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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하베스트, 반환경 기업 낙인효과 어떻게 해결했나콜옵션 설정, 투자자 설득 집중…석유공사 보증으로 안정성 높여

피혜림 기자공개 2021-04-26 14:55:07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0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석유공사의 캐나다 자회사 하베스트(Harvest Operations Corp)가 각종 난재 속에서도 글로벌본드(RegS/144a) 완판에 성공했다. 하베스트는 캐나다 타르샌드(오일샌드) 사업 등으로 반환경 문제가 불거졌던 기업 중 하나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흐름과 대조적인 행보에 모회사인 한국석유공사가 국제 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국석유공사의 부실 원인으로 하베스트가 지목받는 점 역시 불안감을 높였다. 비우량 자산매각이 논의되는 가운데 발행 1년 후 이번 채권을 조기상환할 수 있는 조건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비대면 로드쇼를 통한 적극적인 설득과 한국석유공사 보증을 바탕으로 흥행 대열에 합류했다.

◇투심 잡은 하베스트, 반환경·펀더멘탈 이슈 극복

하베스트는 22일 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 발행을 확정했다. 전날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20억달러에 육박하는 자금을 확보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1년뒤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call option) 조건을 설정했다.

최근 한국석유공사의 반환경 사업 주범으로 하베스트가 지목됐다는 점에서 이번 딜의 흥행은 눈길을 끌었다. 앞서 올해 한국석유공사의 글로벌본드 발행 당시 한 국제 환경단체는 캐나다 하베스트의 타르샌드 사업 등을 이유로 주관사단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하베스트의 경우 한국석유공사의 대표적인 해외자원개발 실패 사례로 꼽히는 등 잡음 역시 끊이지 않았다. 2009년 인수 이후 지난해까지 11년여간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한국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유전 등의 비우량 자산 매각 등으로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마저 강구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하베스트는 비대면 로드쇼 단계부터 투심을 설득하는 데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비금융기관으로는 흔치 않게 콜옵션 조건이 설정된 탓에 매각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으나 적극적인 소통으로 이를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조달 유연성·금리 메리트 '윈-윈'…불안감 속 한국물 호조 드러내

하베스트는 콜옵션 조건으로 조달 유연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겨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경우 대부분 콜옵션 기한에 상환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하베스트는 스텝업 조건 등을 설정하지 않아 만기 혹은 콜옵션 기한 중 한 시기로 상환 기한을 택할 수 있게 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콜옵션 설정에 따른 금리 메리트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한국석유공사의 신용보강으로 AA급 크레딧물로서의 안정성을 인정받지만, 동시에 보증채와 콜옵션 등의 조건 설정을 반영한 스프레드가 더해져 기관들의 사자 행렬이 더욱 거셀 수밖에 없었단 설명이다.

최근 한국물 발행 스프레드가 타이트해진 탓에 기관들의 수익률 부담이 상당했다는 점에서 이번 딜의 이점이 더욱 부각된 셈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우량 기관들이 대거 주문을 넣어 흥행을 뒷받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투심에 힘입어 스프레드를 미국 3년물 국채금리 대비 73bp 가산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이니셜 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 대비 27bp 절감한 수치다.

하베스트의 흥행 대열 합류로 한국물의 조달 안정성이 한층 부각되는 모습이다. 중국 화룽자산운용(Huarong Asset Management) 사태로 아시아물 투심이 흔들린 가운데에도 AA급 우량 크레딧물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화룽자산운용 사태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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