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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형 ETN으로 틈새시장 파고들겠다" [thebell interview]조민암 메리츠증권 SRT부장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구축용 핵심 상품 공급 계획"

김진현 기자공개 2021-07-15 08:17:50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3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에서 9번째로 상장지수증권(ETN)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첫 상품으로 각각 한국, 미국 시장의 물가연동채권의 총수익지수와 연동된 ETN을 선보였다.

후발주자인 메리츠증권은 틈새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국내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에 없었던 상품을 출시해 투자자들의 수요를 끌어내는 게 목표다. 자산배분 차원에서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담을 수밖에 없는 핵심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메리츠증권이 첫 선을 보인 '메리츠인플레이션국채', '메리츠레버리지인플레이션국채', '메리츠미국인플레이션국채(H)', '메리츠미국레버리지인플레이션국채(H) ' 등 총 4종이다. 해당 ETN을 설계하고 출시한 인물이 바로 조민암 메리츠증권 SRT(structured rates trading)부장(사진)이다.

조 부장은 지난해말 메리츠증권에 합류해 ETN 사업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그가 속한 SRT팀은 금리(rate)와 관련된 구조화 상품을 설계, 운용하는 조직이다. 트레이딩본부 소속으로 지난해 신설됐다. 메리츠증권은 ETN 사업 시작을 위해 신한금융투자 해외채권운용본부에서 해외채권 트레이딩 업무 및 ETF LP 업무 등을 수행했던 조 부장을 영입해 SRT팀을 이끄는 수장으로 앉혔다.

그는 기존 ETP 시장이 주식형 상품 일색인 상황에서 외환, 채권 등과 관련된 상품을 늘려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관투자가 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점차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상품성만 있다면 충분히 시장에서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이 이번에 첫 출시한 ETN 상품은 물가연동채권의 총수익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그간 국내에 출시된 적 없었다. 미국 물가연동채권인 TIPS(Treasury Inflation Protected Securities)의 경우 이미 상장지수펀드(ETF)로 만들어져 해외 시장에선 거래가 된 지 오래지만 국내엔 관련 상품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해외에선 이미 물가연동채가 하나의 자산배분용 투자 자산으로 널리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웨더 포트폴리오로 유명한 레이달리오의 브릿지워터캐피탈도 TIPS와 같은 물가연동채권을 핵심 자산배분 자산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을 정도다.

메리츠증권의 ETN 출시 과정은 다소 험난했다. 물가연동채권 관련 상품을 출시하려고 보니 관련 지수 자체가 없어 지수를 만드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한국자산평가 와 함께 협업을 통해 'KAP인플레이션국채TR지수', 'KAP미국인플레이션국채TR지수' 등과 함께 레버리지 지수도 만들었고 이를 상품화했다.

그는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물가연동채에 직접 투자하는 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기존에 물가연동채 관련 상품이 없었던 것 같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거래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상품 출시 이후 일반 법인의 투자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물가연동채는 물가 상승분 만큼 기대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투자 수요가 몰리는 자산 중 하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과 함께 인플레이션 이야기가 나오면서 물가연동채 투자에 관심을 가진 법인이 늘며 해당 상품에 대한 투자 의사를 밝힌 것이다. 물가연동채에 직접 투자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상대적으로 비용도 비쌌기 때문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대상에 관심을 보인 셈이다.

메리츠증권은 향후 일반법인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 은행 신탁팀과의 협업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개인이 직접 ETN을 시장에서 거래하는 방법도 있지만 은행 신탁팀과 협업을 통해 시장 환경에 맞게 ETN 투자 비중을 조절해주는 신탁 상품으로도 경쟁력을 뽐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결과다.

조 부장은 향후에도 외환, 채권 관련 ETN 상품 공급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미국 ETP 시장도 2016년 이후에는 주식형 상품이 성장한 이후 채권형 위주로 상품군이 출시되며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변화했다"며 "국내 ETP 시장도 어느정도 성숙기에 다다랐다고 판단하고 있어 다양한 채권형 상품 출시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트레이딩본부외에도 파생본부 등을 통해 다양한 ETN 상품을 공급해나갈 계획이다. 트레이딩본부가 채권, 외환, 원자재 등 관련 상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면 파생본부는 주식형, 원자재형 상품 공급에 주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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