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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SK하이닉스, 명분·실리 모두 쥔 '8인치' 강화 전략키파운드리 인수 모색, 반도체 호황·국내 팹리스 육성 동시에

원충희 기자공개 2021-05-21 08:13:43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8인치(200㎜)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천명한 뒤 곧바로 키파운드리 잔여지분 인수에 나서 이목을 끈다. 8인치 웨이퍼(실리콘기판)는 현재 대세인 12인치(300㎜)보다 '한물간' 기술로 평가받지만 SK하이닉스는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쇼티지) 사태로 8인치 파운드리 몸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은 사업 확장에 호기인데다 국내 중소 팹리스(칩 설계전문회사)를 키운다는 명분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가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키파운드리는 8인치 웨이퍼 기반의 반도체 수탁생산에 특화된 기업이다. 8인치 웨이퍼는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12인치 웨이퍼가 등장한 후 사양길에 접어든 분야다. 8인치 웨이퍼는 차량용 반도체, 전력반도체,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 초미세공정이 필요하지 않은 아날로그 반도체를 만드는데 쓰인다.

SK하이닉스가 한발 뒤쳐진 8인치 파운드리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코로나19로 억눌린 제조업 수요가 폭발하면서 전 세계적인 8인치 반도체 쇼티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한물간 기술로 평가받았지만 지금은 몸값이 핫한 분야가 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국내 중소 팹리스 육성을 위해서라도 이 분야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메모리 분야에선 글로벌 선두업체이나 비메모리 반도체는 취약하다. 이를 키우려면 우선 팹리스와 파운드리, 후공정 산업이 고르게 발전해 생태계가 제대로 굴러가야 한다.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와 팹리스의 주문을 받아 양산할 능력(캐파)을 갖춘 파운드리가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가능한 일이다. 정부가 2030년까지 1%대에 불과한 국내 팹리스 시장점유율을 1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운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팹리스는 약한 고리다. 미국 퀄컴과 엔비디아, 대만 미디어텍 등 메이저 회사와 경쟁하기에는 규모가 작은 군소업체 수준이다. 덩치를 키우기 위해선 물량이 받쳐줘야 하지만 그러려면 정부는 물론 민간의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때마침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패권을 두고 으르렁거리는 상황에서 정부도 파운드리 투자 지원에 1조원을 배정하며 기업들에게 신규투자를 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등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로선 8인치 파운드리 투자를 통해 반도체 쇼티지에 대비하고 국내 중소 팹리스를 키운다는 명분도 쥘 수 있는 호기다.

실제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들의 개발·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며 "국내 팹리스들에게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면 이들 기업이 여러 기술개발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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