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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업계 대해부]삼성그룹 주주친화 기조 발맞추는 제일기획③2017년 배당성향 60%로 상향, 4년째 유지…추가 주주환원책 관심

유수진 기자공개 2021-06-02 08:13:49

[편집자주]

국내 광고기업들이 변하고 있다. 과거 소속된 그룹사의 내부 물량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이젠 자발적으로 외부 고객 확보와 신사업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었고 재계의 흐름에 발맞춰 ESG경영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시작했다. 변화의 중심에 선 광고회사들의 지배구조와 재무 전략, 주요 인물, 신사업 등을 샅샅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7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기획의 고배당 정책은 삼성그룹의 주주가치 제고 방침과 궤를 같이 한다. 2017년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제일기획도 배당성향 상향 조정을 공포하는 등 그룹의 주주친화 정책 기조에 발맞추는 모습이다. 달라진 정책의 혜택은 일반 주주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도 고스란히 입기 시작했다.

이후 4년째 같은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정확히 명문화된 정책은 없지만 꾸준히 배당을 확대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840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역대 최고이자 4년 전(2016년)과 비교했을 때 세 배 가까이 높인 금액이다. 배당성향은 연결 기준 54%다. 기업활동의 결과물인 연간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는 의미다.

배당 추이를 살펴보면 제일기획은 2017년에 직전년도(300원)보다 153% 많은 주당 760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이후 매년 금액을 조금씩 키워오고 있다. 2016년 304억원이었던 배당금 총액은 △2017년 770억원 △2018년 780억원 △2019년 830억원 △2020년 851억원으로 늘었다.


원래부터 배당에 후한 회사는 아니었다. 2012~2014년 3년간 아예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당시 당기순이익(연결)은 1000억원 안팎으로 300원씩 배당금을 지급한 2015~2016년보다 100억~200억원 가량 많았다. 기업들은 통상 영업이익에 영업외손익을 반영하고 각종 세금을 제한 당기순이익에 따라 배당 규모를 정한다.

꾸준한 배당 확대는 기본적으로 실적 개선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일기획의 당기순이익(연결)은 2015년 795억원에서 2020년 1574억원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수 차례에 걸쳐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사업 경쟁력을 제고해 온 결과다. 신사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실적 우상향으로 이어졌다.

재계에서는 제일기획이 적극적으로 주주친화 자세를 취하기 시작한 직접적인 배경으로 삼성그룹의 주주친화 정책을 지목한다. 배당 확대를 공식화한 시점이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주주환원 정책 발표가 있은 직후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10월 투자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며 배당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향후 3년간의 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두달 뒤 제일기획이 배당성향을 직전해보다 25% 이상 끌어올리겠는 방침을 내놨다.

말은 곧장 행동으로 이어졌다. 2016년 34.43%였던 배당성향(연결)이 2017년엔 60.53%로 높아졌다. 당시 2018년 이후에 대해선 주주 친화적인 배당 정책을 펼치겠다고만 할 뿐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후로도 배당성향을 60%로 맞춘 배당이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 2018년에는 별도 당기순이익(793억원)의 대부분(770억원)을 배당에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성향을 따져보니 98%를 넘겼다. 다만 지난해에는 배당 확대세가 당기순이익 증가세에 미치지 못해 배당성향이 일부 낮아졌다. 연결 기준 54%, 별도 기준 72%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2017년 공시는 주주 중심의 시장 환경에 대한 부응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경영진의 의지와 이사회의 결정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제일기획의 배당 확대는 글로벌 광고업계의 주주친화 분위기에 동참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M&A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업계와 보폭을 맞추려는 의도다. 글로벌 광고그룹 옴니콤과 퍼블리시스의 2020년 기준 배당성향은 각각 59%, 46%다.


제일기획의 주주친화 정책은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의 배당수익 증가로 이어졌다. 보유주식수에 주당 배당금을 곱해 단순계산한 삼성전자 몫의 배당금은 지난해 244억원으로 2015년(43억원) 대비 여섯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수령한 배당금은 238억원으로 관계기업 가운데 삼성SDS(419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는 2016년 주식수를 두배로 늘린 데에 배당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 제일기획 지분율이 2.61%에 불과했다. 2014년 11월 제일기획이 갖고 있던 자사주 1150만주(10%)를 블록딜로 취득하며 삼성물산(12.64%)에 이은 2대주주(12.6%)가 됐다.

최대주주 지위를 획득한 건 2016년 10월이다. 삼성물산 주식 전량(1453만9350주)을 블록딜로 넘겨받으며 지분율이 25.24%로 껑충 뛰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지분 인수 목적을 '전략적 협업관계 강화'라고 밝혔다.

제일기획이 배당 확대 뿐만 아니라 중간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추가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지 관심이 모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환원하고 연간 약 9조8000억원의 현금배당을 풀겠다는 내용의 주주환원책을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2017년 1분기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해오고 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글로벌 광고업계의 트렌드에 맞춰 배당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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