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홈쇼핑 합종연횡 바람…SK스토아, 11번가와 손잡을까 T커머스 단일 사업 한계 과제…모회사 SK텔레콤, 합병 필요성 '글쎄'

정미형 기자공개 2020-12-07 10:06:5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3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T커머스(데이터홈쇼핑) 사업을 영위하는 SK스토아가 SK텔레콤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입지가 변화했을 때부터 11번가와의 합병 이야기가 공공연히 돌았다. SK텔레콤이 SK스토아를 굳이 자회사로 승격한 데는 커머스 사업을 담당하는 11번가와의 합병을 염두에 뒀을 것이란 분석에서였다. 두 곳 모두 합병 가능성에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합병설은 가설로 끝이 났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현재 이번에는 ‘합병설’이 아닌 ‘합병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들어 홈쇼핑 업계에 합종연횡 바람이 불면서다. 지난달 홈쇼핑 업계 1위 GS홈쇼핑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운영하는 GS리테일과의 합병을 대대적으로 밝혔다. 온·오프라인 채널 통합을 통해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이유에서다.

SK스토아와 같은 T커머스 업체인 KTH도 최근 KT엠하우스와의 합병을 밝혔다. KTH는 T커머스 선발주자로 K쇼핑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 쿠폰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키워온 KT엠하우스와의 합병을 통해 KTH가 상대적으로 약한 모바일 쪽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홈쇼핑 업체가 이 같은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장기적인 시각에서다. TV를 통한 홈쇼핑 수요가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홈쇼핑 업계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이런 고민의 결과가 각종 사업체 결합이나 계열사 연계로 발 빠르게 이어지는 것이다. CJ오쇼핑이 CJ E&M과 합병해 합병 CJ ENM을 탄생시킨 것도, 현대홈쇼핑이 지주체제로 전환하며 각종 자회사로 성장 동력을 발굴해온 것 등도 같은 맥락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홈쇼핑 업계를 벗어나 유통 전반으로 테두리를 확대하면 이 같은 합종연횡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계열사 내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들은 합쳐지고 찢어지며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온라인 사업을 하는 SSG닷컴을 떼어내 독립 법인으로 두며 힘을 실어주고 있고, CJ는 네이버 협업을 통해 시너지 모색에 몰두하고 있다 .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을 통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유통업계에선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당장 11번가도 미국 유통 공룡인 아마존과 손을 잡았다. 쿠팡, CJ-네이버 연합군 등 이커머스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데 대한 대응 차원이자 동시에 차별화된 혜택 제공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적에서다. 아마존이 11번가의 지분을 순차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이며 최대 30%까지 투자가 이뤄질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머지않아 SK스토아도 11번가와 합병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홈쇼핑 업체와 이커머스 업체의 결합은 커머스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유사성이 높은 데다 이미 제휴몰 연동 판매 등을 통한 협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SK스토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T커머스 사업 하나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SK의 생각은 다르다. 지금으로써는 SK스토아와 11번가와의 합병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커머스 업체인 11번가와 T커머스 업체인 SK스토아가 완전 다른 사업체고 겨냥하는 시장도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SK스토아가 자회사로 승격됐을 초기만 하더라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두 개 커머스 사업체를 합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서로 다른 시장이란 인식으로 합병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SK스토아와 11번가 모두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도 한몫했다. 합병하지 않아도 독자생존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인식에서다. 11번가 입장에서도 아마존을 등에 업으며 기업공개(IPO) 걱정도 어느 정도 덜게 됐다. 11번가는 재무적투자자(FI)들과 2023년까지 상장을 약속했는데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안정화하고 덩치도 키워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스토아 관계자는 “현재까지 11번가와의 합병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