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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 엿보기]한앤코, SK해운 재무·수익 개선 "두마리 토끼 잡았다"장기계약 사업 조정·경영 효율화, 클린 컴퍼니로 부활

박시은 기자공개 2021-04-26 10:41:49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해운이 한앤컴퍼니를 새 주인으로 맞은 후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신규 장기계약 위주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속적인 재무개선 노력을 기울인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8년 가을 SK해운의 경영권을 1조500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SK해운의 차입금은 4조4000억원에 달했고, 부채비율은 2391%까지 치솟은 상태였다. 해운업 불황이 장기화된 탓에 재무구조가 악화된 데다 당시 정부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SK그룹이 해운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하면서 딜이 이뤄졌다.


한앤컴퍼니는 SK해운의 신주를 매입하는 자본확충 방식으로 회사 경영권을 취득했다. 동시에 회사채 매입을 병행, 총 1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SK해운은 즉각 차입금의 상당 부분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시켰다. 한앤컴퍼니는 현재 지분 71.43%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SK㈜는 지분 16.35%를 보유한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SK해운은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8위 지위를 점하고 있다. 주력 사업은 웨트벌크(Wet Bulk) 전용선을 활용한 수송업이다. 원유나 LNG 등 웨트벌크를 주력으로 운송하면서 석탄·곡물 등 드라이벌크 운송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회사 인수와 동시에 새로운 리더십과 지배구조 구축을 단행했다. SK출신 이사회 구성원 5명 전원을 한앤컴퍼니 관계자로 재구성했다. 당시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과 이동춘·박준우 한앤컴퍼니 전무가 기타 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이사회에 진입했다.

더불어 이사회와 경영진을 철저히 분리하는 '집행임원제'를 도입했다. 신속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대표집행임원에 대한 선임권과 업무집행 감독권 모두 한앤컴퍼니 관계자가 포함된 이사회가 갖게 되면서 회사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게 됐다.

SK해운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재무구조 개선이었다. 신규자금 투입을 통해 2018년말 2500%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1년만인 2019년에 570%까지 떨어뜨렸다.

사업 구조 효율화에도 나섰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해운시황 속에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였다.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큰 스팟(Spot) 영업을 축소하고, 국내외 우량 화주를 대상으로 장기계약을 따내면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정착시켰다.

그간 SK해운이 웨트벌크 사업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었던 건 SK에너지와 SK가스 등 에너지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한 장기운송계약이 밑바탕으로 작용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걸린 것도 이 때문이었다. SK해운은 한국가스공사와 장기물량수송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새로운 고객사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한앤컴퍼니로 인수되기 직전해인 2017년 1조1304억원이었던 SK해운의 연매출은 △2018년 1조6358억원 △2019년 1조6802억원으로 증가하다 지난해 1조365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33억원에서 1643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고, 작년에는 2178억원으로 증가했다.

2019년 1조 4578억원이었던 매출원가가 1조1055억원으로 줄고, 판매관리비도 580억원에서 416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점차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더 드라마틱하다. 1년 새 8875억원 적자에서 174억원 규모 흑자전환했다.

벙커링(선박 연료유 공급) 사업부가 판매하는 원유가격이 하락하면서 매출에 영향을 받긴 했지만 장기계약 위주의 사업구조로 개편하며 수익성은 높아졌다. 회사의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2018년 2317억원 △2019년 3288억원 △2020년 4011억원으로 꾸준히 늘고있다.

다만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부채비율은 과제다. 인수 직전 2500%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경영효율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현저히 낮아지긴 했지만 2020년 말 현재까지도 60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단순히 회사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만 집중하는 게 아니다. 환경 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글로벌 수준에 걸맞는 관리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글로벌 환경 규정에 맞게 총 1억4700만 달러를 투자해 운반선에 배기가스 탈황 장치(Scrubber)를 설치하고 환경경영시스템 ISO 14001 인증도 획득했다.

이밖에 총 39척의 선박에 미생물 섞임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설치했다. 2024년까지 총 4700만달러를 투자해 추가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아울러 19척의 선박에 발전기 전력활용을 위한 전기 히터를 설치했다.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 보일러 대체용 전기히터 발명 특허도 출원했다.

한앤컴퍼니는 올초 SK해운 인수 후 첫 리파이낸싱 작업을 단행했다. 차입금 규모를 기존 1조원에서 1조2500억원으로 늘리는 동시에 조달금리를 낮추는 자본재조정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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