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분리 내부거래 점검]'LX로 계열분리' 판토스, 사익편취 규제 자유로워진다⑤LG그룹 계열 편입 상태선 내부거래 비중 66% →계열분리시 0.5% 급감
박상희 기자공개 2021-07-08 11:28:42
[편집자주]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 불리는 사익편취 금지 규정은 2015년 2월 본격 시행됐다. 당초 상장사는 지분 30% 이상, 비상장사는 20% 이상만을 규제했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으로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총수일가 지분 20% 이상인 상장·비상장 계열사'와 ‘이들 계열사가 지분을 절반 넘게 가진 자회사'로 확대됐다. 여기에 정규 조직화된 기업집단국에서 친족 독립경영 인정 제도도 손보기로 하면서 감시망이 더욱 촘촘해졌다. 대기업 친족 분리와 내부거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6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친족분리 제도를 이용해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를 피하는 재벌의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선 가운데 이르면 하반기 계열분리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LX그룹의 내부거래에 관심이 쏠린다.LX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의 자회사인 LG판토스 등은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LG 계열사를 대상으로 발생하지만 계열분리 이후에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LX그룹의 계열분리리가 LG그룹(총수 구광모)이나 LX그룹(총수 구본준)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편법적인 조치가 아니라는 전제 하에서 친족분리 이후 사익편취 규정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향후 위법성 여부에 따라 부당 내부거래가 혐의가 발생할 소지는 있다.
◇공정위 친족분리 사후관리안 강화 이후 계열분리하는 LX그룹
공정거래법 상 계열분리는 친족 분리와 임원이 독립 경영하는 회사로 두 가지로 구분된다. 국내에서 계열분리는 친족분리라고 생각될 정도로 친족분리 비율이 훨씬 높다. 최근에 친족분리를 통한 계열분리로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LX그룹이다.
과거 GS·LS·LIG·LF·아워홈그룹 그룹 등이 잇따라 LG그룹에서 계열분리했다. LX그룹은 LG그룹에서 오랜 만에 분리돼 나온 계열분리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LX그룹은 지주사 전환, 대주주 간의 지분 스와프(교환) 등을 거쳐 이르면 하반기 계열분리를 공정위에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LX그룹 지주사 격인 LX홀딩스는 5월 공정위에 지주사 전환 신고를 했다. LX홀딩스는 공정위로부터 현재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지주회사 전환신고에 대한 심사결과 통지서를 받았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LX홀딩스의 자회사는 LG상사 (LX홀딩스 지분율 24.69%), LG하우시스 (30.07%), 실리콘웍스 (33.08%), LG엠엠에이(50.00%) 등 4개사다. 손자회사는 판토스, 당진탱크터미널, 그린누리 등 3개사, 증손회사 헬리스타항공, 한울타리 등 2개사로 출발한다.
LX그룹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공정위의 친족 독립경영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김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앞둔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 독립하는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7월 14일까지 입법예고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친족 독립경영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친족분리는 대기업집단 총수(동일인)의 6촌 이내 친족이나 4촌 이내 인척이 운영하는 계열사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대기업집단에서 분리하는 제도다. 현행 시행령은 친족 측 계열사가 대기업집단에서 분리되는 것이 결정된 이후 3년간 거래현황을 공정위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부당 내부거래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계열분리 이후 LG그룹 계열사와의 매출 거래, 사익편취 규제와 상관 없어
공정위가 친족 독립경영 사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음에도 LX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LX그룹 계열사 가운데 사익편취 규제와 관련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판토스다. 판토스는 LX그룹으로 독립 이전에도 계속해서 일감 몰아주기 이슈 관련 논란이 일었던 계열사다.
LX인터내셔널이 판토스를 인수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6년 전 2015년이다. LG상사는 판토스 지분 51%를 3147억원에 취득했다. 판토스의 기존 주주는 구본호(LG그룹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구정회씨의 손자) 46.1%, 조원희(구본호 母) 대표 50.9%, 기타 3%로 구성되어 있었다. LG상사는 이들로부터 지분 51%를 사들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도 이때 판토스 지분 19.9%를 매입했다.
2017년 LG상사가 LG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판토스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타깃이 됐다.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보유 지분율이 20%에 육박하면서 사익편취 의혹이 일었다.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특수 관계인들은 지분을 매입한 지 3년 만인 2018년 말 보유하고 있던 LG상사의 물류 자회사 판토스 지분 19.9%를 모두 매각했다.
판토스는 해운·항공 물류운송업을 주력으로 하는 복합물류서비스(운송주선, 창고, 특송 등) 업체다. 2001년 LG화학, 2002년 LG전자 해외물류 업무 위수탁용역 계약을 체결한 이후 LG 계열사들의 해외물류 아웃소싱을 담당하고 있다.
LG그룹 계열사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판토스의 전체 매출(별도 기준) 2조7283억원 가운데 내부거래 규모는 1조8029억원으로 66%를 차지했다.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다만 하반기 LX그룹의 계열분리가 이뤄진다면 판토스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워진다. 친족분리가 이뤄지면 LG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는 더 이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LX그룹 계열사 간 거래만 내부거래로 집계된다.
지난해 말 기준 판토스의 LX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가 있었던 곳은 LG MMA(96억8200만원), 실리콘웍스(27억원), 헬리스타항공(22억2700만원), 한울타리(5500만원) 등이다.
LX그룹을 대표하는 핵심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의 경우 지난해 내부거래 규모는 3583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LG전자와의 거래 규모가 3026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계열분리가 이뤄지면 LG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는 더 이상 내부거래로 잡히지 않는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LX그룹이 계열분리 하게 되면 LG그룹과는 상관없는 별개의 기업집단이 되기 때문에 LG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는 더 이상 사익편취 규정 관련 내부거래로 잡히지 않는다"면서 "다만 사익편취 규정과는 관계없이 위법성 여부에 따라 부당 내부거래 여부는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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