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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 금융채시장 판도 변화]카드사 외화조달, ABS에서 공모채로 중심 이동③코로나19 속 조달 다변화 관심…신한카드, 비용절감 경쟁력 입증

피혜림 기자공개 2020-12-16 14:16:50

[편집자주]

한국물 이슈어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민간 금융사의 기세가 거세다. 발행시장 중심에 있는 상업은행은 물론 금융지주사와 여전사, 증권사, 보험사 등이 빠르게 조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2020년에는 국내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동시에 시장에 진입해 다채로움을 한층 끌어올렸다. 금융사의 한국물 시장 진입과 조달 흐름 변화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5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카드사의 외화 조달 환경이 바뀌고 있다. 금리 경쟁력 등이 부각됐던 외화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반면 은행채 대비 가산금리(스프레드)가 상당했던 선순위채 시장은 조달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ABS와 일반 채권 간 달라진 발행 여건을 가시적으로 보여준 건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올 10월 외화채 발행에 나서 외화 ABS보다도 낮은 금리를 달성했다. 한국물 위상 제고와 계열 은행이 구축한 신뢰 관계 등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결과다. 관련 업계에서 카드채 부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한국물 카드채 등장, ABS 대비 경쟁력 입증

신한카드 복귀로 한국물 카드채가 13년만에 재등장했다. 신한카드는 올 10월 4억달러(5년물)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신한카드는 외화 ABS 차환을 위해 이번 발행에 나섰다.

그동안 국내 카드사의 주요 외화 조달처는 ABS 시장이었다. 카드사의 경우 조달 비용이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신용카드사용대금채권·현금서비스이용대금채권 등의 자산을 활용한 ABS로 발행금리를 절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코로나19발 경기 침체 등으로 카드 연체율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외화 ABS 투자 기관의 요구 수익률이 높아졌다.

외화 ABS에 대한 조달은 악화된 반면, 한국물의 경쟁력은 부각됐다. 2007년 현대카드와 신한카드 등은 공모 한국물 데뷔에 나서 은행채보다 상당히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했다. 조달 비용 등을 고려해 자산을 활용하는 ABS로 발길을 돌렸던 이유다.

하지만 한국물 위상 제고 등으로 카드채에 요구되는 금리 프리미엄이 줄어들자 ABS와 한국물간 격차가 크게 줄었다. 도리어 한국물 발행이 ABS보다 금리 경쟁력이 높은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올 10월 발행한 외화채 금리를 미국 5년 국채금리(5T)에 107.5bp 더해 확정했다. 이는 변동금리 환산시 리보(Libor)에 100bp 가량을 가산한 수준으로, 당시 국내 카드사의 외화 ABS 조달 금리(Libor+130~140bp) 대비 낮았다.

◇은행 계열사로 투심 확대…조달 다변화 효과도

한국물과 ABS간 경쟁력이 뒤바뀐 건 달라진 투심 때문이다. 한국물 은행채를 담아온 글로벌 기관들은 새로운 형태의 채권이나 계열사 크레딧물로 관심을 넓혔다. 국내 은행채가 점차 스프레드를 줄여나가자 해당 투자로는 이전만큼의 수익률을 겨냥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은행 계열 카드채의 경우 비교적 수월한 세일즈가 가능하다는 후문이다. 카드사의 경우 과거 은행 사업부에서 분사돼 사업적 연결성이 긴밀하다. 당시 은행에 투자했던 기관들의 경우 이해도 역시 높다.

반면 외화 ABS는 국내 카드사의 잇따른 발행으로 기관 투자 한도에 도달하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외화 ABS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조달통로 다변화에 대한 갈망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관련 업계에서 점차 카드사의 한국물 발행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관측하는 배경이다. ABS 대비 금리 경쟁력이 상당해진 데다, 한국물로 발행처를 넓힐 경우 조달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한국물 발행의 경우 기획재정부와의 논의가 필수적인 점은 변수다. 한국물을 찍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윈도우(window)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초도발행사가 이 관물을 통과하기란 녹록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채의 등장은 ABS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카드사의 경계심과 한국물 위상 제고로 투자처를 넓히려는 기관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며 "신한카드 딜로 ABS보다도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한 이상 국내 카드사의 조달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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