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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임팩트투자]'착한 투자' 닉네임, '성과 측정' 도구가 없다ⓛ'사회공헌' 순기능 불구 정량평가 한계, 회수 걸림돌 선순환 막혀

임효정 기자공개 2020-12-17 08:13:19

[편집자주]

벤처투자업계에 '착한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환경, 고용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는 임팩트 투자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회수다. 투자와 성장, 회수로 이어지는 벤처투자 생태계에서 성공적인 회수는 재투자의 선결조건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회적 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측정 기준이 미흡한 실정이다. 임팩트 투자 시장의 선순환 구축을 위한 업계의 노력과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6일 13: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투자시장에서 임팩트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은 2018년이다. 임팩트 투자는 수익을 창출하면서 사회와 환경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를 말한다.

그간 임팩트 기업 투자는 사회공헌 성격에 가까웠다. 이 때문에 자금 회수 요구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투자 방식의 하나인 임팩트펀드가 만들어지면서 선순환을 위해 회수와 재투자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임팩트 투자에 통용되는 사회적 가치 측정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사회적 성과를 평가하는 잣대가 없어 펀드 실적에도 반영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임팩트펀드의 사후 관리 및 회수 시점이 도래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커지는 임팩트 투자 시장, 정부 마중물 역할

임팩트 투자에 출자 재원이 매년 유입되는 데는 정부의 마중물 역할이 주효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18년 소셜벤처 활성화를 위해 1200억원의 임팩트투자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일회성 기부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 기업의 자립과 성장을 돕는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조치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통한 성공적인 투자 사례를 발굴해 풍부한 민간 자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도 깔렸다.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은 이때부터 별도 계정을 만들어 임팩트펀드의 물꼬를 텄다. 한국벤처투자는 2018년 당시 소셜임팩트펀드를 조성하는 데 500억원 을 출자했다.

한국성장금융은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성장금융이 조성한 사회투자 전용 모펀드 규모는 1000억원을 웃돈다. 2017년 증권유관기관이 73억원을 출자하고 성장사다리펀드가 117억원을 공동으로 출자해 임팩트펀드 조성에 시동을 걸었다.

이듬해 민간 출자자의 참여도 이끌어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KB금융그룹이 750억원을 출자하면서 연속성을 띄게 됐다. 여기에 성장사다리펀드가 250억원을 공동 출자하는 방식이다. 올해까지 총 1200억원 규모의 7개 하위펀드를 조성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운용사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모펀드 출자 비율은 최대 80%까지 설정한 데 이어 기준수익률을 하향 조절해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는 문턱을 낮췄다. 임팩트펀드의 경우 2% 이하로 설정돼 있다. 통상 5~8% 수준인 기준수익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기존 펀드대비 기준수익률을 낮추고 동시에 출자비율을 높여 왔다"며 "사회 투자에 대한 인식 제고로 점차 많은 운용사가 참여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회수 시점 도래, 성과 평가 한계 뚜렷

임팩트펀드가 3년차를 맞이한 만큼 사후 관리 시점도 다가왔다. 통상 펀드의 투자기간은 4년이며 존속 기간은 10년이다. 문제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만한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펀드의 일정 부분을 임팩트 기업에 투자했느냐 여부를 주목적 기준으로 설정했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별도 평가가 없어 기존 펀드와 차별화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회적 가치 평가에 대한 기준이 없다보니 벤처투자 생태계의 한 고리인 회수 걸림돌도 적지 않다. 재무적 이익은 수익률이란 지표로 보여지지만 임팩트 투자의 또 다른 미션인 사회적 가치 성과를 측정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수익률을 기준으로 평가 받는 국내 벤처투자시장에서 임팩트펀드는 높은 회수 성과를 실현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는 자금 회수 고리가 정체돼 선순환 구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문제를 낳는다.

회수 시점이 임박하면서 임팩트펀드 운용사의 고민은 깊다. 임팩트펀드를 운용하는 A 운용사는 "국내에서 회수는 일반적으로 IPO를 통해 이뤄지는데 사회적 기업의 경우 그 가치를 인정받기가 어려워 딜이 쉽지 않은 한계가 있다"며 "벤처투자시장에서 임팩트펀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B운용사 관계자는 "임팩트 투자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기업을 발굴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투자 방식"이라면서도 "사회적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측정이 가능해야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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