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상장 유지 '안도의 한숨'...CB 대신 유증으로 선회 상폐시 유증 일반공모 불가능, 아시아나항공 100% 부담..2500억 가운데 1000억 인수
박상희 기자공개 2021-07-19 10:57:45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6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어부산이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자마자 유상증자를 통해 25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다. 에어부산의 자본확충을 위해 전환사채(CB)와 유상증자를 두고 고심하던 최대주주 아시아나항공이 상장유지로 결론이 나자 발빠르게 유상증자 카드를 빼든 것으로 풀이된다.에어부산이 상장폐지로 결론이 났다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형태의 유상증자 진행은 불가능해진다. 이 경우 에어부산이 필요로 하는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이 대규모 CB를 전량 인수하는 부담을 안을 위험이 컸다. 다행히 상장 유지 결정으로 유상증자 추진이 가능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약 1000억원의 자금 부담만 안게 됐다.
에어부산은 15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2500억원을 조달한다고 공시했다. 발행할 신주 주식 수는 1억1185만 주로 예정 발행가는 2235원이다. 다만 신주 발행가는 9월14일 확정할 예정으로 향후 주가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한국거래소가 상장적격성 유지 여부 심의를 위해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상장 유지를 결정하자 곧바로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는 점이다. 유상증자 거래를 주관하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BNK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 4곳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이 상장 유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에어부산의 자본확충 방안을 고민했다는 방증이다.
에어부산의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도 동시에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취득하는 신주는 4378만2819주로, 금액은 979억원이다. 전체 유상증자 금액 2500억원 가운데 나머지 1521억원은 시장에서 조달하는 셈이다. 에어부산이 상장폐지 됐다면 가능하지 않은 시나리오다.
이 경우 에어부산의 자본확충을 아시아나항공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수도 있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통합계획안(PMI)에 따르면 산하 저비용항공 3사(LCC)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그 이전까지 자본잠식 상태인 에어부산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에 자금수혈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에어부산이 발행하는 대규모 CB를 인수하는 안도 아시아나항공이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구채 CB의 경우 자본과 부채의 성격을 모두 갖기 때문에 회계 상 자본으로 계상될 경우 자본확충 효과가 발생해 자본잠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에어부산은 조달한 자금으로 채무를 상환해 부채비율 개선도 꾀할 수 있다.
올 3월 변경된 정관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사채의 액면총액이 5000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특정한 자(회사의 주주를 포함한다)에게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이 발행하는 2500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하는데 규정에 따른 어려움은 없다는 의미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의 자금력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코로나19 여파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금줄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자금수혈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CB보다는 시장에서 다른 주주들과의 공모를 통해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는 유상증자가 훨씬 더 나은 선택다. 물론 에어부산의 상장이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한 시나리오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이 만약 상장폐지됐다면 대규모 자금 수혈을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었다"면서 "다행히 상장 유지로 결론나면서 시장에서 일반공모가 가능해지면서 자금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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