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강판, ESG 골머리 "미얀마 파트너 사업관계 재검토" 1997년 미얀마 진출, MEHL과 합작 네트워크 구축…2019년 포스코강판에 합작사 넘겨
박상희 기자공개 2021-04-08 10:11:21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6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강판(C&C)의 미얀마 합작법인이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개선) 이슈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모기업인 포스코도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 미얀마 현지 파트너사를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현재 포스코강판 미얀마법인의 합작(MPCC) 주체는 포스코강판이지만 약 24년 전 미얀마에 처음 진출한 것은 모기업인 포스코였다. 포스코강판이 미얀마 군부가 통제하는 미얀마경제홀딩스(MEHL)와 합작한 것도 포스코가 닦아 놓은 네크워크가 계기가 됐다.
포스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가 미얀마에 처음 진출한 것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스코는 MEHL과 손잡고 포스코강판(MYANMAR POSCO STEEL COMPANY LIMITED, 이하 MPSC)를 설립했다. 포스코가 지분 70%, MEHL이 30%를 소유하는 구조였다. MPSC는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법인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당시 미얀마에 진출하기 위해선 정부에서 지정하는 공기업과 합작해야 했다"면서 "당시 미얀마 정부에서 지정해 준 공기업이 MEHL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13년 포스코 자회사 중의 하나인 포스코강판도 미얀마에 진출했다. 포스코강판 역시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MEHL과 손을 잡고 포스코강판 미얀마(MYANMAR POSCO C&C COMPANY LIMITED, 이하 MPCC)를 설립했다. 지분율은 MPSC와 마찬가지로 각각 70%, 30%의 구조였다.
포스코그룹이 미얀마에 설립한 합작사는 현지 파트너사인 MEHL이 공장 부지를 제공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포스코강판 역시 포스코가 설립한 MPSC 공장 부지 근처에 컬러강판 공장을 세울 계획이었다"면서 "부지 소유주가 MEHL이었고, 미얀마 진출을 위해선 현지 기업과 합작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포스코강판이 미얀마에 진출한 것도, MEHL과 합작해 법인을 설립한 것도 앞서 포스코가 닦아놓은 MEHL과의 네트워크가 인연이 된 셈이다. 포스코는 2019년 9월 30일 미얀마 합작법인 MPSC 지분 70%를 포스코강판에 매각했다. 포스코는 미얀마 사업에서 손을 뗀 셈이다.
포스코강판은 현재 국내에 도금공장 2개 라인, 컬러공장 4개 라인, 해외에 도금공장 1개 라인, 컬러공장 1개 라인으로 총 8개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해외공장은 모두 미얀마에 소재한다. 이 가운데 컬러공장이 포스코로부터 인수한 MPSC다. 포스코강판 MPCC는 지난해 12월20일 MPSC를 흡수합병했다.
포스코와 포스코강판은 MPSC를 MPCC에 매각한 배경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 및 미얀마 내 도금과 컬러강판의 시너지 제고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포스코강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MPSC는 지난해 6억6365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MPCC는 19억5657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포스코강판은 올 2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현재 연결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영진이 입수가능한 최선의 정보를 이용하여 보고기간말 이후 연결재무재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연기금 등을 비롯한 해외 기관투자가들은 지난 2017년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 소수민족을 학살했을 때부터 포스코가 미얀마 군부에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며 사업 철수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포스코 강판은 이에 대해 4년 전부터 MEHL에 배당을 중단한 상태라고 해명해 왔다.
외신에 따르면 포스코강판은 보유한 지분 70%를 매각하거나 MEHL이 보유한 30%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강판 관계자는 "두 가지 방안 이외에도 현지 파트너사를 교체하는 방안을 포함한 모든 경우의 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포스코강판이 보유한 70%를 매각하는 것은 미얀마 사업을 접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MEHL이 보유한 지분 30%를 인수하는 데에는 자금이 소요된다. 현지 파트너 교체는 MEHL과의 협의를 거치면 가능하다.
포스코강판의 모기업이자 미얀마 진출 교두보를 쌓아준 포스코도 현지 파트너 교체에 무게를 싣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ESG 경영을 추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미얀마 현지 상황에 따라 사업 파트너와의 사업관계 재검토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MEHL과의 구체적인 협의는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포스코강판 관계자는 "아직 MEHL 측에 의향을 확인하지는 않았다"면서 "미얀마 현지 상황이 워낙 급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는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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