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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뉴로스, 中 기업 투자한 177억 '동아줄' 될까①창업주 지분·R&D 자금 '이중고'…HSD 등장, 중국 시장 공략 본격화

방글아 기자공개 2021-02-05 09:3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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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3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뉴로스가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유상증자에 나섰다. 상장 이후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면서 실적 악화 등 숱한 고전을 해오다 백기사를 자처한 전략적투자자(SI)를 맞이했다. 최종 납입까지 순조롭게 이뤄져 상장 당시 품은 중국 자동차 시장 진출의 꿈을 10년만에 현실화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공기베어링 송풍기 전문기업 뉴로스는 중국 HSD 상해호성드신에너지기술유한공사(이하 HSD)와 그 한국법인을 대상으로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발행 신주는 631만7955주, 모집 총액은 177억원이다. 납입일은 이달 26일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현 최대주주 김승우 대표의 보유주식수가 164만6239주에 불과해 사실상 주인이 바뀌는 증자라는 점이다. 이에 김 대표는 HSD와 포괄적 의결권 위탁 계약을 맺어 법적 안전장치를 뒀다. 이를 통해 최대주주 자리를 내어 주면서도 경영권을 지켰다.

뉴로스는 2000년부터 오·폐수처리용 송풍기를 주력으로 성장했다. 2004년 공기베어링을 이용한 송풍기를 선보인 후 유체기계 분야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R&D에 앞장섰다. 설립 10년차 무렵에는 자동차용으로 납품해 중국 시장에서 승부를 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2011년 중국 상해에 자회사를 세우고 2012년 코스닥 상장 공모를 치렀다. 하지만 상장 전 지분율이 20%에 못미쳤던 창업주 김 대표의 지배력 희석 문제로 인해 모집총액은 42억5000만원에 그쳤다. 그 결과, 뉴로스 청사진 이행의 발목을 잡은 단초가 됐다.


공모자금이 적었던 탓에 R&D와 운영 자금을 배정하자 직접적인 매출 확대로 연결 지을 설비 투자에 쓸 재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상장 이듬해인 2013년 80억원어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시설자금 6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고, 2014년 은행에서 50억원을 빌려 투자재원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재원이 부족하자 자금 조달 수단을 전환사채(CB)로 바꿨고, 이것이 악순환 굴레의 시작이 됐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총 8번에 걸쳐 CB를 찍어 735억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뉴로스 CB 가치가 하락했고 발행 조건은 점점 비우호적으로 바뀌었다. 예컨대 3회차 CB의 전환가액과 이자율이 각각 8730원, 0.0~1.0%였던데 반해 최근에 발행한 10회차 CB는 2101원, 1.0~2.0%였다.

이 때문에 백기사를 자처한 SI 등장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뉴로스가 'FI 자금 조달→수익성 및 주가, 지배력 약화→재조달'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여부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탓이다.

뉴로스는 상장 후 10년 가까이 주 사업 아이템을 오·폐수처리용 송풍기에서 차량용 압축기로 바꿔 성장을 도모하고자 했지만 경영난이 거듭됐다. 결국 2017년부터는 순손실이 나기 시작해 지난해 영업 성과마저 적자로 돌아섰다. 이 과정에서 2015년 60% 수준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현재 20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도 매출은 그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상장 당시 300억원대였던 매출은 작년 말 600억원대로 성장했다. 수소차 시장이 서서히 성장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도 대외적 호재로 꼽힌다.

뉴로스는 기존 보유 자금에 이번 증자대금을 보태 그간 공들여 개발해 온 수소차용 공기압축기로 중국 진출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HSD가 중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를 지원하며 이 같은 파트너십은 자금이 최종 납입되는 오는 26일 실질적인 첫발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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