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신사업 지도]GS건설, 수처리·모듈러 선봉장…M&A '힘싣기'조직 전진배치 2년차, 괄목 성장…부강테크 관계사 편입, 성장동력 교두보 역할
신민규 기자공개 2021-01-18 08:09:34
[편집자주]
수년전만 해도 건설사의 신사업 찾기 노력은 '빈말'에 그쳤다. 업황 침체기에만 반짝 등장했다가 본업이 회복되면 수그러들기 일쑤였다. 본업에서 영광이 재현되길 어렵다는 것을 느낀 걸까. 최근 건설사의 움직임은 확실히 달라졌다. 신설 조직을 세우고 신사업 매출을 따로 명시하는 곳까지 생겼다. 현금 보유고가 최대로 늘어난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 찾기에 분주한 건설사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3: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건설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GS건설이 선도적으로 진출해 있는 경우가 많다. 환경 분야는 스페인 수처리 업체 GS이니마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해외 모듈러 주택 기업과 같은 굵직한 인수합병(M&A)도 마무리지었다.기존 M&A를 통해 확보한 알짜 사업은 대부분 신사업부문으로 이관됐다. 우량한 재무제표를 발판으로 올해도 신사업 확대에 고삐를 쥘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딜이 무위에 그치긴 했지만 IT기술과 융복합된 스마트 기술 개발에 필요한 기업은 언제든지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신사업추진실→신사업부문 승격, 허윤홍 사장 전담
GS건설의 신사업 모색 시점은 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설업계가 해외사업에서 쓴 맛을 본 시기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더이상 승부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팽배하던 때였다. 외형 성장을 위해서 마진이 적은 수주를 굳이 붙잡을 이유도 없었다.
사업지원실에서 디벨로퍼 위주로 쌓았던 신사업 경험은 2018년 신사업추진실에 허윤홍 사장이 오르면서 구심점을 잡아갔다. 신사업추진실을 맡은지 1년만에 부사장으로 올라서고 이듬해 사장으로 초고속 인사가 진행됐다. 그룹 차원의 성장동력 발굴을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신사업 광폭 행보는 대형 건설사 조직에선 상당히 보기드문 사례로 꼽힌다. 건설사들이 신사업을 강화하겠다고 하면서도 성장하지 못한 데에는 기존 영업조직과의 경쟁구도가 간섭으로 작용했다. 기존 영업조직이 높은 수익을 낸 반면 신사업은 특성상 초기 사업성이 떨어져 착수하기 어려웠다. 투자심의 단계에서 퇴짜를 받기 쉬웠던 셈이다.
관련 조직이 신사업부문으로 전진배치되면서 경쟁사와는 차원이 다른 추진력을 얻었다. 그룹 오너일가가 수장인 데다가 다른 사업부문 대표와 동격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신사업부문을 보좌할 인물로 신상철 신사업지원그룹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허윤홍 사장이 사업 전면에 나서는 과정에서 금융거래 후방지원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GS이니마, 수직계열화 결실…모듈러·2차전지 재활용, 비용·환경 각광 '선제 투자'
GS건설이 신사업 항목에 넣은 것은 GS이니마(GS Inima Environment S.A)를 중심으로 한 수처리 사업과 주택 모듈러 사업, 베트남 해외 신도시 사업 등이다. 기존 플랜트 부문에 포함돼 있던 GS이니마와 건축주택부문에 있던 베트남 나베신도시 프로젝트를 떼어냈다.
수처리 사업에선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스페인 업체 GS이니마를 인수한 이후 10여년간 해외 환경업체를 편입해 수직 계열화 결실을 맺었다. 이니마 잔여지분을 890억원 가량에 사들여 GS이니마는 건설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GS이니마에서 GS이니마 브라질법인→BRK 암비엔탈의 산업용수 컨세션(Concession) 부문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컨세션이란 수처리 플랜트 시공을 넘어서 자산 투자를 통한 운영으로 수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산업용수 부문 인수에 3000억원 가량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수처리 분야에만 총 7000억원 이상 들인 셈이다.
GS이니마의 핵심기술은 크게 두가지로 해수담수화 기술과 하·폐수를 정화하는 정수시설이다. 해수담수화 기술의 경우 싱가포르 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정수시설과 관련해서는 부산에서 시와 협조해 스마트 양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양식은 육상에서 지어지는 구조로 폐쇄순환식 방식이라 오폐수를 정수하는 처리능력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모듈러 사업은 허 사장이 신사업추진실 담당 시절부터 눈여겨본 분야다. 그동안 건설인력 확보가 어렵고 임금이 비싼 선진국 위주로 형성되어 왔지만 국내에서도 건설인력 고령화와 인력난 및 환경 요건 강화로 필요성이 커졌다. 모듈러 공법은 레고블록처럼 구조물을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프리패브 공법의 일종이다.
폴란드 비아위스토크에 위치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Danwood S.A.)와 영국 소재의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Elements Europe Ltd.) 지분을 인수했다. 단우드사의 경우 인수규모가 1888억원으로 순현금유출액이 1570억원을 차지했다.
이밖에 2차전지 재활용 관련 사업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2022년까지 1000억원대 투자가 예정된 곳으로 연간 4500톤 규모의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 유가금속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두둑한 현금, 줄어드는 해외수주…시너지 사업, M&A 의지
신사업에서 전방위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금 보유고는 업계 우량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에는 언제든지 인수에 나설 여지가 있는 셈이다. 전체 신규수주 가운데 해외 먹거리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점에서 해외영역에서 신사업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GS건설은 지난해 3분기말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이 1조8000억원대로 대형사 중 세번째로 많았다. 전년대비 29% 늘어난 수치다. 국내 주택현장에서 안정적인 분양실적을 바탕으로 수익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였다.
본업 수익이 안정적인 데다가 신사업부문도 매출 외형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 사업을 위한 실탄 확보에는 무리가 없다. 임병용 GS건설 부회장도 프리패브(Prefab),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사업 외연을 확장하면서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신년사를 낸 바 있다. 신사업 육성을 위해 시너지 창출이 기대되는 경우에는 선별적으로 인수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수주는 안정적인 편이지만 해외수주가 부진하다는 점에서 신규 먹거리 확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해외사업에서 선별적 수주를 이어가고 있어 외형은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신규수주 목표치를 11조5000억원으로 내세웠는데 국내에 8조원, 해외에 3조원대를 배정했다. 지난해 3분기 해외수주 달성률은 38%(1조2300억원)에 그쳤다. 국내수주가 같은 기간 이미 76%(6조2830억원)까지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신사업 교두보 역할을 할만한 강소기업과는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GS건설은 친환경 수처리 업체 부강테크 지분 29%(180억원)를 취득해 관계사로 편입했다. 부강테크는 부지절감 기술, 하수 재이용 기술, 하수처리장의 에너지 생산과 절감을 통한 에너지 자립화 기술 등 하수처리 통합 솔루션을 보유한 강소기업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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