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성장' 에이치피오, 판매채널·제품 '다각화' 총력 자체 생산역량 확보, 신사업 투자 확대…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영몰 급성장
최석철 기자공개 2021-03-19 10:58:1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7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기식(건강기능식품) IPO 최대 몸값에 도전하는 에이치피오가 판매채널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글로벌 건기식 업체와 탄탄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국내 홈쇼핑 채널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향후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이를 위해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의 60%가량을 건기식 원료사 인수합병(M&A)과 반려동물 식품 등 사업고도화와 신규 사업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주요 원재료·생산시설, 모두 외부 의존...2019년 이후 다변화 시동
에이치피오는 글로벌 유산균 1위 회사인 덴마크 ‘크리스찬 한센’의 프로바이오틱스(덴마트유산균이야기) 국내 홈쇼핑 물량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하면서 급성장했다. GS홈쇼핑 영업팀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이현용 대표의 수완이 빛을 발한 결과물이다.
비타민 제품 역시 네덜란드 DSM으로부터 원재료를 받아 국내 건기식업체 노바렉스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다. 건기식 시장에서 원재료의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런 전략은 불과 9년만에 에이치피오가 기업가치 6000억원의 평가를 받는 기업으로 급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에이치피오의 전체 매출에서 프로바이오틱스와 비타민의 매출 비중이 80%를 넘는다. 이를 감안하면 주요 제품의 원재료와 생산시설을 전적으로 외부에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에이치피오는 2020년 전체 매출의 99.4%의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을 전량 외주생산에 맡기고 있다. 원재료 역시 모두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구조다. 다른 건기식 업체 대다수가 자체 개발한 원재료와 고유기술로 제품을 완성하는 것과 비교된다.
이는 에이치피오가 IPO를 추진하던 초기부터 받아온 지적이기도 하다. 에이치피오 역시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자체 생산력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2020년 2월 콜라겐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오메가3, 락티움 등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이들 제품 매출의 절대적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비타민을 제외한 기타 제품 매출 비중은 2018년 0.5%에서 2019년 10.1%, 2020년 17.1%로 높아졌다.
앞으로는 개별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과 반려동물 사업, 브랜드 마케팅 강화 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9년부터 타법인 지분 취득과 자회사 설립에 힘쓰고 있다.
2019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건기식업체 비오팜 지분 25%를 60억원에 취득해 자체 생산역량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 반려동물 플랫폼업체인 ㈜펫닥 지분 3.6%를 15억원에 인수했다.
그 직후 반려동물 식품 자회사인 코펜하겐레서피도 설립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건기식 제품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비해 메디젠휴먼케어 지분 약 8.2%를 인수하기도 했다. 메디젠휴먼케어는 유전정보 분석을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형 질병예측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소비자가 알아서 건기식을 사먹는 구조에서 공급자가 소비자에게 필요한 제품을 추천해서 보내주는 구독 서비스 형태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홈쇼핑 판매채널 의존도 60%...온라인 비중 3년새 7%p 상승
홈쇼핑 채널에 쏠려있던 판매채널도 점차 다각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홈쇼핑 판매채널 비중은 57.5%다. 2018년 66.6%, 2019년 63.1%에서 점차 비중이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기존에는 고령층이 주 소비자였던 만큼 홈쇼핑 채널을 통한 판매전략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최근 20~30대 젊은층이 새로운 건기식 수요층으로 떠오르고 이커머스가 새로운 판매채널로 자리매김한 만큼 다변화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에이치피오 역시 2019년부터 전략적으로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자체 디지털마케팅 조직을 꾸리고 현재 직영몰인 덴프스몰(Denpsmall)을 비롯해 GS샵과 G마켓 등 외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모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온라인 판매비중은 2018년 26.9%에서 38.5%로 확대됐다. 특히 직영몰인 덴프스몰을 통한 매출이 크게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덴프스몰 판매액은 144억원으로 2019년(16억원)보다 약 9배 급증했다. 지난해 덴프스몰을 찾은 방문자 수는 약 644만명에 이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을 통해 에이치피오 건기식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만큼 에이치피오는 앞으로도 관련 조직을 확대해 점차 홈쇼핑 판매 의존도를 낮춰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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