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마지막 성적표 '유종의 미' 작년 1분기 LG홀딩스 지분 매각, 기저효과로 당기순익 급감
유수진 기자공개 2021-05-06 11:08:50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3일 12: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상사가 LG그룹 일원으로서 마지막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그룹으로 둥지를 옮기기 직전에 1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에너지/팜 사업과 물류 사업부문의 활약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새출발하는 LX그룹에서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이 가운데 당기순이익만 큰 폭으로 감소해 눈길을 끈다. 플러스(+)로 가득찬 성적표에서 '옥에티'로 보인다. 작년 1분기 영업외이익이 지나치게 높았던 영향이다. 당시 LG상사는 북경 트윈타워 매각을 결정하고 LG홀딩스(HK) 지분 전량(2100만주)을 정리했다. 이에 따른 처분이익이 지분법 관련 손익으로 반영되며 일회성으로 순손익이 개선됐다.
LG상사는 지난달 30일 올 1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LX그룹으로의 분리(5월1일)를 하루 앞두고 실적 정리를 마무리 한 것이다. 지난달 12일 이례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우선적으로 공개했었던 것에 이어 당기순이익 등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공시했다. 홈페이지에 기업설명(IR) 자료도 게재했다.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3조6852억원, 1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4%, 127.1% 증가했다.
에너지/팜과 물류 부문이 양쪽에서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팜유(CPO)를 비롯한 원자재 시황 상승과 트레이딩 물량 증가가 에너지/팜 부문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물류 운임 상승과 항공·해운 물동량 증가, 육상/창고 물류(W&D) 물량 증가 등도 영업이익을 540억원 이상 끌어올렸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를 낸 것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연간 영업익(1598억원)의 71%에 달한다. 재계에서는 LG상사가 LX그룹에서 기분좋은 새출발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당기순이익이 978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705억원이었다. 당시 영업이익은 499억원에 불과했지만 영업외이익이 3247억원을 기록했던 영향이다.
영업외이익 증가의 배경으로는 지분법주식관련손익(3435억원)이 꼽힌다. 특히 대부분을 지분법적용투자주식처분이익(3370억원)이 차지했다. LG홀딩스(HK) 지분 매각에 따른 처분이익이 고스란히 회계에 반영된 결과다. LG상사는 작년 1분기 신규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이로 인해 당시 당기순손익 개선 효과를 누렸다. 매출(2조4498억원)과 영업이익(499억원)이 전년 대비 3.7%, 6.4% 줄었지만 당기순이익(2705억원)은 나홀로 203% 증가했었다. 만약 지분 처분이익이 반영되지 않았더라면 당기순적자가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어제의 호재가 오늘의 부담이 됐다.
LG상사 관계자는 "작년 1분기에 북경 트윈타워 매각 이익이 들어왔던 것의 기저효과"라며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작년에 매각 이익이 반영됐던 것을 제외하고 보면 올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LG상사는 1일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그룹으로 소속이 변경됐다. LX그룹은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사명을 놓고 갈등을 빚어 왔으나 출범 직전 공동사용하기로 뜻을 모으며 봉합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양측은 상생협력안을 마련한 뒤 각자의 업역에서 LX라는 이름을 사용할 예정이다. 상생협력안이 마련되면 LG상사를 포함한 LX홀딩스 자회사들의 사명변경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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