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네이버 유입률' 높은 이베이 인수 시너지는 PC검색 중심, 플랫폼 이질적…풀필먼트 인프라는 긍정적
원충희 기자/ 서하나 기자공개 2021-03-10 08:14:24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9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네이버에 수수료를 주는 구조는 어떻게 될까.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과 달리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 등 PC 검색을 통한 유입률이 높은 플랫폼이다.두 회사의 인수합병(M&A)은 외연확장이란 면에선 유리할지 몰라도 이질적인 플랫폼 성격과 수수료 구조는 인수 후 시너지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산하의 G마켓과 옥션은 PC 유입률이 40%에 이른다. 이 가운데 네이버 검색을 통한 유입비율이 30%에 육박, 타 이커머스보다 높은 편이다. 포탈검색 의존도가 높은 오픈마켓을 가지고 있어 네이버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PC 유입률이 높다는 것은 흔히 2030세대보다 중년층의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이마트, 롯데의 경우 오프라인 마켓에서 온라인으로 넘어오고 있는 주자들이다. 온라인에서 그룹 계열사 제품을 파는 단순한 형태를 넘어 보편성 있는 플랫폼을 지향, 오픈마켓으로의 전환 및 확장을 추구하는 곳이다. 이들 회사는 전형적인 오픈마켓 형태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자체 플랫폼에 붙이면 된다.
반면 카카오는 자체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톡을 통해 선물하기, 톡딜 등의 사업을 영위 중이다. 월간활성사용자(MAU) 4600만명에 달하는 카톡 유저들이 주요 타깃이다. 카톡 메신저 플랫폼에 그대로 커머스 서비스를 얹어놓은 형태라 별다른 마케팅비용이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런 면에서 카카오와 이베이코리아는 커머스 플랫폼이 상당히 이질적인 회사다.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 해도 플랫폼을 붙이기보다 따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카카오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는 측은 시너지나 효용성에서 의구심을 표한다. 경쟁사인 네이버에 수수료를 주는 구조 역시 카카오가 달가워하지 않을 요인이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이베이 측이 엑시트를 원하고 있어 현금인수를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카카오가 그간 행했던 지분스왑 방식이 어려울 듯하다"며 "다른 소셜커머스 기업을 사는 게 큰 돈 들이지 않고 더 큰 효과 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확장성이란 면에서 카카오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플러스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모바일 플랫폼에 머물러있는 커머스 사업의 외연을 넓혀 PC 비중이 큰 오픈마켓으로 나아갈 수 있다. 결국 이커머스의 중심이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는 점을 감안, 이베이코리아 고객은 향후 카카오커머스로 흡수될 공산이 크다.
아울러 이베이코리아가 주문에 맞춰 제품을 포장한 뒤 배송까지 마치는 풀필먼트 체계를 갖춘 점은 카카오가 눈독들일 만한 요소다. 이베이코리아는 쿠팡보다 먼저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에 로켓배송이 있다면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배송이 있다.
물론 출혈을 각오하며 공격적으로 확장한 쿠팡의 규모와 인프라만큼은 아니지만 물류배송에서 약점이 있는 유통기업과 카카오보다 우수하다. 더불어 스마일배송 유료고객 수가 300만명 수준까지 늘어나면서 풀필먼트 자체 손익도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커머스 사업을 영위할 또 다른 플랫폼 확보와 풀필먼트 인프라 흡수, 시장점유율 확대로 귀결된다. 카톡이란 국민적 플랫폼의 경쟁우위를 잘 활용하면 네이버, 쿠팡에게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이질적인 플랫폼 차이를 얼마나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ICT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와 이베이코리아는 플랫폼이 서로 달아 어떻게 연계될지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며 "다만 또 다른 커머스 기반을 얻고 풀필먼트 체계를 흡수해서 카톡과 연계하는 게 가능하다면 생각지 못한 시너지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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