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부동산도 디지털화' 실탄조달 어디까지 '장부가 960억' 성수사옥 등 효용가치 커, 자산 전략적 재배치 단행
전효점 기자공개 2021-07-08 08:11:19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7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자산유동화 후보 목록에 서울 성수동 사옥까지 올리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 발표 당시 예고했던 '자산의 디지털화' 계획에 마중물을 붓고 있다. 이마트 자산 중 알짜로 분류되는 서울 성수동 사옥 및 부지의 장부가는 960억원으로 앞서 4월 6800억원에 매각된 가양점 장부가(435억원)의 2배에 달한다.7일 이마트 관계자는 "성수동 사옥은 이마트 자산 중 개발업자들이 모두 탐내는 부지"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유동성 확보 방안 가운데 하나로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성수동 사옥은 이마트의 성장기와 황금기를 함께한 상징적인 공간이다. 이마트는 2001년 성수점을 개점한 데 이어 2008년 현재 사옥에 입주했다. 지난 10여년간 성수동 부지와 건물은 주변 재개발 사업과 맞물려 몸값이 크게 뛰었다. 이마트가 보유한 자산 가운데서 노른자위로 평가 받는다.
성수동 부지는 이마트 성수점을 비롯해 사옥 건물을 포함한다. 부지 면적은 약 1만5000㎡로 연면적 9만9000㎡에 달하는 점포와 건물을 품고 있다. 장부가액은 토지와 건물이 각각 400억원, 560억원으로 총 960억원에 이른다. 이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할인점 점포 160여곳 가운데서 장부 가치로만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사옥 매각 검토는 현실화 여부를 떠나 이마트가 알짜 점포와 부지들까지 자금 융통을 위해 기꺼이 맞바꿀 수 있는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마트는 2019년부터 자산유동화를 자금 조달 방안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해 13곳 점포를 묶어 세일스앤리스백 형태로 매각하면서 1조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수도권 11곳, 지방 2곳 알짜 점포가 매각 명단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는 서울 마곡부지와 장충동부지를 매각해 약 1조원을 조달했고 올해는 가양점 매각을 통해 7000여억원을 확보했다. 유휴 자산뿐만 아니라 알짜 자산까지 내다팔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마련한 유동화 대금을 기반으로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에 과감하게 베팅할 수 있었다.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확정되면서 더 큰 자금 조달 유인이 생긴 셈이 됐다. 이베이코리아는 전체 자산 규모에 비해 유형자산이 취약하다. 이마트는 오픈마켓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물류 인프라부터 플랫폼까지 사실상 제로 베이스에서 투자 마중물을 대야 한다. 인수 당시 4년간 약 1조원의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일련의 과정에서 성수 사옥은 이마트에게 단기간에 큰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매력적인 답안지로 비춰졌을 것으로 보인높다. 2019년 10여곳이 넘는 점포를 펀드로 묶어서 1조원을 겨우 마련했다면 성수 사옥은 단일 매각으로도 단숨에 1조5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손에 쥐어줄 수 있다.
사옥 매각 성사 여부를 떠나 알짜 유형 자산 유동화 검토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현재 160여곳에 이르는 할인점과 창고형 할인매장 점포 가운데 순수 임차 점포가 30곳에 불과하다. 여전히 80%에 가까운 점포가 자가 소유라는 의미다. 수조원 달하는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소수 점포 부지를 매각하는 것으로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마트 측은 "수년전 부터 이마트 점포 등 유형 자산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자산의 전략적 재배치를 추진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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