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의 재도약 도전기]포스코인터 신사업 발굴 최전선 '포스코SPS'③구동모터코아·수소연료전지 분리판 생산 주력
김서영 기자공개 2021-06-07 11:25:59
[편집자주]
수출로 먹고 살던 시절 '무역 첨병'으로 불린 종합상사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자원개발, 식량산업, 발전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몇년째 실적과 수익성은 정체기에 빠져 있다. 와중에 상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 2곳이나 출범했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LX그룹과 현대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분리독립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주인공이다. 종합상사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2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철강산업을 혁신할 카드로 '2차전지 소재' 사업을 꺼내 들었다. 그룹 맏형인 포스코가 2차전지 소재의 원료인 리튬과 니켈을 공급하고, 포스코케미칼이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밸류체인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인터)도 자회사 포스코SPS를 앞세워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밸류체인에 뛰어들었다. 포스코SPS의 친환경 전기차 부품과 수소연료전지 분리판 생산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종합상사로서 트레이딩 사업을 주로 영위하던 포스코인터와 포스코SPS의 전신인 포스코P&S의 합병이 '신의 한 수'란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SPS 사용법, '철강 무역 일원화→미래 성장동력 육성'
포스코인터를 넘어 포스코그룹의 신사업을 담당하는 곳이 있다. 바로 포스코인터의 자회사 '포스코SPS'다. 포스코SPS의 전신인 '포스코P&S'는 2017년 3월 포스코에서 인적 분할한 뒤 포스코인터에 흡수합병됐다. 포스코P&S는 포스코에서 철강 및 비철강 소재를 여러 형태로 가공해 국내외로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했다. △후판가공사업부 △STS사업부 △TMC사업부 등 3개의 사업부문으로 이뤄져 있었다.
당시 포스코P&S가 포스코인터에 인수된 이유는 그룹의 철강 유통채널을 일원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국내 철강 가공 및 판매와 해외 네트워크 사이에 연결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구상이었다. 쉽게 말해 포스코P&S의 철강 가공 기술력과 포스코인터의 해외 트레이딩 역량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포스코그룹의 전략이 적중했다. 포스코인터의 매출은 2017년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2015년 17조5269억원, 2016년 16조4921억원이었던 매출은 포스코P&S 합병이 마무리된 2017년 말 22조5717억원으로 늘어났다. 포스코인터의 매출은 전년 대비 6조796억원, 비율로 따지면 36.86% 증가했다.
포스코SPS는 3개 사업부문 가운데 TMC사업실을 주력으로 삼았다. 구동모터코아와 변압기 코아 등을 생산하는 TMC사업부문은 국내 코아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모터코아란 모터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포스코인터는 포스코SPS가 생산하는 친환경 전기차용 구동모터코아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포스코인터는 이를 모빌리티 부품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인 분리판 개발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분리판은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 중 하나로, 수소와 공기가 직접 만나는 것을 차단하고 발생한 전자를 집전하여 회로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포스코인터는 올해 3월 말 포스코SPS를 통해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과 '수소드론 연료전지용 초극박 금속분리판 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실행에 옮겼다. 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항공 모빌리티에 탑재될 연료전지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사측은 기대한다.
포스코SPS가 포함된 자동차 부품 사업부문의 매출 규모는 포스코인터에서 철강 트레이딩 다음으로 크다. 포스코인터의 사업부문이었던 당시 매출은 2017년 2조254억원, 2018년 2조2824억원, 2019년 1조1117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 규모는 다소 줄었으나 포스코인터 매출(별도 기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20%대를 기록했다. 물적 분할 후 포스코SPS로서 벌어들인 지난해 매출은 6520억원이다.
◇포스코그룹 출신 경영진, '신뢰' 바탕으로 사업 확장 매진
포스코SPS 경영진은 포스코그룹에 잔뼈가 굵은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포스코인터에서 물적 분할됐을 당시 대표이사는 새로 선임됐으나 실무를 담당해온 경영진은 교체 없이 그대로 유지됐다. 포스코인터와 포스코그룹이 경영 실무자들의 전문성을 신뢰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포스코SPS의 대표이사는 김학용 사장이다. 지난해 3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포스코SPS의 최고경영책임자(CEO) 자리에 올랐다. 1961년생인 김 사장은 서울시립대 행정학과를 졸업해 한국개발연구원 국제경영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5년부터 2년간 포스코 설비자재구매실장, 2019년 포스코건설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쳤다.
정해익 전무는 지난해 물적 분할과 동시에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이광영 전무는 올해 포스코인터에서 포스코SPS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각각 STS사업실장, TMC사업실장을 맡고 있다. 정 전무는 고려대 금속학과를 졸업해 카이스트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포스코와 포스코인터에서 스테인리스사업을 담당했다. 이 전무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캐나다 맥길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포스코와 포스코인터에서 철강분야 업무를 맡았다. 후판가공사업실장에는 문광국 전무가 재직 중이다.
포스코인터는 기타비상무이사와 감사를 통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SPS의 기타비상무이사는 구경용 전무, 감사는 윤지환 실장이다. 구 전무는 포스코인터에서 상해무역법인장, 식량물자·식량사업실장을 거쳐 지난해 식량소재본부장에 올랐다. 포스코인터의 내부회계운영반 출신인 윤 실장은 올해 3월 포스코SPS에서 정도경영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포스코인터 관계자는 "포스코SPS의 기술력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해외 마케팅 역량을 결합해 친환경차 부품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그룹에서 중점 추진하고 있는 수소사업 관련해서도 유망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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