된 제도다. 단기성과급과 장기성과급 모두 기준급의 0~180% 범위 내에서 정해지다가 2020년에는 장기성과급 가능 범위가 0~140%로 축소됐다.
장기성과급은 총 주주수익률과 그룹 EBITDA 달성 정도에 따라 지급된다. 매출, 영업이익, 당해년도 주요사항 등을 기반으로 산정되는 단기성과급과 달리 주가 부양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성격이 강하다. 구 대표가 취임 후 주가 부양 의지를 표하고 있으나 정작 보상 체계에선 중요도가 낮아진 셈이다.
사외이사에 대한 주식보상도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이끌어 내기엔 미흡하다. KT는 사외이사에게 △월정액 △참석경비 △주식보상 △기타소득을 보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주식보상은 1인당 20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으로 제한돼 있다. 추후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거둘 수 있으나 주가 부양에 따라 월정액 급여나 주식보상 규모가 커지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GE CEO 총 보수의 66%가 성과기반주식
로렌스 컬프 제너럴일렉트릭 CEO는 2019 회계연도 급여로 2360만달러(약 260억원)를 수령했다. 급여 수준 만큼이나 성과기반주식(PSU) 비중이 두드러진다. 그의 경영 성과에 따라 주어진 성과기반주식 금액은 1550만달러(약 170억원)로 전체 급여의 66%를 차지한다.
지급된 성과기반주식 규모는 상대적 총주주수익률(TSR)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S&P500 과 수익률 성과를 비교했고 목표는 55 백분위였다. 상위 45% 안에 드는 걸 목표로 삼았다는 얘기다. 2019년 S&P500이 23% 오를 때 제너럴일렉트릭 주가는 54% 상승하며 고성과급 근거가 마련됐다.
이같은 CEO 성과급 체계는 이사회가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마련될 수 있었다. KT가 당장 글로벌 기업 수준으로 장기성과급 비중을 높이긴 어려우나 주가 부양이 시급한 현 상황을 고려하면 주가와 연동된 급여 체계가 필요하다.
사외이사 주식 보유도 이사회 차원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 마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제너럴일렉트릭 사외이사 10인이 보유한 주식은 지난해 말 기준 6857만2663주다. 같은 시점 주가(11.18달러)를 감안하면 7억6664만달러(약 8443억원)어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인당 844억원 수준이다.
KT는 지난 3분기말 기준 사외이사 8명 중 5명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강철 943주, 김대유 943주, 유희열 472주, 성태윤 472주다. 지난 1일 종가로 계산한 주식 가치는 이 이사와 김 이사가 2286만7750원, 유 이사와 성 이사가 1144만6000원이다. 과감한 주주가치 제고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는 금액이다.
표현명 사외이사의 경우 1만684주를 보유하고 있다. 가치가 2억5908만7000원으로 사외이사 중 가장 크다. 다만 KT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장기성과급으로 받은 주식이 대부분일 것으로 추정된다. 사외이사에게 주어진 보상으로 해석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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