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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5조 안착 농협캐피탈, 건전성관리 ‘시험대’ NPL비율 2%대 진입, 대손충당금 상승 연결… 레버리지배수 9배 초과

진현우 기자공개 2020-05-14 11:19:1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1일 1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캐피탈이 2008년 농협금융그룹 품에 안긴 지 12년 만에 영업자산 5조원에 안착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신규여신이 급격하게 늘어난 결과다. 다만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작년 말 대비 급증하며 충당금 설정액이 증가했고, 순이익은 자산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레버리지배수도 처음으로 9배를 초과하며 여신건전성 관리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농협금융그룹이 발표한 ‘2020년 경영실적’에 따르면 농협캐피탈은 1분기 105억원의 실적을 거둬들였다. 전년 동기(125억원) 대비 약 16% 감소한 수치다. 올해 3월 기준 총자산은 지난해 12월(4조9603억원)보다 5760억원 늘어난 5조5363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4조원을 넘어선 농협캐피탈이 5조원을 돌파한 건 3년 만이다.

다만 고속성장을 한 탓에 레버리지배수(총자산/자기자본)는 9배를 넘어서며 감독당국의 규제비율(10배)에 가까워졌다. 분자에 해당하는 총자산은 작년 말보다 6000억원 늘어난 반면 자기자본은 오히려 약 40억원 가량 줄어든 결과다. 자기자본이 자산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한 건 충당금 설정으로 이익잉여금 규모가 그만큼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협캐피탈은 올해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신규여신이 늘면서 볼륨성장이 있었지만, 대손충당금 규모도 1017억원으로 전년 동기(994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작년 한해 900억원 안팎에서 관리되던 충당금이 다시 1000억원을 넘어선 건 NPL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협캐피탈의 NPL은 920억원으로, 작년 말(795억원)보다 125억원 증가했다.

NPL비율도 2.06%를 기록하며, 1%대에서 관리되던 지난해와 대비됐다. 캐피탈사의 고객층은 주로 중·저신용 등급의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이 차선책으로 찾는 곳이 캐피탈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와 차주의 상환능력 약화에 보수적으로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농협캐피탈은 기업대출·산업재금융 비중이 가계대출·자동차금융보다 많다. 특히 산업재금융은 건설기계와 산업차량 등의 구매할부나 리스를 해주는 업종이라, 경기침체 상황에선 그만큼 리스크관리 중요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건당 액수가 크고 경기 민감도가 높은 여신 포트폴리오 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작년 말 일반대출(2조9900억원)에서 기업대출(1조8687억원)과 가계대출(1조1221억원)은 각각 62%, 38%로 집계됐다. 지난해 할부금융 자산(2539억원)에서 산업재금융(2230억원)은 약 88%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농협캐피탈은 농협금융지주의 유상증자에 힘입어 영업력을 확대할 수 있는 재원을 수월하게 확보했다. 자산·자본 성장에 힘입어 신용등급도 상향곡선을 그릴 수 있었다. 다만 고속성장을 해온 탓에 연체율과 NPL비율 등 주요 건전성 지표가 낮게 산출돼 왔기 때문에, 가려진 잠재부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시화될 수 있어 산업별 경기추이를 고려한 밀착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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