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사모펀드팀 '부'로 격상…운용업계 ‘반색’ 사모펀드지원팀 ‘자산운용지원2부’ 개편…판매채널·수탁업무 정상화 대응
이민호 기자공개 2021-03-11 08:17:0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9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전문사모펀드 업무지원 조직을 부 단위로 격상시키면서 담당인력도 늘렸다. 지난해 전문사모운용사들이 사이에서 열악한 사모펀드지원팀 인력구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를 개선한 것이다.전문사모운용사들은 금융당국의 정책 수립에 업계 의견이 더 반영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표시한다. 하지만 판매 위축과 수탁 거부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산운용지원2부’ 확대 개편…소속인력 2배 확대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기존 팀 단위 조직인 사모펀드지원팀을 부 단위로 격상시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사모펀드지원팀을 출범시킨 것은 2018년 2월이다. 당시 전문사모운용사 회원수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들 업무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조직개편 이전까지 사모펀드지원팀은 자산운용부문 산하 자산운용지원부 내에 팀 조직으로 존재했는데 여기에 배치된 인원은 팀장 1명과 소속직원 2명을 포함해 모두 3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라임펀드 및 옵티머스펀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관리감독을 강화하면서 전문사모운용사들은 업무 애로사항을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개진하고자 했다. 하지만 사모펀드 전수조사에 따른 업무 과중, 수탁은행 수탁거부에 따른 펀드설정 무산, 판매사 판매위축에 따른 판로확보 실패 등 영역에서 금융투자협회는 전문사모운용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데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전문사모운용사들 사이에서는 회원사수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사모펀드 지원조직 구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자산운용협회 독립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회원수로만 따지면 자산운용사가 252곳으로 증권사(58곳)·신탁사(14곳)·선물사(4곳)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사모펀드지원팀의 부 단위 격상은 전문사모운용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기존에 금융투자협회는 자산운용부문 산하에 자산운용지원부와 판매일임신탁부를 두고 있었지만 이번에 공모펀드 업무 및 종합자산운용사 지원 중심의 자산운용지원1부와 사모펀드 업무 및 전문사모운용사 지원 중심의 자산운용지원2부로 구분했다. 공모펀드와 사모펀드에 적용되는 법제가 다른데다 종합자산운용사가 대부분 금융그룹 계열사인 반면 전문사모운용사는 대부분 독립계이기 때문에 판매사 확보 등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사모운용사 지원 인력도 보강했다. 자산운용지원2부에는 부장 1명과 소속직원 6명을 배치해 사모펀드지원팀 때보다 두배 이상으로 늘렸다. 금융투자협회는 공모펀드와 사모펀드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법제나 이슈 발생이 빈번한 점을 감안해 자산운용지원1·2부간 유기적인 협력을 도모하기로 했다.
신임 자산운용부문대표에는 나석진 전 금융투자교육원장(상무)이 선임됐다. 나 부문대표는 기획부장, 법무지원실장, 경영지원실장, WM서비스본부장, 대외서비스부문장 등을 거쳤다. 신동준 전 자산운용부문대표는 금융투자교육원장으로 이동했다. 김재욱 전 자산운용지원부장이 자산운용지원1부장을 그대로 책임지며 자산운용지원2부장에는 박상철 전 판매일임신탁부장이 이동했다.
◇운용업계, 사모펀드 조직 확대 ‘긍정’ 평가…판매사·수탁사 정상화 급선무
운용업계에서는 이번 사모펀드 지원조직 확대를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회원사 의견 개진뿐 아니라 고도화되고 빈번하게 바뀌는 사모펀드 제도를 연구하고 안내하는 데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 운용사 대표는 “금융투자협회가 전문사모운용사들의 요구를 반영해 관련 조직을 확대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향후 금융당국의 정책 수립이나 시행에 전문사모운용사들이 직면한 애로사항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B 운용사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가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 이후 전문사모운용사들의 제도 변화 문의에 대응하고 판로 확보에도 상담을 제공하는 등 역할을 소홀히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실무적인 측면에서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당국에 대한 전문사모운용사 의견 개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데는 여전히 비관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금융당국이 옵티머스펀드 사태 이후 전문사모펀드 리스크관리를 명목으로 강경한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금융투자협회 차원의 대응에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C 운용사 대표는 “금융당국의 현재 기조에서는 금융투자협회도 발언 수위를 높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업권간 조율을 통해 전문사모운용사가 실질적으로 직면한 문제인 판로 확보와 수탁업무 정상화를 얼마나 조속히 해결할 수 있느냐로 실효성 판단이 갈릴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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