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캐피탈, 디지털 조직 강화…리테일 키우기 박차 내년 초 디지털혁신실 규모 확대 계획, 신임 대표 치적 만들기 목적도
류정현 기자공개 2020-12-16 07:34:30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5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캐피탈이 내년부터 디지털 조직 강화에 나선다. 이번 달 열릴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다. 여전업계 전반적인 흐름에 발을 맞추는 동시에 리테일 부문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15일 여전업계에 따르면 농협캐피탈은 내년 초부터 디지털 조직을 확장해 운영한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기능이나 조직 규모를 한층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이룰 계획이다.
현재 농협캐피탈의 디지털 관련 업무는 디지털혁신실에서 담당하고 있다. 디지털혁신실은 조직구조 상으로 경영지원본부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그 산하에는 디지털전략팀과 IT통합지원팀을 두고 있다.
농협캐피탈 관계자는 "논의 중인 안건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는 다소 이르다"며 "디지털 조직 확대에 대한 내용이 확정되려면 이번 달 23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승인이 나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농협캐피탈은 그간 꾸준히 디지털 체질개선을 추진해왔다. 일례로 내년 2월 도입할 예정인 전산체계인 차세대 시스템의 안정화를 차기 주요 현안으로 삼고 있다. 차세대 시스템이 도입되면 업무 공통은 물론이고 주요 자산관리 및 고객관리나 내부통제 방식 등도 디지털화된다.
이처럼 농협캐피탈이 디지털 체질개선에 적극 나서는 건 리테일 부문의 성장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캐피탈의 9월 말 기준 가계일반대출 금액은 1조2661억원이다. 지난해 1조473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약 21% 증가했다. 기업자금대출도 같은 기간 증가했지만 그 폭이 작았다.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2조116억원의 기업자금대출이 있었는데 전년 동기보다 6.5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기업자금대출 성장세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18년 9월 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12% 성장률을 보였는데 이듬해인 2019년 9월 말 기준으로는 직전연도 동기 대비 9.67% 역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전체 대출채권 중에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간 격차도 좁아지고 있다. 2017년 9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1조원이 넘었던 두 대출 사이의 차액은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745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이번 디지털 조직 확장을 전적으로 리테일 자산을 늘리기 위한 전략만은 아니라는 게 농협캐피탈의 입장이다.
농협캐피탈 관계자는 "리테일 자산을 고려했을 때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리테일 자산 성장이 주요한 이유라기 보다 디지털 전환은 여전업계에서 이미 필수요소가 된 점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로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디지털 조직 확장 기조는 비단 농협캐피탈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일찍이 현대캐피탈, KB캐피탈, BNK캐피탈의 경우 디지털 부서를 별도로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현대캐피탈은 CEO밑에 디지털부문을 바로 편성했다. 디지털부문 산하에도 AI사업본부, IT본부, 디지털신사업본부, 디지털프로덕트본부 등 총 4개 본부가 자리하고 있을 만큼 거대한 규모를 갖추고 있다.
KB캐피탈의 경우 자동차 거래 플랫폼인 'KB차차차'를 디지털사업부에 일임하여 맡기고 있다. 디지털사업부는 디지털사업본부 산하로 차차차운영팀과 차이지운영팀으로 구성돼있다. KB차차차가 KB캐피탈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디지털사업본부는 핵심 부서일 수밖에 없다.
BNK캐피탈 역시 D-IT 사업본부를 대표이사 산하로 편제해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산하에는 디지털사업부와 IT지원부를 편성했다. BNK캐피탈에서 대표이사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는 본부는 리스크관리본부와 D-IT본부 외에는 없다.
농협캐피탈의 디지털 조직 확장이 신임 대표이사 취임과 동시에 이뤄질 예정이란 점도 주목된다. 농협캐피탈의 차기 대표이사 최종후보로는 박태선 농협은행 부행장이 낙점됐다. 이번 달 30일 농협캐피탈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이 날 경우 내년 1월 1일부로 디지털 조직 개편과 맞물려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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