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M&A]이마트, 조단위 영업권 부담…잠재 리스크로 부각4.3조 밸류에 순자산은 6700억 불과…실적 변동시 대규모 손상 가능성
전효점 기자공개 2021-07-05 08:10:07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2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이마트가 앞으로 상당한 규모의 영업권 부담을 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베이코리아의 순자산가치나 미래 기대수익을 큰 폭으로 웃도는 인수대금을 지불한 탓에 수익성이 악화되면 그만큼 손상 인식폭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마트는 지난달 30일자로 종속회사 에메랄드에스피브이(Emerald SPV)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3조44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수대금이 이베이코리아 영업가치나 자산가치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산정됐기 때문에 이마트 연말 사업보고서에 계상될 영업권이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향후 이마트의 재무적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영업권은 인수합병(M&A)을 위해 지급한 대금이 피인수 기업의 순자산가치 등을 초과할때 발생하는 무형자산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영업권은 매년 손상 검사를 시행해 현금창출 단위별 회수 가능액이 장부가액에 미달한다고 판명나면 손상차손을 인식한다. 인수기업의 입장에선 피인수기업이 일정수준 이상의 이익을 벌어들여야 장부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인수대금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에 대해 4조3000억원의 기업 가치로서 평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기준 자산총계는 1조6600억원 규모다.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은 약 67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2440억원, 영업이익 약 850억원, 당기순이익이 540억원을 기록했다. 장부가가 순자산을 기준으로 매겨진다면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순자산을 초과해 지불한 2조9000억원은 프리미엄으로 분류된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봐도 인수가액 3조4400억원은 상당한 금액이다. 앞으로 50년간 벌어야 인수대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영업권 산정 방식은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베이코리아는 자본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인수 대금의 상당 부분이 이마트의 영업권 부담으로 계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영업권은 피인수기업이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있을 때는 이슈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피인수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기대하는 수준의 이익을 벌어들이지 못할 때다. 특히 이베이코리아처럼 이전대가에서 영업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해당 기업이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손상차손 인식에 따른 모회사의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
연결 모회사 에메랄드에스피브이(Emerald SPV)나 최상단 회사 이마트가 매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 손상을 정기적으로 인식해야 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단 손상을 인식한 영업권은 이듬해 피인수기업이 기업가치를 회복했다고 하더라도 환입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이마트 피인수 이후 현재와 같은 이익 수준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쿠팡을 비롯해 경쟁사인 네이버 등은 올해부터 공격적인 투자로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마트 역시 이커머스 자회사들을 통해 대규모 설비투자와 프로모션을 병행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보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사업방향을 시사하고 나섰다. 이베이코리아의 기존 당기순이익은 이 같은 투자전략을 감내할 수 있는 넉넉한 수준은 아니다.
기업들이 인수 당시 지불한 높은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에 발목을 잡힌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롯데쇼핑은 2019년 구조조정 당시 영업흑자를 냈음에도 자회사들의 영업권 등 유무형자산 손상이 대규모 영업외비용 등이 반영되며 순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5년 전 4조5000억원의 프리미엄을 포함해 총 9조원을 주고 인수한 자동차 전장부품 계열사 하만(Harman)의 수익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약 3600억원 규모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의 순자산가치가 인수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이커머스 업종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확한 영업권 규모는 인수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회계 법인과의 논의를 거쳐 확정되겠지만 이베이코리아처럼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경우 업종의 특수성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거래액이 18조원을 넘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인수 당시 기업가치는 거래액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 "쿠팡의 경우 상장 당시 거래액의 4배에 가까운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선례가 있다"고 덧붙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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