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M&A]인수후 통합 밑그림, 어떻게 그려질까운항증명발급·노선망 복구·기단 확대 예상
노아름 기자공개 2021-06-03 07:50:22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2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지부진하던 이스타항공의 매각작업이 1차 흥행에 성공하면서 향후 이뤄질 인수후통합(PMI) 작업에도 관심이 모인다. 각 원매자별 접근방법이 다른 가운데 정상화를 위한 운항증명재발급과 노선망 복구는 물론 신규 항공기 도입 등이 예상된다. 인수자들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통합 역시 선택지로 남겨둘 것으로 보인다.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14일 이스타항공 매각 본입찰을 앞뒀다. 중견기업 한 곳과 예비적 우선매수권(스토킹호스) 계약을 맺은 가운데 예비입찰에는 하림그룹과 쌍방울그룹을 포함해 다수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응찰했다.
그동안 속도가 나지 않던 이스타항공 매각작업에 탄력이 붙은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본입찰에서 이들 원매자들이 보여줄 인수 의지에 쏠리고 있다. 현재 단계에서는 원매자들이 실사기회만 얻었을 뿐 아직 본입찰에 응찰한 것도 아닌데다 기존 스토킹호스 지위를 가진 곳의 가격보다 높은 인수가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를 중심으로 팬오션을 앞세운 하림그룹의 입찰가격에 따라 이번 매각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기존 스토킹호스와의 계약가를 크게 웃도는 인수가격을 제시하기 위해선 자금동원력이 필수적이고, 현재 형성된 원매자군 중에선 하림그룹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하림그룹 혹은 PEF 운용사들이 얼만큼의 가격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이번 매각작업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며 “노선망 확대와 협력사 복구를 위해선 수백억원 수준의 매각가격으론 부족하기 때문에 대량의 신규자금을 투입할 원매자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입찰에서 승기를 거머쥐더라도 인수자는 향후 이스타항공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하고 백신 접종이 이뤄지며 단거리 여행수요가 급증할 수는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조성되더라도 이스타항공 보다는 기존의 노선망과 기단을 유지한 LCC들에게 더 큰 수혜가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인수자들은 당장 항공운항증명(AOC) 재취득과 노선망 복구는 물론 기체 재도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운수권을 보유한 김포-제주 노선 등의 운항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반드시 AOC 취득이 필요하다. 기존 국내외 노선에 용역을 제공해온 기존 협력사들과의 거래 복구 역시 필요하다.
현재 이스타항공이 국토교통부에 등록한 항공기는 보잉 737-800 기종 4대에 그친다. 기존 10대가 넘던 기단 규모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지금의 항공기 운용 규모와 지원조직으로는 각 원매자들이 계획한 PMI가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리스를 위해선 해외 금융사와의 사전 협의 과정과 기체 등록절차 등이 필요한데 이 과정이 최소 1~2개월이 소요된다”며 “어떤 원매자가 인수하더라도 기존의 영업을 복구하기까지 J-커브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매자가 계획한 청사진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LCC 시장 재편이 선제조건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다시 말해 이스타항공에 신규자금을 수혈하고 이후 이스타항공의 현금성자산 등을 이용해 추가적으로 LCC를 인수하는 시도 역시 현실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재작년 양해각서(MOU) 체결을 시작으로 지난해 무산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시도 역시 LCC 시장 구조조정의 성격이 짙었다. 이스타항공의 새 인수자 역시 비슷한 구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하림그룹의 경우 항공화물시장 진출을 내걸고 있어 기단확대가 절실하기 때문에 이스타항공 인수에 성공할 경우 추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국내 LCC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과당경쟁의 상태였는데, 최근 국토부의 신규 항공사 승인으로 시장이 더 치열해지게 되었다”며 “이스타항공의 인수자가 성공적인 항공업 진출을 이루기 위해선 추가 인수는 물론 합병 등을 통해 경쟁강도를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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