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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신사업 지도]HDC그룹, '사업형 지주사·종합부동산금융' 투트랙건설업 연관·이종사업 등 타깃, 순현금 9000억 실탄 두둑

이윤재 기자공개 2021-01-18 08:10:09

[편집자주]

수년전만 해도 건설사의 신사업 찾기 노력은 '빈말'에 그쳤다. 업황 침체기에만 반짝 등장했다가 본업이 회복되면 수그러들기 일쑤였다. 본업에서 영광이 재현되길 어렵다는 것을 느낀 걸까. 최근 건설사의 움직임은 확실히 달라졌다. 신설 조직을 세우고 신사업 매출을 따로 명시하는 곳까지 생겼다. 현금 보유고가 최대로 늘어난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 찾기에 분주한 건설사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속한 HDC그룹은 여느 곳보다도 신사업 의지가 강하다. 모태산업인 건설을 중심으로 부동산복합개발, 리조트 등 유관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도에서 나타난 것처럼 이종산업 진출 욕구도 상당하다. 이미 완성된 지배구조 체제 아래 지주회사인 HDC가 출범 당시부터 사업형 지주회사를 표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사업을 향한 분위기는 여느 때보다 무르익었다. 변동성이 큰 주택사업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수익원 확보 명분이 커졌다. 재원도 충분하다. 지주사인 HDC는 지난해 3분기말 연결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조원을 웃돈다. 이중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서만 2조8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갖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미리 자금을 조달한 덕택이었다. 여러 사업적 시도를 실험할 여력이 충분하단 의미다.

HDC그룹은 2018년 지배구조를 개편한 이래 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모태 사업인 건설업과 연관된 소위 잘할 수 있는 사업들이다. 선봉에 선 곳이 핵심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다. 건설과는 다른 나머지 영역은 그룹 전반의 방향성을 책임지는 지주회사 HDC를 중심으로 나머지 계열사들이 협업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나선 가장 눈에 띄는 사업확장 행보는 복합개발(mixed used development) 사업이다. 복합개발이란 주거, 업무, 상업, 연구, 문화, 숙박, 위락 등의 시설을 복합적으로 개발하며 도시를 설계하는 '디벨로퍼'다. 디벨로퍼 역량 강화를 위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8년 일본 디벨로퍼 회사 모리빌딩 서울지사장이었던 박희윤 전무를 영입해 개발운영사업본부를 맡기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는 광운대 역세권 개발과 공릉 역세권 개발, 용산철도병원 부지개발 사업 등이 굵직한 프로젝트로 꼽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공릉 역세권 개발과 용산철도병원 부지개발 사업을 위해 비히클(투자수단)로 리츠를 활용하고 있다. 그룹 관계사인 HDC자산운용이 해당 리츠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HDC자산운용은 지주회사 금산분리로 인해 정몽규 회장 등 오너일가 소유로 넘겨 운영하고 있다.

건설에서 더 나아간 영역이 레저사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9년 오크밸리 운영사 HDC리조트(옛 한솔개발) 경영권을 확보했다. 수십년간 운영해온 강원도 고성 아이파크 콘도나 자체 개발한 정선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에 이은 세 번째 리조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HDC리조트 지분 49.9%를 가진 최대주주다.

현재로서 단기간내 성과는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 지난해 3분기까지도 적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예상했던 턴어라운드 시기가 더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인수 당시부터 시너지로 여겨진 HDC리조트내 여러 개발사업은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 중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7706억원으로 집계된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6개사 중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현금 보유량이다. 본업에서 현금을 벌어들인데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원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3207억원), 공모사채(3000억원) 등 시장조달이 더해진 덕분이다. 이기간 총차입금(1조7866억원)을 감안하면 순현금이 9840억원에 달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유상증자 때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 불발시에 따른 플랜B도 설정했다. 디벨로퍼로 사업을 추진 중인 광운대 역세권 토지매입에 공모 유상증자대금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공모사채 중에서 인수재원으로 활용하려 했던 1600억원에 대한 용처는 미정이다.

건설업 유관사업 확장으로 정중동 행보를 보이는 HDC현대산업개발과 달리 그룹 지주사인 HDC는 다양한 신사업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DC 산하에 경영혁신팀과 사업기획팀 등이 주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사업형 지주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경남 통영에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며 에너지사업 진출에 첫걸음을 뗐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그룹 지주사인 HDC와 각 계열사들이 신사업 발굴에 협업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지주회사 체제를 만들었을 때부터 사업형 지주회사로 거듭나는 걸 목표로 삼았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HDC현대산업개발은 부동산 영역에서 금융사업, 리조트 등으로 사업확장을 통해 종합부동산기업을 타깃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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