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신산업 해부]김수훈 대표 "IP+굿즈 엮어 유니콘 기업 발돋움"②에스에이엠지엔터, 내년 코스닥 도전 공식화…수년 내 조단위 밸류 자신감
조영갑 기자공개 2021-07-13 07:17:15
[편집자주]
미국의 인기 게임 '로블록스'를 계기로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이 불고 있다. 현실의 모방에 그치지 않고 정교한 기술과 콘텐츠를 앞세워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은 물론 학계, 정부에서 활용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벨은 메타버스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고 도전에 나선 기업들의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6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타버스 시장에 대비가 늦었던 레고(LEGO)는 마인크래프트(Minecraft)에 게임 콘텐츠 시장을 뺏겼지만, 우리는 애니메이션 콘텐츠 제작과 굿즈사업을 동시에 영위해온 만큼 레고와 마인크래프트 역할을 같이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김수훈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에이엠지엔터) 대표가 메타버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년 넘게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공력으로 메타버스 콘텐츠 전환에 속도를 내고, 굿즈(goods) 사업과 연동해 수년 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에스에이엠지엔터는 내년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업계에선 에스에이엠지엔터가 IP(지식재산권)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이미 SNS 플랫폼·굿즈 등 다양한 채널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들어 메타버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완구의 왕' 레고, 메타버스에선 마인크래프트에 자리 내줘
김 대표가 제시하는 밸류업의 키워드는 '하이브리드(혼합)'다. 글로벌 완구계의 왕 레고가 굿즈시장에서 철옹성을 쌓았지만, 자체 IP가 없어 메타버스로 전환하는 데 실패했다면 에스에이엠지엔터는 IP 제작과 굿즈사업의 이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시스템이 완비돼 있다는 것이다.
이미 에스에이엠지엔터의 대표 IP 미니특공대, 캐치 티니핑은 시장 검증을 마쳤다. 미니특공대의 경우 중국 플랫폼 누적 230억뷰, 유튜브 110억뷰를 자랑하고, 캐치 티니핑 역시 런칭 1년 만에 5000만뷰를 기록하는 등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굿즈사업의 확장성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MGA엔터테인먼트의 'L.O.L서프라이즈(L.O.L. Surprise)'나 중국 팝마트(파오파오마트)의 피규어 랜덤박스가 다양한 캐릭터를 기반으로 굿즈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사례처럼 킬러 IP를 토대로 관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어서다. L.O.L서프라이즈는 연 매출액 4조원을 자랑하고, 팝마트는 시가총액 13조원에 이를 만큼 성장했다.
김 대표는 "L.O.L서프라이즈는 메타버스 시스템을 채택해 아이돌 인형을 다양하게 출시하면서 관련 시장을 확대했다"면서 "소비자들이 캐릭터 자체를 콘텐츠로 인식하면서 그 안에서 놀이문화를 창출해 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옷과 신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매하는 게 아니라 일련의 콘텐츠 수집(collection)을 완성하기 위해 소비하는 패턴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실제 에스에이엠지엔터가 지난해 상반기 런칭한 여아 타깃 '캐치 티니핑'은 캐릭터 IP를 45개 수준으로 확장했지만, 소비자 로열티는 오히려 더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최근 라이선싱 굿즈가 출시돼 경쟁물 대비 제품의 종이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공급이 달릴 정도로 호응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는 9월 시즌2가 방영되면 IP와 굿즈관련 수익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쌍방소통·즉시성 뛰어난 메타버스 아이돌로 '인기몰이'
에스에이엠지엔터가 새로 투자하고 있는 '룰루팝(LULUPOP)'은 메타버스 콘텐츠와 굿즈사업의 결합을 노린 글로벌 블록버스터 IP다. L.O.L서프라이즈의 메타버스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다만, L.O.L서프라이즈가 런칭-출시-확장 등 회사 주도의 일방향 엔터테이닝이라면 룰루팝은 새 트렌드에 맞춰 쌍방향, 참여형 IP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특정한 캐릭터가 나와서 활동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아이덴티티가 생성되는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유저들이 직접 참여해 캐릭터를 꾸미고, 생성하고, 참여하면서 메타버스 커뮤니티를 살찌우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설정되는 상황 역시 가수활동을 기점으로 가상세계 생활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히트 캐릭터 등의 굿즈를 유연하게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음원 엔터테인먼트 업계 역시 유사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시장에 불이 붙고 있다는 점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가 대표적이다. 각 멤버마다 '디지털 트윈' 아바타가 별도로 활동하면서 팬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다만 짧게는 수년이 걸리는 육성시스템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와 달리 룰루팝의 경쟁력은 '즉시성'이다. 기획 데뷔 형태가 아니라 유저와의 즉각적 소통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바로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부가사업과의 연계성 역시 우수하다. 최재원 에스에이엠지엔터 부사장은 "다양한 캐릭터들이 라인업을 확대하면 그만큼 IP가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매니지먼트 사업의 여지도 넓어진다"고 말했다.
룰루팝은 8월 중순 정식 런칭하고, 음원 및 뮤직비디오도 출시될 예정이다. 피규어 제품 역시 동시에 발매된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늦어도 내년 초 본격적으로 런칭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3~4년 전부터 준비한 콘텐츠들이 메타버스 붐을 타고 올해부터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2023년 주요 IP 6개가 동시에 활동을 시작하면 콘텐츠와 더불어 굿즈의 SKU(품목코드)가 3배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북미, 유럽 향 수출 역시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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