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M&A]태재재단, '자산 80%가 한샘 주식' 배당금 사라진다주식배당·부동산 임대수익 의존, 조창걸 명예회장 외 기부금 모집 저조
이효범 기자공개 2021-07-20 08:18:53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9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재재단은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사재로 출연해 키운 공익법인이다. 재단의 자산 대부분이 사실상 한샘 주식으로 채워져 있다. 한샘 주식은 재단을 운영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때로는 부동산 자산을 취득하는 재원이 되기도 했다.재단의 운영자금은 주식 배당금, 부동산 임대료 등이 주를 이룬다. 조 명예회장을 제외하면 그동안 재단이 출연받은 기부금은 극히 일부에 그쳤다. 조 명예회장이 한샘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면서 향후 매각대금 중 일부가 재단으로 유입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해마다 유입되던 배당금 수익은 사라질 전망이다.
◇운영재원 원천 '한샘 주식'…부동산 자산 일부 여시재 활용
태재재단의 총자산은 2020년말 기준 1710억원이다.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유동자산이 1685억원에 달한다. 비유동자산 중 1359억원 규모가 한샘 주식이다. 전체 자산의 80%에 육박한다.
부동산도 전체 자산에서 20%로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한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이다. 공정가액은 각각 96억원, 231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나머지는 현금성자산이다.
2012년 설립된 태재재단은 2015년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한샘 주식을 기부 받으면서 자산을 키웠다. 같은해 3월 조 명예회장은 한샘 주식 60만주를 내놨다. 이 가운데 30만주는 매각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해 태재재단은 보유한 주식 30만주를 장내에 처분해 현금을 확보했다.
공교롭게도 태재재단이 부동산을 취득한 시기도 이때다. 2015년 7월 임의경매로 서울 종로구 부암동 92-8번지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을 취득했다. 해당건물은 조 명예회장이 설립한 또다른 재단인 여시재가 일부 사용하고 있다. 이 재단은 2015년 12월 설립된 조 명예회장의 또다른 공익법인이다.
토지와 건물을 합한 자산 규모는 326억원이다. 이 가운데 44억원 규모의 자산을 공익목적사업에 계상하고 있다. 나머지 부동산 자산 282억원 가량을 기타사업 자산으로 분류했다.
◇한샘 주식 매각, 조 회장 추가출연 기대…향후 재단 운영이익 안정화
한샘 주식과 서울 부암동 부동산은 태재재단의 자산에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동시에 기부금과 함께 꾸준히 재단 활동에 필요한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캐시카우 역할도 한다.
2018~2020년까지 최근 3년간 태재재단의 연간 사업수익은 32억원가량이다. 기타사업으로 분류되는 배당금 수익 16억원과 임대수익 15억원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공익목적사업으로 매년 기부금이 1~2억원 가량 유입되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이 한샘 주식을 증여한 2015년과 2017년 각각 기부금 수익은 390억원, 2294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2016년에는 아예 기부금 수익이 없었다. 조 회장의 기부를 제외하면 공익사업을 목적으로 모집하는 연간 기부금 규모는 전체 사업수익에서 극히 일부인 셈이다.
태재재단의 공익목적 사업수행 비용은 2015년 312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후 매년 10억원 안팎을 지출해오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30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지난해 공익목적사업 수행비용은 19억원이었다.
조 명예회장은 한샘 보유지분과 경영권을 IMM PE에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딜(Deal)이 성사되면 막대한 현금을 거머쥘 것으로 전망된다. 그가 2015년 약속했던 규모의 절반 수준을 사재 출연한 상태로 향후 마련한 현금을 또 한번 태재재단에 기부할 것으로 보인다.
태재재단도 보유한 한샘 주식을 함께 매각한다. 이 경우 주 수익원 중 하나인 배당수익이 사라질 전망이다. 다만 재단운영 성과는 다소 안정화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재단의 당기운영이익은 552억원에 달했다. 2019년 성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당기운영손실만 77억원이었다. 이처럼 운영이익이 1년만에 급변한 건 한샘의 주가 변동 때문이다.
한샘 주가는 2019년 12월말 종가기준 6만2200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20년 연말 주가는 10만4500원으로 1년새 68% 상승했다. 요약하면 매도가능금융자산의 공정가치가 하락하면서 한때 평가손실이 발생했고 지난해 주가가 일정 수준 회복하면서 장부상 반영했던 손상차손 중 일부가 운영이익으로 환입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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