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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CC 파기환송에 주목받는 'IPO 불씨' 상장 확약 조항 유효…실적 개선 뚜렷

김병윤 기자공개 2021-01-19 10:47:07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8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무적투자자(FI)가 제기한 두산인프리코어차이나(DICC) 지분매매대금 지급 청구소송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자 FI의 투자금 회수에 이목이 집중된다. 관련해 과거 실패했던 기업공개(IPO)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DICC의 체질개선이 뚜렷한 만큼 FI의 엑시트 수단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4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미래에셋자산운용PE·하나금융투자 등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제기한 매매대금 지급 청구소송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이 '피고가 매각절차에 협력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원고의 주위적청구(원고가 먼저 판결을 구하는 청구원인'를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FI는 예비적청구(주위적청구가 기각될 때를 대비해 예비적으로 청구하는 청구원인)에 초점을 맞춰 대응할 전망이다.

원고의 예비적청구는 제1예비적청구와 제2예비적청구 등 두 가지다. 제1예비적청구는 피고가 △매각절차에 협조할 의무 △중장기 사업 계획을 제공·설명할 의무 등 DICC 주주 간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핵심이다. 제2예비적청구는 피고가 원고의 투자금 회수안 실현에 적극 협조할 것처럼 원고를 기망했다는 내용이다.

원고의 예비적청구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원고의 주위적청구에 적잖은 타격이 가해진 만큼 예비적청구의 힘도 빠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제2예비적청구의 핵심인 '기망'은 의도적으로 상대를 속이려는 것으로 두산인프라코어와 투자업을 전문으로 하는 FI 사이에 인정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위적청구의 주요 논거가 대법원에서 깨진 만큼 이와 유사한 맥락인 제1예비적청구 또한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예비적청구가 받아들여진다면 FI는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지분매매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투자 원금에 지연이자를 받고 계약을 끝내게 된다. 반대로 예비적청구마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FI는 지분 20%를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FI는 이를 처리할 방안 마련에 재차 돌입해야 한다.

FI의 엑시트와 관련해 IPO에도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두산인프라코어와 FI는 2011년 지분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기업공개 조항을 포함했고, 이는 여전히 유효하다. 두산인프라코어와 FI 간 협의에 따라 IPO가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

IPO를 위해서는 두산인프라코어와 FI 간 의사결정만큼이나 DICC의 펀더멘탈이 중요하다. 기업의 펀더멘탈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주주가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FI 투자 후 IPO가 추진됐지만 DICC의 실적이 하락한 탓에 IPO는 성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FI 투자 후 IPO를 약속한 2014년까지 DICC의 영업이익률은 8% 안팎을 오갔다. 하지만 이후 매출 감소는 심각했다. 매출은 2011년 2조원에 육박했지만 점차 줄었고, 2013년에는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실적 악화는 계속돼 2015년 매출 2000억원대를 기록했고 그해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DICC는 2016년부터 턴어라운드를 보이고 있다. 2018년 1조원대 매출을 회복한 데 이어 영업이익률은 10%대로 제고됐다. 지난해 매출 또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적의 양적 개선뿐 아니라 질적 개선까지 이뤄졌다는 게 투자업계(IB) 관계자의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DICC는 과거 국내본사의 이익 보전으로 장부상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지만, 최근 중국사업을 통해 자체적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며 "△중국 내수 확대 △점유율 향상 △고정비 절감 △소형로컬업체 퇴출 등의 반사이익이 따르면서 우수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재판의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FI가 어떻게 투자금을 회수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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