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정기 신용평가]SK그룹, '희비 갈렸다'...AA급 부진·A급 약진정유·화학 계열 투자·배당부담에 신용도 저하, 렌탈·디스커버리 상승세
이지혜 기자공개 2021-07-14 13:03:5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2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계열사의 희비가 교차했다. 정유와 화학, 발전 등 그룹 주력사업을 영위하는 AA급 계열사의 신용도 하향기조가 올해도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타격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대규모 투자와 배당금 지급부담으로 재무구조가 저하된 탓이다.반면 A급 계열사의 신용도는 약진했다. 공유경제의 확산에 힘입어 SK매직과 SK렌터카의 신용도가 긍정적 방향으로 움직였다. SK디스커버리 계열의 신용도도 상향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IPO에 힘입어 모회사인 SK케미칼과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의 신용도가 잇달아 좋아졌다.
◇AA급 주력 계열사 하향 기조 '계속', A급 약진
1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가 2021년 상반기 정기평정을 진행한 결과 올해 대기업 집단 가운데 SK그룹 계열사의 신용도가 가장 많이 움직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을 모두 포함해 신용등급이 오르거나 등급전망이 긍정적 방향으로 움직인 계열사는 모두 7곳에 이른다. 반면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등급전망이 부정적 방향으로 움직인 계열사는 6곳이다. SKE&S가 지급보증을 선 곳을 제외하면 계열사 4곳의 신용도가 하향 기조를 보였다.
신용도 하향 기조는 AA급에서 두드러졌다. SK이노베이션을 필두로 SK종합화학과 SK루브리컨츠, SK이노베이션, SKE&S 등 정유와 화학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됐다.
A급 계열사는 약진했다. 공유경제가 급부상하면서 생활가전 렌탈시장의 성장으로 SK매직이 A+에 올라섰다. SK렌터카도 지난해 나이스신용평가에 이어 올해 상반기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에서 등급전망이 ‘A0/긍정적’으로 조정됐다.
SK디스커버리를 포함해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신용도도 상승기조를 보였다. 한국신용평가는 세 회사의 등급을 ‘A+/안정적’으로 높였다. 세 회사는 SK디스커버리를 지주사로 사실상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되는 SK그룹 내 소그룹이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세 회사의 등급전망을 ‘A0/긍정적’으로 조정했다.
◇정유화학 계열사, 투자·배당 ‘이중고’
SK이노베이션을 필두로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등은 그동안 그룹의 주력사업으로서 AA급의 선두주자로 달려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업황이 악화한 데 이어 투자와 배당부담으로 재무건전성이 흔들리면서 신용도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그룹이 2차전지와 에너지사업을 강화하고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지배구조상 하위 계열사의 배당부담이 커졌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실적까지 나빠져 2020년 이후 정유와 화학계열사의 신용도가 하향조정됐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그룹 내 에너지와 화학부문 중간지주사로서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 등을 자회사로 거느렸다. 지난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에 이어 올해 상반기 한국기업평가까지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0로 강등했다.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2조5000억원대의 적자를 봤다. 순차입금도 급증했다. 배터리와 소재부문, 정유설비 투자로 순차입금이 2017년 1조원대에서 올해 1분기 말 10조원대로 불어났다.
그러나 투자부담은 여전하다. SK이노베이션은 2023년까지 해마다 3조~4조원의 자본적지출(CAPEX)을 계획했다. 2조원 규모의 배터리 소송 합의금 지급부담도 안고 있다. 자회사인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배당금을 지급하느라 재무건전성이 악화했다.
SKE&S도 실적이 저하된 데다 대규모 투자까지 이어져 신용등급이 AA0로 내려앉았다. SKE&S가 지급보증을 서고 있는 여주에너지서비스와 파주에너지서비스의 신용도도 덩달아 하락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등급전망이 ‘안정적’으로 회복한 점은 위안거리일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1월 SK하이닉스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가 올해 정기평가에서 다시 ‘안정적’으로 복귀시켰다. 7개월 만에 AA0에서 강등될 위기를 벗어났다.
NAND 수급여건이 개선되고 DRAM부문 업황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NAND사업부 인수에 따른 재무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공유경제·SK바이오사이언스, 신용도 ‘힘’
SK네트웍스의 자회사 SK매직과 SK렌터카는 공유경제 확산에 힘입어 신용도 상승 기회를 잡았다. 특히 SK매직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한국기업평가는 “생활가전 렌탈시장의 경쟁 심화로 계정 당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의 개선 속도는 더디더라도 시장 확대로 매출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바라봤다.
SK렌터카는 2019년 SK그룹에 편입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차량을 인수하고 렌터카사업부와 통합하면서 1위 사업자인 롯데렌탈과 양강구도를 이뤘다. 유상증자, 현물출자 등 그룹 지원이 이어지면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SK디스커버리그룹도 신용도 상승의 주역이다. SK디스커버리는 자회사 SK케미칼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손자회사로 거느렸다. 지난해 SK케미칼이 바이오에너지사업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 SK케미칼의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됐다. 이는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의 신용도 개선까지 이끌었다.
한국신용평가는 다른 신용평가사보다 먼저 SK디스커버리와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신용등급을 A+로 높이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IPO에 힘입어 SK케미칼의 신용도가 개선되고 계열전반의 재무부담이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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