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500%' 효성첨단소재 믿는 구석은? '초격차 투자'로 차입금 늘어…타이어코드·산업용사, '에비타 3000억' 효자
이우찬 기자공개 2020-12-31 09:38:2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9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첨단소재가 500%를 넘는 부채비율을 기록 중인 가운데 주요 종속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의존도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다만 영위하는 사업 분야에서 견고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신용 이슈나 자금조달 등 재무적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효성첨단소재의 믿을 구석은 타이어코드, 산업용사 시장 1위 지위에 있다. 지난해와 올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타이어코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5%, 에어백 원사를 포함한 산업용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에 이른다.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에비타(EBITDA) 또한 대부분 타이어코드와 산업용사 부문에서 창출된다.
효성첨단소재는 ㈜효성이 영위하는 사업 중 산업자재 사업부문이 인적분할해 2018년 6월 신설됐다. 주력 제품은 PET 타이어코드로 시장에서 올 3분기 기준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 제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타이어보강재로 쓰인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산업용사의 경우 주로 안전벨트, 에어백에 쓰이는 원사로 제품별로 글로벌 1~2위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 지위는 안정적이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재무지표는 좋지 않다. 올 3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547.9%, 68.4%다. 분할 이후인 2018, 2019년 부채비율은 각각 443.9%, 524.3%였으며,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61.2% 68.0%였다. 분할 뒤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셈이다.
종속기업의 부채가 효성첨단소재의 전체 부채비율을 끌어올렸다. 별도 기준 효성첨단소재의 부채비율은 올 3분기 기준 171.9%로 떨어진다. 종속기업으로 독일 지주회사 구실을 하는 GST글로벌의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5224.8%다. 부채(4089억원)가 자본(78억원)의 52배 이상이다. 효성베트남의 경우 부채비율은 292.2%다.
효성첨단소재의 차입금도 종속기업에 대한 지급보증이 주를 이룬다. 올 3분기 기준 종속기업들의 운영·시설자금을 이유로 지급보증한 금액만 1조2000억원가량이다. 효성베트남이 4632억원, GST글로벌이 2666억원으로 채무보증금액이 가장 많다. 분할 당시 기준으로 보면 2018년 말 채무보증잔액은 9279억원으로 2년간 3000억원가량의 지급보증금액이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회사는 종속기업의 부채와 관련 초격차 전략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으로 보고 있다. 특히 높은 부채비율의 이유로 꼽히는 GST글로벌의 경우 에어백용 원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지출된 투자비용이 누적되며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GST글로벌은 ㈜효성이 2011년 인수한 글로벌 1위 에어백 원사 제조사다.
GST글로벌의 부채비율이 1만%에 육박했던 지난해에도 설비투자는 이어졌다. 자회사인 GST 오토모티브 세이프티(GST Automotive Safety) 등은 에어백 원사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2018~2020년 385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 유럽시장에서 에어백 원사 판매 증가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로 눌려있던 자동차산업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면 타이어코드와 에어백 원사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타이어코드의 경우 점유율 51%로 경쟁사가 사실상 없는 만큼 전방산업 수요 회복의 수혜는 효성첨단소재가 대부분 누릴 수 있다. 주력 제품의 수익성 개선으로 재무구조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다만 이자비용, CAPEX(자본적지출) 등을 고려하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효성첨단소재의 에비타와 올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 689억원을 더하면 연간 유동성 원천은 약 3700억원이다.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1조1279억원의 단기차입금에 연간 이자비용 500억원, 업계 추산 연간 1500억원 안팎의 CAPEX 등 자금 수요가 적지 않다. 3분기 기준 4167억원(담보설정액 1894억원)의 매출채권 등의 보유자산을 활용할 여지는 있다.
한편 효성첨단소재는 올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1조7022억원, 영업손실 25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4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3분기 11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빠르게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전사적으로 지속해서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며 "투자가 이뤄지는 가운데 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회사의 자금융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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