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대 오른 LG 스마트폰]적자 누적 MC사업부…매각 성사 조건은②LG 사업 구조조정 과정서 매각 우선 고려…자본잠식·IP 매각 여부 변수
김혜란 기자공개 2021-01-27 07:37:18
[편집자주]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대전환기를 맞이했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빨라진 사업 재편의 바람이 MC사업본부에도 불었다. 과거 철수설이 불거질 때와는 사뭇 다르다. LG는 모든 가능성을 두고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를 재점검하고 있다. 더벨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의 현황과 향후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5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부 구조조정을 둘러싼 최대 쟁점은 매각 카드가 실현될 수 있느냐다. 실제로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LG그룹과 원매자가 매각구조에 대한 타결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LG가 자본잠식상태인 매물을 인수할 만한 인수메리트를 제시하느냐, 특허나 지적재산권(IP)까지 매각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느냐 등이 모두 변수다.
◇사업정리→해외기업에 매각 전례…매각 최우선 검토할듯
LG그룹은 2018년 6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비핵심사업에서 철수하고 자동차전장 등 전략사업을 키우기 위한 사업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왔다. MC사업부의 구조조정 역시 그 연장선에서 해석된다.
그동안 LG그룹이 비핵심사업 정리 과정에서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했던 것이 매각이다. 신사업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초 발광다이오드(LED) 사업 철수를 결정한 뒤 1년 넘게 사업장, 설비 매각을 추진해왔다. LG화학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과 유리기판 사업부를 정리키로 하고 외부 매각을 추진했다.
유리기판사업부의 경우 인수자를 찾지 못해 매각이 불발됐지만, 편광판 사업부의 경우 중국 화학소재업체 산산(Shanshan)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산산과 LG화학이 각각 지분 70%, 30%를 보유하는 합작사를 설립하고 LG화학의 기존 편광판법인을 합작사로 편입하는 구조로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인력, 특허까지 자산 일체를 모두 넘겼다.
MC사업부에 대해서도 LG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뒀다"고 발표한 만큼, 시장에서는 통매각과 분리매각을 포함해 여러 시나리오를 적극적으로 검토한 뒤 최선의 선택지를 고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분간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조사(태핑) 작업을 지속하면서 매각 대상과 방식 등의 윤곽을 만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MC사업의 경우 가전과 전장 등 다른 사업부와 시너지 창출 효과가 있어 특허, IP까지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원매자 입장에서는 IP를 떼어내고 생산설비만 매물화된다면 인수메리트가 떨어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 입장에선 통째로 매각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다만 지금은 생산시설만 원하는 원매자와도, 특허까지 통째로 인수하길 원하는 바이어와도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도 있는, 모두 열려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LG전자가 글로벌 기업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기 위한 조인트벤처(JV) 설립을 검토할 수도 있지만, 이를 통해 바이어가 얻을 게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 LG가 답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4조에 가까운 자본잠식…매물 가치 어떻게 높일지가 관건
만약 통째로 매각한다고 하더라도 사업부가 자본잠식상태라는 점이 원매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MC사업부의 자산은 3조9511억원, 부채는 7조7603억원, 자본을 계산하면 마이너스(-) 3조8092억원 수준이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자본이 완전히 잠식된 상태다. 영업권의 가치가 3조8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면 MC사업부의 모든 자산과 부채를 떠안을 기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MC사업부를 LG전자에서 물적분할한 뒤 매각하거나, 분할하지 않더라도 자산·부채양수도 방식으로 매각할 수 있다. 다만 어떤 방식이든지 매각 대상에 어떤 자산과 부채를 포함시킬 것인지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사업부가 보유한 부채의 성격이 금융기관 차입금인지, 영업상의 채무인 매입부채인지는 공시되지 않는다. 이 중에서 MC사업부가 보유한 영업상의 채무를 LG전자 내 다른 사업부에 떠넘기기는 어렵다. 하지만 금융기관 차입금만 덜어놓더라도 자본잠식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후 양도될 자산과 부채와 영업권에 대한 가치 평가금액 간 차이를 통해 매각 가격 등이 정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원매자와의 밸류에이션 눈높이 격차가 이슈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인수자 찾기에 실패하거나, 밸류에이션 격차로 매각 계획이 좌초한다면 LG전자는 매각 대금 확보에 실패하게 된다. 이 경우 사업부를 아예 철수할지, 아니면 사업부를 축소하고 제조자개발생산(ODM)을 확대해 명맥을 이어갈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미 LG전자는 ODM 생산비율을 높이고 MC사업본부 인력을 다른 사업부로 전환배치하며 몸집을 줄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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