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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메리츠운용, '배당 여력' 꼼꼼히 따져봤다④과소배당·무배당 기업 안건 단호한 '반대'…"주주환원 확대 제안 차원"

김진현 기자공개 2021-07-02 13:34:54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 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용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30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과소 배당 판단 기업에겐 단호했다. 배당 성향을 개선시키고 있는 기업에게도 여력이 충분하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더벨이 집계한 지난해(2020년 4월~2021년 3월) 메리츠자산운용 의결권 행사 내역에 따르면 전체 반대 안건 42개 중 배당과 관련해 반대표가 나온 안건은 7개였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총 7개 기업의 배당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기업과 장기 동행을 강조하는 메리츠자산운용은 매년 꾸준히 발생하는 배당 수익에 민감했던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자산운용이 과소 배당을 지적한 회사는 사람인에이치알, 한섬, 웹케시, 티씨케이 등 4개 회사다.

메리츠자산운용이 과소배당을 지적한 회사 가운데 일부는 최근 몇년간 꾸준히 배당을 늘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소 배당을 지적받은 셈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은 필요 이상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어 배당 확대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 불필요한 현금을 쌓아둘 경우 자금 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반대했다.

특히 사람인에이치알은 전년 대비 배당금과 배당성향이 모두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수준의 배당을 요구받았다. 사람인에이치알은 2020년 580원을 배당했다. 지난해에는 주당 60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성향은 25.75%에서 30.54%로 늘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사람인에이치알이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배당을 할 여력이 있다고 봤다. 최근 사업연도 기준 부채비율과 투자규모, 3년간 총자산 대비 평균 잉여현금흐름 등을 놓고 보면 현금 보유가 과도하다는 거다. 사람인에이치알의 유보율은 유사 상업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과 비교해도 2186.4%로 다소 높은 편이다.

웹케시와 티씨케이는 배당금을 늘렸으나 메리츠자산운용은 현금 창출 능력, 이익 등을 고려하면 배당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반대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이 배당이 과소하다고 판단한 한섬은 배당금을 전년과 마찬가지로 1주당 450원으로 결정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이익 규모와 이자 상환 부담을 고려하도라도 주당 450원은 과소하다고 판단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이밖에 메리츠자산운용이 배당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기업은 슈프리마와 덕산네오룩스다. 양사 모두 무배당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사업 성과를 감안할 때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게임 회사인 컴투스에 대해서는 배당 정책 지속 여부에 대한 공시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컴투스는 지난해 1주당 1500원의 배당금을 결정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배당정책을 회사에 당기순이익 수준에 연동해 꾸준히 배당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게임 회사들이 신작 개발 등을 이유로 배당을 중단하고 재개했던 전례가 있어 들쭉날쭉한 배당 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정관에 담으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배당에 대한 찬반 여부는 회사별로 현금흐름, 투자계획, 부채상환 능력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배당에 대해 반대하는 건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해서라기보다는 주주환원을 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제안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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