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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펀드 부활의 조건]미술품시장 호황에 재주목...대체투자 자산으로 각광①2006년 미술품시장 절정기 재현 기대감…유동성 확보 숙제 ‘여전’

이민호 기자공개 2021-04-06 13:06:45

[편집자주]

미술품 시장이 활황을 띠면서 아트펀드가 재조명받고 있다. 2006년 국내 첫 아트펀드가 출시된 이후 미술품 매매를 펀드 수익으로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이어졌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전문가들은 아트펀드의 성공을 위해서는 미술품 전문 매니저 육성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 등 요건이 만족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더벨이 과거 아트펀드의 실패요인을 분석하고 성공적인 성과 달성을 위한 개선점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2일 08: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동안 침체됐던 아트펀드가 재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외 미술품시장에 생기가 돌면서 금융권에서도 대체자산으로서의 수익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다.

다만 연간 거래금액이 40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국내 미술품시장 규모를 우려하는 시선도 여전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아트펀드에서 실패를 맛봤던 학습효과는 금융권이 공격적인 시도를 주저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다.

◇국내 미술품시장 활황…’제2의 전성기’ 기대감 증폭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국내 미술품시장이 올 들어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에서 각각 낙찰총액 약 110억원과 136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했고 지난달 화랑미술제에서도 사상 최대인 72억원어치 미술품이 팔려나갔다.

지난해 오프라인 경매 취소 등으로 매매 기회가 줄어들면서 억눌렸던 투자수요가 올해 들어 폭발했다. 여기에 풍부해진 시중자금이 부동산과 주식에 이어 미술품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점도 한몫했다. 온라인 경매 활성화로 미술품시장 접근성도 높아졌다.

미술품업계는 오랜만에 찾아온 호황을 반기는 분위기다. 국내 미술품시장은 2006년부터 절정기를 구가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크게 위축됐다. 2015년 시작된 단색화 열풍으로 또 한 번 시장확대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추가 도약의 계기를 맞지 못하며 현상태를 유지하는 정도로 명맥을 이어왔다. 미술품업계는 활황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올해가 ‘제2의 절정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트펀드 미술품시장 확대 순기능…2006년 절정기 우후죽순 등장


미술품시장 활황에 금융권에서는 아트펀드의 수익 가능성을 재조명하고 있다. 미술품은 기존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자산과 가격흐름의 상관관계가 낮아 대체자산으로서의 투자 가능성이 주목돼왔다. 미술품업계도 아트펀드의 순기능에 동의한다. 해외에서는 아트펀드가 기금 등 기관의 투자수요를 바탕으로 미술품시장의 주요 매입주체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굳이 미술품시장에 지식이 없는 투자자라도 펀드를 이용하면 신규유입이 촉진돼 시장규모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아트펀드는 실물 미술품을 매매해 차익을 노리는 전략과 미술품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는 전략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미술품 담보의 경우 대출비율(LTV)을 시세의 50% 수준으로 충분히 확보한다. 이 두 전략이 유효하려면 미술품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 환금성을 확보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올해를 아트펀드 설정의 적기로 보는 시선이 늘어난 이유다.

국내에 아트펀드가 처음 등장한 것도 미술품시장이 역사적 호황을 누렸던 2006년이었다. 그해 9월 서울자산운용(현 유진자산운용)이 국내와 중국 작가의 작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설정액 75억원 규모 아트펀드를 내놓은 것이 시초다. 이후 약 2년간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현 신한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합세하며 전체 5개 펀드 설정규모 약 66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들 펀드는 사모 형태로 국내 화랑(갤러리)의 자문을 받아 미술품을 사들이는 구조를 취했다. 펀드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화랑 소유 미술품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설정규모는 300억원 수준이었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아트펀드를 제외하면 대부분 1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국내시장 활성화 선행조건


단기간 빠른 속도로 늘어난 아트펀드는 이후 설정건수가 크게 줄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술품시장이 급격히 침체된 영향을 받았다. 원매자를 구하지 못하게 되자 펀드에 편입한 미술품의 가격도 매입가 수준으로 되돌아가거나 그 이하로 추락했다. 대부분 펀드가 목표수익률로 제시했던 10~20% 수준은커녕 원금만 겨우 건지거나 마이너스(-)로 청산됐다.

이후 아트펀드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일종의 ‘금기’가 됐다. 전문사모운용사의 합세에도 지난해까지 시중에 출시된 아트펀드는 청산펀드를 포함해 20여개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단색화 열풍을 탔던 2016~2017년 다시 반짝 늘었지만 미술품시장 상승기와 연동될 뿐 꾸준함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아트펀드 설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금융투자업계에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는 여전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0 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국내 화랑·경매회사·아트페어 등을 모두 포함한 미술품시장 거래규모는 약 4147억원으로 최근 11년간 5000억원을 넘긴 적이 없을 만큼 글로벌시장과 비교해 작다. 성장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는 뚜렷한 방향성도 보이지 않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실물 인수 아트펀드를 운용하기에는 미술품시장이 아직 작아 유동성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해외에서도 비싸게 팔리는 블루칩 작가의 작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 못한다면 수익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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