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성과평가]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건전성 잡고 수익성 놓쳤다NPL비율·연체율 0%대 진입 불구, 대규모 상각에 수익지표 일제 하락
류정현 기자공개 2021-04-14 07:32:55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2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사진)는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BNK금융그룹 자회사 전반에 걸쳐 CEO 교체 바람이 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켰다. 2017년 10월 선임돼 이번 연임까지 이루며 BNK금융 자회사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CEO란 상징성을 갖게 됐다.이 대표의 연임 이면에는 자산건전성을 크게 개선한 공로가 자리잡고 있다. 예년보다 큰 규모로 대손상각을 단행해 건전성 지표가 0% 수준으로 낮아졌다. 다만 그에 상응하듯 수익성 지표는 크게 꺾였다. 결국 이를 개선하는 게 이 대표의 가장 시급한 숙제다.
◇대규모 대손상각 단행, 건전성 지표 '최고' 수준
BNK캐피탈은 주요 성과 측정을 위해 △수익성 지표(당기순이익, ROA, CIR, RAROC) △건전성 지표(실질연체대출채권비율, 실질NPL비율) △자본적정성 지표(레버리지배율, 조정자기자본비율) 등을 활용한다. 2019년에는 수익성 지표 항목인 CIR 대신 ROE를 활용하기도 했다.
비재무적 평가 요소도 존재한다. 내부적으로 수립한 경영혁신과제에 대한 이행평가나 내부회계관리제도를 통한 평가제도를 활용한다.
지난해 BNK캐피탈 실적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수치는 자산건전성 지표다. NPL비율과 연체율이 모두 2%p 가까이 하락했다. 최근 3년 동안 2% 수준에 머물렀던 두 지표는 나란히 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BNK캐피탈의 NPL비율은 0.73%다. 2019년 같은 기간 2.72%를 기록했을 때보다 약 1.99%p 감소했다. 연체율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0.66%를 기록했다. 2019년 12월 말 2.38%와 비교해보면 1.72%p 낮아진 수치다.
자산건전성 지표가 대폭 개선된 데에는 지난해 꾸준히 대손상각을 진행한 영향이 자리잡고 있다. 대손상각이란 특정채권의 회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일 때 이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부실 위험이 높은 자산을 없애며 향후 위기대응 여력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최근 5년간 BNK캐피탈의 대손상각비는 700억원에서 900억원 정도에 그쳤다. 2018년 980억원을 대손상각 처리했을 때가 근래 사이에 가장 큰 규모였다. 지난해에는 매분기 적극적으로 대손상각을 진행했다. 2020년 말 기준 대손상각비 총액은 예년보다 33%가량 많은 1168억원이었다.
아울러 지난해 건전성지표 개선은 자산 볼륨을 키우면서 이뤄냈다는 점이 특징이다. 보통 자산 규모가 증가하면 그에 비례해 위험자산도 늘기 마련이다. 그만큼 BNK캐피탈이 안정적인 자산을 위주로 덩치를 불린 셈이다.
특히 BNK캐피탈은 지난해 자산 규모 성장세가 유난히 두드러진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BNK캐피탈의 자산 총액은 6조6707억원이다. 2019년 말 5조3772억원 정도를 기록했을 때보다 24% 증가한 수치다. 이 대표가 사령탑을 잡기 전까지만 해도 BNK캐피탈의 자산 규모 성장률은 5~6% 정도를 유지해왔었다.
◇순이익·ROA 일제히 하락, 자본적정성 약화도 숙제로
대손상각이 마냥 긍정적인 영향만 준 것은 아니다. 수익성 지표가 일제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대손상각을 통해 손실 처리된 규모만큼 순이익 총량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BNK캐피탈의 개별 누적 순이익은 총 643억원이다. 2019년 결산 기준으로 744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14%가량 줄어들었다. 이번 순이익은 이 대표 체제가 세워져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규모다.
또 다른 수익성 평가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도 최근 5년 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ROA 감소에는 순이익 규모 자체가 줄어든 데다가 자산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난 점이 함께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BNK캐피탈의 ROA는 1.05%다. 2019년 말 1.40%를 기록했을 때보다 0.35%p 감소한 수치다. 2016년 약 1.2%를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수익성 지표가 낮아진 점이 그룹 차원에서 이 대표의 거취를 평가하는데 있어 부정적인 요소는 아니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지난해 순이익 감소는 그룹 차원에서 충분히 예상해왔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BNK캐피탈은 2019년 순이익 목표치보다 2020년 순이익 목표치를 낮게 잡았다. BNK캐피탈의 2019년 순이익 목표는 780억원이었다. 2020년에는 600억원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순이익이 2017년 수준으로 회귀한 만큼 올해 BNK캐피탈은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올릴 전망이다.
다만 자본적정성 평가를 두고서는 낮은 성적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취임 이후 꾸준히 7% 수준을 유지해오던 레버리지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다. 레버리지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의 양을 통해 계산하는데 기업의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나타낸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BNK캐피탈의 레버리지비율은 8.8%다. 2019년 같은 기간 7.5%를 기록했을 때보다 1.3%p 증가했다.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또 다른 지표인 조정자기자본비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꾸준히 14%를 상회하던 비율이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12.7%로 하락했다. 전년 동기(14.6%) 대비 1.9%p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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