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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 화장품 이사회 점검]코스맥스, 견제장치 없는 '창업주일가' 지배력①'이경수·이병만' 부자경영 이사회 장악, 1인 사외이사 독립성 취약

김선호 기자공개 2021-03-25 08:10:54

[편집자주]

한류 열풍을 탄 K-뷰티 바람은 중소·중견 화장품 업체에게 한 때 황금기를 선사했다. 그러나 이후 중국 경제보복과 국내 로드숍 한파, 코로나19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급격한 영업환경 변화 속에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선택과 판단이 갖는 무게감은 더욱 크기를 더해 가고 있다. 외풍에 시달리며 생존의 기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소·중견 화장품 업체들의 이사회 활동과 성과를 들춰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2일 11: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맥스그룹의 화장품 제조업 계열사인 코스맥스는 경쟁사들이 외풍을 겪으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된 것과 달리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됐다. 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사실상 전무한 가운데 오너 2세로 경영승계가 이뤄졌다.

코스맥스그룹의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는 1992년 11월 화장품 제조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됐다. 2014년 3월에는 주력 사업인 화장품 사업을 신설회사 코스맥스에게 넘겼다. 이후 코스맥스는 화장품 시장 성장과 함께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창업주인 이경수 회장의 장남인 이병만 대표가 코스맥스의 수장 에 오르며 본격적인 2세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이사회도 이 회장에서 장남 이 대표 중심으로 꾸려지며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더욱 강화됐다. 사회적 시선이 머물지 않는 동안 이사회는 오너가에 장악됐다.

◇안정적 경영승계, 오너 2세 대표·의장 꿰찼다

K-뷰티의 호황은 화장품 제조업 코스맥스에게 황금기를 안겨줬다. 실제 코스맥스의 연결기준 매출은 지주사로부터 인적 분할돼 설립된 2014년 3362억원에서 2020년 1조3829억원으로 증가했다. 6년 새 331.3% 성장한 수치다.

그동안 중국 경제보복과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화장품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코스맥스는 해외 시장 다각화와 고객사 다변화로 실적을 견인했다. 그 결과 2020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66억원으로 2014년 대비 173.8% 증가했다.

외풍이 없었던 코스맥스의 오너가는 사회적 비판에서 빗겨나 있었다. 한국콜마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되는 동안 코스맥스는 오너 2세로의 경영 승계를 안정적으로 이뤄낼 수 있었다. 덕분에 이 회장의 장남 이 대표는 2020년 코스맥스 수장을 꿰차며 이사회에 첫 합류했다.


현재 코스맥스의 이사회는 설립 당시와 같이 여전히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1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이 대표가 사내이사로 자리하며 이사진 4인 중 2인(이 회장·이 대표)이 오너가로 채워졌다. 오너 2세로 경영승계가 이뤄지며 자연스레 이사회 의장도 이 회장에서 이 대표로 넘어갔다.

사내이사 비중이 높은 구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너일가가 이사진 절반을 차지하면서 코스맥스를 장악하는 구조가 완성됐다. 물론 사외이사는 1인으로만 운영되며 이사회에서 유의미한 견제 기능과 활동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소위원회 신설 불구 독립성 취약

코스맥스는 올해 주주총회 의안으로 이사회 내 소위원회를 신설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했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가 전무했던 코스맥스가 정관에 소위원회 운영을 명시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사회의 독립성을 받쳐줄 수 있는 사외이사 추가 선임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에서 감사를 맡았던 심상배 전 아모레퍼시픽 대표를 코스맥스 사내이사로 후보로 내세우며 경영진의 전문성 강화에 힘을 싣는 결정을 내렸다. 사내이사가 더 확충되는 모습이다.


코스맥스는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신설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이사회에서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추가로 신설할 수 있다. 전문위윈회 신설로 지배구조가 외형적으로는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사외이사가 부족한 가운데 독립성을 담보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현재 코스맥스의 유일한 사외이사 이건주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변호사는 독립성 취약을 문제로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선임 반대표를 받은 이력이 있다. 2020년 주주총회 당시 국민연금공단은 이 사외이사가 코스맥스와 주요 거래관계에 있는 회사에서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으로 근무한 사실을 지적하며 독립성 취약 우려를 제기했다.


경쟁사인 한국콜마와 달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상법상 자산총액 2조원이 되지 않는 상장 법인은 이사회 내 사추위를 운영할 의무는 없다. 다만 사추위는 경영진과 독립된 사외이사진을 구성하도록 하는 장치로서 권장되는 제도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운영해온 경영위원회를 비롯해 인사위원회 운영 등을 정관에 명시하고 의무화할 계획”이라며 “더불어 올해 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목표로 태스크포스팀(TF)을 꾸리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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